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GENESIS ESSENTIA CONCEPT

어쩌면 이 차가 우리의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

2018.09.21

 

앞모습
1 아래쪽 끝 공기흡입구부터 시작되는 이 부분이 정말 멋지다. 그런데 왜 이렇게 커다란 공기 흡입구가 있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이 차엔 엔진이 없으니까.
2 분명하게 드러나 있는 이 선은 차체 아랫부분 보디 표면과 앞에서 시작돼 지붕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투명 유리 소재로 앞 서스펜션 부품을 볼 수도 있다. 
3 앞 유리창이 연장된 것 같은 이 부분은 일단 차의 후드로 보인다. 삼각형 모양의 공기흡입구 뒤에 자리를 잡고선 날카롭게 떨어지는 모양으로, 단단한 덮개로 덮여 있는 듯한 형태다.
이 우아하게 접혀 있는 부분은 펜더 옆 부분을 표시하고는 뒤로 가면서 조금씩 사라진다.
이렇게 깊숙하게 들어간 부분을 보면 분명 강한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앞 그릴에서 들어온 공기가 차체 안쪽으로 흘러들어와 이곳을 통해 배출되는 형태다. 
6 자세히 봐야 한다. 이건 빛반사가 아니라 헤드램프다. 이 두 개의 선이 헤드램프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은 LED 성능이 좋아져 이렇게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한다. 
7 차 양옆으로 이어지는 이 날카로운 부분 끝에 별도의 라인과 만난다. 아름답게 다듬었지만 공기역학적으로 어떤 장점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8 세 겹으로 된 특별한 질감이 느껴지는 이 그릴의 안쪽에 무엇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멋지게 다듬어진 삼각형 모양의 흡입구에는 안쪽으로 부드러운 곡면을 형성하고 바깥쪽에선 양옆으로 꺾이면서 오묘한 빛반사를 만든다. 굉장히 보기 좋은 디자인이다. 
10 괄호 모양처럼 된 그릴의 틀에 막대 하나가 수평으로 가로지르고 있다.양 끝에도 수평으로 두 개의 막대가 붙어 있다. 조금은 복잡한 디자인이다. 

 

이 화려하고 매력 넘치는 전기 스포츠카는 현존하는 자동차 중에서 최고로 순수한 꿈의 자동차가 아닐지 모른다. 물론 이런 모습을 위해 실용성은 모두 희생된 것 같은데, 그것조차도 어느 정도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름답게 다듬어진 유리 지붕, 절묘한 옆모습, 그리고 윈도브러시와 같은 평범한 부분에서조차 흠을 찾을 수 없다. 실내는 충분히 안락한 구조다. 뒷좌석의 헤드룸이 심하게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정말이지 이 차는 시각적으로 엄청나게 화려하며 사람들이 꿈꾸던 바로 그런 모습이다. 범퍼와 방향지시등, 번호판 자리 등 현실 세계에서 꼭 필요한 부분들이 에센시아에서 가볍게 무시된다. 미적인 측면으로 보자면 나무랄 데 없다. 물론 실용적인 측면에선 별로다. 


64년 전, 당시 업계 최고의 기술진은 디자이너들에게 옆 유리창은 최소한 차체 표면으로부터 안쪽으로 3~5센티미터는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또 유리창이 평평해야 한다고도 했다. 휘어진 유리는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단가가 엄청나게 비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쨌든 우리는 설계는 해볼 수 있었고 1934년 양산형 크라이슬러 에어플로 임페리얼 전면에 처음으로 곡면 유리창이 쓰였다. 기술진의 경고를 들은 지 10년이 지난 1964년, 이번에는 램블러(Rambler) 자동차 옆면에 곡면 유리창을 붙였다. 당시만 해도 곡면 유리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였고, 기술자들은 양산형 모델에 장착할 수 있는 균일한 형태의 곡면 유리를 충분하게 생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다시 20년이 지나자 비로소 아우디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에센시아도 우리 예상보다 빨리 양산이 이루어질지 모른다.


사실 에센시아는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빠져 있지만 우리는 이 차를 미래의 차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현재의 일반적인 관행에서 벗어난 많은 측면이 머지않아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지금의 규정에 맞지 않는 범퍼며 트럭과 부딪쳤을 때 손상을 입기 딱 좋은 위치의 뒷날개를 한번 생각해보자. 그런데 범퍼라는 건 자율주행으로 충돌 위험 자체가 사라지면 어차피 쓸모없어지는 게 아닐까? 지금도 점점 더 많은 전자장비가 인간을 돕고 있으니, 머지않아 자동차는 뭐든 부딪히기 전에 알아서 멈추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어쨌든 기존의 필수 장비들은 점점 사라져갈 것이며, 그런 일들이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장비뿐만 아니라 기존 자동차도 사라질지 모른다. 벤츠의 고향인 슈투트가르트를 포함한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는 디젤차의 운행을 곧 금지할 예정이다. 언젠가는 많은 사랑을 받아온 오래된 머스탱이나 카마로 같은 차들이 미국 도심에서 퇴출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작고 한적한 동네에서는 접촉사고 같은 건 더욱 보기 어려워질 텐데, 그렇다고 우리 모두가 아무 특징 없는 똑같은 운송수단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미래 자동차는 이런저런 교통사고로부터 자유로워질 테니, 에센시아처럼 더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게 되지 않을까?   

 

 

이 점은 확실히 하자 여기 실린 에센시아 콘셉트 사진은 실제 이미지가 아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차체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여러 자료를 토대로 컴퓨터가 만들어낸 이미지다.

 

옆모습
1 지붕은 공기역학적으로 아주 훌륭하면서도 아름답다. 완벽한 패스트백 형태다. 
2 뒷자리 머리 받침대가 보인다. 이를 통해 이 차는 성인 두 사람과 더불어 아이 둘 정도가 탈 수 있는 차라는 걸 알 수 있다. 
3 뒷바퀴 위의 펜더가 조금 더 위로 올라갔다면 좋았겠지만 이미 그 상태로도 충분히 부드럽고 우아한 모습이기에 큰 문제는 아니다.   
4 뒤로 길게 늘어진 이 부분은 범퍼가 아니라 스포일러다. 
5 차 문 뒤쪽 곡면이 굉장히 멋있다. 다만 문 앞 절개 라인은 지나칠 정도로 멋을 냈다. 문이 엄청나게 커서 좁은 실내에서 드나드는 것이 어려워 보일 정도다. 물론 커서 나쁠 건 없다,
6 이 두 개의 선이 방향지시등 역할을 한다. 라이트 끝단을 오묘하게 마무리하면서 꽤 독특한 디자인이 됐다. 한편으로는 위에 있는 방향지시등이 도어 뒤의 수평 절개와 평행을 이뤘다면 좋았을 것이다. 
7 휠이 이렇게 복잡할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놀라울 정도로 인상적이긴 하다. 와이어와 알루미늄 블록, 압연 처리한 합금을 뒤섞은 모습이다. 
8 노즈가 칼날처럼 날카롭다. 위를 약간 더 앞으로 빼면서 공격적인 자세가 됐다. 옆에 있는 헤드램프와도 아주 잘 어울린다. 더불어 이 콘셉트카에는 범퍼와 같은 보호 장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뒷모습 1
1 펜더 위에 있는 이 날카로운 라인이 차체 뒤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진다.
2 차체 홈을 타고 만들어진 이 선이 차체를 빙 둘러싸고 있다. 1번 선과 함께 독특한 멋을 낸다. 
3 유리로 된 후드가 오묘한 곡면을 이루면서 앞 유리와 지붕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위에서 바라보면 이런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4 앞에서부터 이어진 이 선이 패스트백 스타일과 만나면서 멋진 각을 이룬다. 특히 이 부분에서 멋지게 다듬어졌다. 
5 차 뒷부분을 완전히 가로지르는 리어 스포일러 역시 패스트백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다. 
6 리어 스포일러 양 끝은 타원을 이루면서 에센스의 뒷모습을 멋지게 정의하고 있다. 그 밑으로 V 홈을 이루며 디퓨저가 달렸다. 디퓨저가 차체 밖으로 약간 돌출돼 있고 양옆으로 갈수록 얇아진다. 
7 차체를 따라 디퓨저 패널이 있고 그 밑으로 수직의 디퓨저가 달렸다. 여기서 보면 패널과 디퓨저가 떨어진 것 같지만 단단하게 붙어 있다. 
8 차 옆의 움푹 들어간 이 부분은 1956~1962년 생산된 콜벳 C1과 대단히 흡사하다. 다만 정확한 형태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곡면이 길게 이어진다. 이런 과감한 굴곡은 빛을 한곳으로 모으거나 여러 방향으로 반사하며 멋을 낸다.

 


 

실내
1 운전대 다이얼 형태의 컨트롤러가 대단히 실용적으로 보인다. 테슬라 모델 3와 비슷한 면이 있다. 
2 가죽으로 감싼 두툼한 운전대가 대단히 멋지다. 밑을 수직으로 잘라낸 건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다. 
3 직사각형 형태의 디지털 계기반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 네 모서리를 곡면으로 처리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4 여러 겹의 층은 미적으로도 대단히 우수하다. 더불어 실내 소음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물론 이 차는 전기차로 소음이 아주 적다. 
5 중앙에서 45도 각도로 이어진 패턴은 미적으로 우수하며 역동적으로 보인다. 더불어 편안함까지 제공한다.
6 운전석 측면 재질은 문이 열리는 부분을 부드럽게 다듬었다. 
7 차 문과 시트 사이의 틈을 이렇게 완전히 막으면 소지품 등이 그 사이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뒷모습 2
1 스포일러 끝이 평평하다. 전체적으로 타원형 형태로 리어램프를 둥글게 감싸고 있다. 
2 타원형 형태의 아래쪽 표면이 스포일러 아래쪽과 마주 보고 있다. 대단히 잘 만들었다. 
3 두 개의 막대형 리어램프는 앞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단순한데 이렇게 우아하다니, 정말 놀랍다. 
4 이 뚜렷한 선은 중앙으로 가면서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다. 더불어 차체 뒤 패널을 아주 또렷하게 규정하는 역할을 한다.  
5 네 개의 수직 디퓨저가 경주용 차를 연상시킨다. 
6 이 패널은 뒤로 가면서 극단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7 도어 실도 도어 굴곡만큼이나 변화가 심하다. 휠하우스 쪽은 부드러운 곡면을 유지하고 앞으로 가면서 점점 얇아진다. 그 밑으로는 탄소섬유 패널이 있다. 
8 도어의 움푹 들어간 곡면이 빛을 아름답게 반사한다. 가운데 쪽으로 모아진 빛이 앞바퀴 뒤의 거대 구멍으로 사라지는 듯한 연출이다. 물론 빛반사도 고려한 디자인이다.

 

 

인터뷰
루크 동커볼케 제네시스 디자인 총괄

우리는 현대차 부사장이자 제네시스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루크 동커볼케와 에센시아 콘셉트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이야기 나눴다. 에센시아는 지난 2017년 말, 한국과 미국 그리고 독일 디자인 스튜디오의 경쟁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동커볼케는 유럽의 사샤 세리파노프(Sasha Selipanov)가 디자인한 외관과 미국의 크리스 하(Chris Ha)가 제시한 실내 디자인 그리고 한국의 보즈헤나 랄로바(Bozhena Lalova)의 색상과 마무리 디자인을 각각 채택했다. 이른바 ‘국경 없는 디자인’이라는 것이 동커볼케가 내린 에센시아의 정의였다.


동커볼케의 설명이다. “이 프로젝트는 완벽하게 디지털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1:1 점토 모형도 만들지 않았고 직접 손으로 한 작업도 없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런 방식의 작업을 믿고 따르긴 어렵겠더군요. 유럽과 미국에서 일과를 마치면 그 자료를 한국에 보냅니다. 잠을 자고 쉬는 동안 한국에서 작업을 하고 다시 반대로 유럽과 미국에서 일을 시작할 때쯤 한국에서 새로운 작업 결과를 보내주는 거요.” 3개 대륙에 걸쳐 있던 디자이너들은 사실상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일을 한 셈이다. 동커볼케와 그의 오른팔 격인 이상엽 상무는 한국에서 매일 관련 자료를 검토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부가장치들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동커볼케는 이렇게 대답했다. “다분히 의도적인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순수함을 완성하기 위해서였어요. 물론 뭐가 부족한지는 잘 알고 있었지만 굳이 덧붙이지는 않았습니다. 예컨대 문의 손잡이 같은 것이 꼭 필요할까요? 문은 자동으로 열리게 만들 수 있고 지문이나 그 밖의 생체인식으로 잠금장치를 열 수 있지 않습니까.” 인상적인 모습의 휠은 디자이너들이 창조한 이른바 G-매트릭스(Matrix) 철학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디지털 기술과 디자인을 동시에 적용해 최적의 무게와 강도를 계산해 만든 것이다. 각각의 휠은 알루미늄 블록을 압연 처리한 뒤 구리가 95퍼센트 함유된 합금으로 코팅을 해 마무리했다.


동커볼케의 설명에 따르면 에센시아를 나타내는 전체적인 미학은 ‘공기의 흐름을 최적화하기 위한 공기역학 연구의 결과’라고 한다. “화려한 모습의 그릴은 배터리 냉각과 다운포스 그리고 공기저항 등을 줄이기 위해 공기를 다양한 방향으로 분리해 흐르도록 만듭니다. 그렇게 여러 겹으로 층을 이룬 노즈로 이어지게 되죠. 노즈 아래쪽은 운동에너지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면서 양옆으로 뻗어나가는 모양이며, 위쪽의 후드와 운전석은 단일 유리로 이어지며 공기저항을 줄입니다. 설계 단계부터 공기역학 개념을 가장 중요한 주제로 두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공력성능은 아주 대단했습니다.”


우리는 미적인 성능 역시 아주 대단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에센시아는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뛰어난 발상들을 적용한 인상적인 결과물이었다.

 

 

 

GM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할리 얼의 눈에 띄어 GM 디자인실에 입사했다. 하지만 1세대 콜벳 스타일링 등에 관여했던 그는 이내 GM을 떠났고 1960년대부터는 프리랜서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그의 디자인 영역은 레이싱카와 투어링카, 다수의 소형 항공기, 보트, 심지어  생태건축까지 아울렀다.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그의 강직하고 수준 높은 비평은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985년 <모터 트렌드> 자매지인 <오토모빌>의 자동차 디자인 담당 편집자로 초빙됐고 지금까지도 매달 <오토모빌> 지면을 통해 날카로운 카 디자인 비평을 쏟아내고 있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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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이진우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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