LIFESTYLE

바다를 달리다

땅 위를 달리는 게 지루해졌다면 서해대교를 타보자. 서해대교에서 바라보는 낙조와 화해당 간장게장 맛에 눈이 휘둥그레질 거다

2018.09.04

 

인스타그램에 뜬 레드불 레이싱의 동영상이 시발점이었다. 레드불 F1 경주차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골든게이트 다리를 달리며 등장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다리를 질주하다가 다리 끝에서 요금을 지불하라는 안내판을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치는 것으로 동영상은 끝이 났다. 대단할 것 없는 동영상을 보고 나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해방감이 온몸에 퍼졌다.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가 아니라 바다 위(다리)를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저 멀리 샌프란시스코까지 갈 필요도 없었다. 국내에도 바다 위에 있는 다리가 꽤 많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영종대교, 인천대교, 멀리는 광안대교, 거가대교 등이다. 그중에서도 서해안고속도로 구간에서 경기도 평택과 충청남도 당진 사이 아산만 바닷길을 잇는 서해대교는 ‘푸른 바다 위 구름다리’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해 달리기 참 좋다.  


서해대교는 총 길이 7.31킬로미터로 긴 편은 아니지만 왕복 6차로로 서해에서는 보기 드문 초대형 다리다. 차로가 넓어 옆에 있는 차를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서해에 있는 해안도로는 대부분 바다와 거의 닿을 듯 고도가 낮아 이들을 잇는 다리 역시 해수면에서 높지 않은 곳에 있다. 다리 위에서 창문을 조금 열면 짜디짠 바다 냄새와 바람이 실내로 들이치는데, 마치 잔잔한 바다 위에서 보트를 타고 달리는 기분이다. 단, 다리 위에서 빠른 속도는 절대 금지다. 가끔 강풍이 불어 차가 옆으로 살짝 밀리기 때문이다. 이를 무시하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간 비행기처럼 그대로 이륙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그래서 바다 위에 있는 다리들은 대부분 구간단속구간을 설정한다). 바다 저 너머로 서서히 떨어지는 붉은 석양을 바라보며 달리면 가슴까지 뭉클해진다.

 

 

당진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태안반도인데 태안에 있는 신진도항은 꽃게의 주산지다. 그 덕에 항 주변에는 꽃게 요릿집이 많다. 그중에 한 집만 꼽으라면 주저 없이 화해당이다. 메뉴는 오직 하나, 간장게장과 돌솥밥이다. 처음에 달걀찜이 애피타이저로 나오는데 일반 달걀찜과 색이 조금 다르다. 약간 갈색빛이 돈다. 간장게장에 들어가는 간장으로 간을 했기 때문이다. 간장이라고 해서 짤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기분 좋은 짭조름함이 올라오는 달걀찜은 공복의 허기를 달래기에 그만이다. 


꽉 찬 게살과 넘쳐흐르는 알을 품고 있는 간장게장을 보면 쉽게 입을 다물 수 없다. 화해당의 간장게장은 밥도둑이 아니다. 단맛과 짠맛이 강하지 않다는 얘기다. 게장에 들어간 간장은 맛이 튀지 않아 꽃게 살의 단맛을 느끼는 데 전혀 방해되지 않고 풍미만을 더한다. 평소 같으면 그냥 버렸을 다리도 입으로 쪽쪽 빨아 살을 허투루 남기지 않게 하는 맛이다. 게딱지에 있는 알과 내장을 숟가락으로 긁어모으는 재미는 덤이다. 모은 알과 내장을 김에 싸서 입에 넣은 뒤, 밥을 조금만 떠서 함께 먹으면 간장게장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기본 반찬들도 맛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밥을 미리 덜어놓은 돌솥에 물을 부어 누룽지 숭늉을 끊여주는데, 게장으로 짭짤했던 입 안을 시원하게 달래준다.   

 

화해당
위치 충남 태안군 근흥면 근흥로 901-8
문의 041-675-4443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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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박남규, 당진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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