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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르부르크링은 내가 접수한다

XE SV 프로젝트 8은 역사상 가장 화끈한 4도어 세단이다

2018.09.26

특별한 XE 재규어 XE SV 프로젝트 8은 엔진뿐 아니라 많은 것이 바뀌었다. 기존의 XE와는 차체 내부 구조물과 윈드실드, 앞문, 대시보드 등 20퍼센트의 부품만 공유할 뿐이다. 

 

재규어 스페셜 비이클 오퍼레이션(SVO)의 ‘고속 전문가’들은 재규어에서 가장 작은 세단에 가장 큰 엔진을 욱여넣어 고전적인 머슬카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가 바로 XE SV 프로젝트 8이다. 이 차는 XJR575에서 가져온 V8 슈퍼차저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71.3kg·m를 뿜어낸다. 이런 엄청난 힘을 소화하기 위해 네바퀴굴림을 채택했다.


양산차로 승인을 얻기 위해 프로젝트 8은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4도어 세단 랩타임 기록을 경신할 필요가 있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벨기에 출신 레이서이자 테스트 드라이버 빈센트 레더메커(Vincent Radermecker)는 ‘양산형에 가까운’ 프로젝트 8을 타고 7시간 21분 23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알파로메오 콰드리폴리오가 세운 것보다 거의 11초나 빠를 뿐 아니라 ‘2017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에 오른 페라리 488 GTB와 비슷하다. 신기록을 세운 프로젝트 8은 곧 양산이 결정됐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포르티망’이라 부르는 마을에 서킷이 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극심한 고저차와 고속 코너, 타이트한 헤어핀이 뒤섞인 15개의 까다로운 코너와 1킬로미터의 직선주로를 갖춘 서킷이다. F1 팀들이 경주차를 테스트하기 위해 사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재규어가 이런 곳에 우리를 초청해 화끈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예측할 수 없는 반응을 보여주는 터보 엔진과 달리 프로젝트 8의 600마력짜리 V8 슈퍼차저 엔진은 아주 정확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가속페달을 2.5센티미터 밟다가 10센티미터를 밟으면 출력과 토크가 정확히 네 배 증가한다. 800미터 직선주로를 달릴 때 8단 자동변속기는 20만 분의 1초 만에 시프트업을 마친다. 그때마다 티타늄 배기구에서는 만족스러운 배기음이 터진다. 두 번째 랩을 돌 때 다운힐의 제동구간에서 믿음직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 순간 눈이 앞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계기반을 내려다보니 바늘이 시속 257킬로미터를 가리키고 있었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는 예상대로 유연하고 다루기 쉬운 대신 ABS가 개입할 틈을 보이지 않을 만큼 엄청난 제동력을 자랑한다.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에 오를 수 있을까? 프로젝트 8의 운전석은 <모터 트렌드>의 ‘2014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에 오른 쉐보레 Z/28과 비슷하다. 그러니 차에 올라 신나게 몰아보자.

 

운전대는 가볍고 아주 부드럽다. 앞바퀴가 노면을 잘 붙잡고 운전자의 의지대로 움직이도록 해준다. 코너를 달릴 때마다 여러 번 시도해도 결과는 항상 같다. 서킷 연석을 타고 넘어도 마찬가지다. 코너의 정점이 두 번 연속해 이어진 오른쪽 코너를 달려도 아무 문제가 없다. 프로젝트 8의 스티어링은 앞쪽 트렁크에 짐을 실은 포르쉐 GT3 RS 같다. 네바퀴굴림 특유의 둔한 감각이나 얽매임, 억지스러움이 없다. 이른 아침 호수처럼 수평을 유지하며 코너에 진입할 때는 마치 뒷바퀴굴림 차 같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다가 화산처럼 힘이 폭발한다. 코너를 탈출하는 폼은 정말 예술이다. 힘 대부분이 뒷바퀴로 전달되는데 앞바퀴에 구동력이 전달되는 유일한 순간은 코너를 탈출하며 스로틀을 열 때뿐이다. 프로젝트 8은 요란하게 옆으로 미끄러질 수도 있다. 뒤가 조금씩 움직이다가 로켓처럼 코너를 빠져나온다. 고속 코너에서는 경주차 스타일의 서스펜션과 시속 300킬로미터에서 약 122킬로그램의 다운포스를 만드는 공력 성능, 미쉐린 파일럿 컵 2 타이어의 엄청난 접지력이 차를 짓누른다. 마치 암벽등반가처럼 끈질기고 침착하게 도로를 붙잡는다. 프로젝트 8은 고속 주행과 급제동, 코너 진입과 탈출에서 모두 안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쳤다. 경주차 같은 조종성능과 역동성을 보여준다. 

 

 

오 마이 갓! 불행하게도 미국에서는 롤케이지가 달린 프로젝트 8을 살 수 없다.

 

 

1474킬로그램의 무게를 달성하기 위해 보닛과 앞쪽 스플리터, 앞뒤 패널 등을 탄소섬유로 만들었다. 툭 튀어나온 뒤쪽 펜더와 연결된 뒷문은 알루미늄 소재로, 휠은 알루미늄 단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가변 배기 시스템은 티타늄으로 제작됐다. 센터 디퍼렌셜은 좀 더 강한 뒷바퀴굴림 특성을 보이도록 조정됐고, 리어 디퍼렌셜은 전자·가변식이다. 토크 튜브와 앞뒤 차축의 드라이브 샤프트는 높아진 출력에 맞게 커졌다. 서스펜션은 모터스포츠 볼 조인트로 높이를 조정했고, 브레이크 디스크는 앞뒤 각각 지름이 400밀리미터, 396밀리미터짜리 카본 세라믹이다. 휠 베어링은 신소재인 질화규소 세라믹으로 만들어졌다. 공기역학을 위한 모든 부품은 프로젝트 8 전용 부품을 사용한다.


18만8495달러를 주고 이 차를 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재규어의 고속 전문가들이 한 땀 한 땀 제작하는 300대가 주인을 찾기 전에 서두르는 게 좋을 것이다. 이 차는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을 깰 정도로 강력하지만, 집으로 향하는 길을 편하게 달릴 수도 있다. 한마디로 진정한 일상용 4도어 슈퍼카다.   
글_Chris Wal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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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서인수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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