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뜨거운 게 좋아요

태양빛이 뜨거웠던 8월 어느 날 이다희를 만났다. 그런데 그녀는 날씨보다 더 뜨거웠다

2018.09.07

블라우스는 자크뮈스, 스커트는 토에, 슈즈와 이어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믿을지 모르겠지만 더운 여름을 정말 좋아해요.” 이다희는 진지했다. “기온이     39도를 넘었던 지난주도 나쁘지 않았어요.” 늘 웃음이 넘쳤던 그녀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가셨다. “보통 레이싱 경주는 여름에 많이 열리잖아요. 서킷 위, 뜨거운 엔진열을 내뿜는 차 옆에 서 있으면 꼭 사우나에 온 것 같다니까요. 가혹한 환경에 몸이 적응한 거죠. 덕분에 이 정도 더위는 더운 것도 아닌 게 됐어요.” 직업상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이 너무 비장한 탓에 분위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름휴가 계획을 물었다. “여름휴가를 따로 가진 않아요. 여름엔 일이 많으니까요. 대신 겨울휴가는 꼭 가요.” 겨울휴가 이야기를 꺼내니 그녀의 얼굴이 밝아졌다. “겨울은 너무 싫어요.(웃음) 사계절이 여름인 나라에서 살고 싶다니까요. 습하고 더운 게 저와 잘 맞아요.” 스쿠버다이빙이나 서핑 같은 활동을 매우 좋아할 것 같았다. “그럴 거 같죠? 그런데 그런 활동엔 영 열정이 안 생기더라고요. 카페에 앉아서 시간 때우기, 멍 때리며 걷기, 바닷가 모래사장에 앉아 맥주 마시기 등을 좋아해요.” 의외로 외국에서 하는 활동이 소소했다. “대단한 것을 하러 가는 게 아니에요. 그냥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내 식대로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좋은 거지. 동남아 가면 말이 안 통하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제 말을 알아들을 사람도, 제가 누군가의 말을 신경 쓸 필요도 없으니까요.(웃음)” 


이번 겨울휴가도 동남아로 가느냐는 질문에 그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원래 계획대로면 그래야 하는데 못 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무슨 사정이라도 있는 걸까? “제가 돌봐야 할 강아지가 있거든요. 이 녀석을 보는 게 제 낙이에요.” 엥?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가면 될 텐데. “키운 지 얼마 안 돼서 제가 옆에 있어야 해요. 열 달 된 몰티즈인데 새침하고 아주 퉁명스러워요. 주인인 나한테 아는 척도 잘 안 해요. 가끔 서운할 때도 있지만 그런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처음에 몰티즈라는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면 고양이를 키우는 것으로 착각했을 거다. “강아지는 원래 주인을 좋아하고 따르죠?(웃음) 저희 개는 저를 따른다기보다 자기가 필요할 때만 찾아요.” 강아지 이야기가 나오자 신이 난 듯 말을 계속했다. “예전부터 키우고 싶었는데 마음을 계속 접었어요. 모델 일이 바쁘잖아요. 책임질 수 없다면 키우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이젠 좀 여유가 생겼네요. 손이 많이 가지만 재미도 있고 강아지에게 배우는 것도 많아요.” 그녀가 강아지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궁금했다. “강아지는 주인이 주는 간식, 함께 하는 산책 같은 작은 일에도 행복함을 느끼잖아요. 그런데 사람은 그렇지 못해요. 더 크고 대단한 성과를 바라보며 사는데 꼭 그럴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작은 것도 감사하게 여기려고 노력 중이에요.”  

 

 

블라우스는 블랑쉬, 데님 팬츠는 H&M. 

 

그녀는 경력 10년 차 모델이다. 레이싱 모델로서 서지 않은 무대가 없을 정도다. 모델 활동뿐 아니라 레이싱 모델로 구성된 PPL이라는 그룹에서 가수 활동도 하고 있다. 최근 그녀는 미래를 고민하고 있었다. “얼마 뒤면 PPL 계약 기간도 끝나요. 다시 뭔가 시작해야 하는 때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망함의 아이콘이라 조금 불안하기도 해요.”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망함의 아이콘이라니? “모델 활동하면서 쇼핑몰도 차려보고 모델 에이전시 사업도 했는데 모두 망했어요.” 고백이 낯간지러웠는지 호탕하게 웃었다. “그래도 이런 시도에 대해 후회하진 않아요. 가만히 있는 것보단 망하더라도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것도 안 하면 결국 제자리걸음이잖아요. 이번 사업은 좀 잘됐으면 좋겠어요.” 구체적인 그녀의 사업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성공 여부를 판단해주겠다며 그녀를 꾀었지만 씩 웃으며 비밀이라면서 입을 꾹 닫았다. “이번 사업 아이템은 정말 핫해요. 여기까지만 말할게요. 궁금하면 제가 뭘 하는지 앞으로도 쭉 지켜봐주세요.” 아! 이다희에게는 정말 눈을 뗄 수가 없다.   

스타일링_박선용

 

 

 

모터트렌드, 인터뷰, 이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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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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