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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왕은 나야 나!

닛산이 작고 품질 좋은 크로스오버 자리를 낚아챘다

2018.09.27

내 마음에 맞는 색을 고르자 닛산 컬러 스튜디오가 마련한 색상으로 내부, 외부는 물론 휠까지 화려한 색으로 꾸밀 수 있다.

 

 

저가형 자동차의 기본 모델을 사면 파워 윈도나 파워 도어 잠금 장치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저가형 자동차에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프리미엄 모델로부터 신기술이 전수되면서 가치를 중시하는 구매자들의 선택지가 늘고 있다. 그들의 선택지에 기본 가격이 2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신형 킥스가 혜성처럼 침투했다. 


기본으로 들어간 기능을 보면 마치 선택사양으로 넣고 싶은 것들로 채운 목록을 읽는 듯 알차다. 자동긴급제동 및 전방 추돌경고, 자동 헤드램프, USB 단자 세 개, 운전대 각도 및 거리 조절, 키리스 엔트리 및 시동 버튼, 블루투스 전화 연결 및 오디오 스트리밍 기능을 포함한 7인치 터치스크린 등이 1만8965달러에 모두 들어 있다. 


예산을 조금 늘릴 여유가 있다면 중급 트림인 SV를 노릴 만하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위성 라디오, 에어컨, 사각지대 감지, 후방 감지, 적재공간 커버, 원격시동, 알로이 휠 등이 더해지는데 가격은 2만665달러에 불과하다. LED 헤드램프와 360도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다면 2만1265달러인 SR 트림은 건너뛰어도 좋다. 좀 더 다루기 좋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여겨지는 몇몇 소프트웨어를 빼면 대부분 치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미 경쟁력 높은 SV 트림에 돈을 더 쏟아부을 생각이 있다면 구걸하든, 빌리든, 훔치든 1000달러를 구해 장비가 가득한 SR 트림에 프리미엄 패키지를 더해보자. 앞좌석 열선 기능이 포함된 인조가죽 시트, 도난 방지 시스템, 8개의 스피커가 달린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 추가된다. 


액세서리를 빼면 2만2265달러짜리 차를 프리미엄 오디오로 업그레이드하면 ‘차에서 음악이 나오네’에 그쳤던 경험이 ‘오디오 소리가 괜찮은데?’ 수준으로 높아진다. 농담이 아니라 킥스에 쓰인 보스 오디오는 18만달러나 하는 벤틀리 벤테이가의 기본 오디오보다 소리가 좋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비압축 오디오 파일을 재생해보면 악기들의 선명함과 음장의 공간감에 감탄하며 2만2000달러짜리 차를 타고 있는 게 맞는지 믿기지 않을수도 있다. 


몇몇 닛산 제품 기획자는 기능과 값의 균형점을 정하느라 고생 좀 했을 거다. 서브우퍼, 후방 주차보조 센서, 자동 밝기조절 룸미러, 실내 무드 조명과 같은 것들은 트림 구성이나 패키지가 아니라 모두 액세서리에 포함돼 있다.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사용한다.

 

 

눈이 많이 내리는 북쪽 동네 사람들은 SUV를 닮은 모습에 속지 않기 바란다. 킥스는 앞바퀴굴림 모델만 있는 닛산 베르사 및 베르사 노트와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없다. AWD에 썼을 돈이면 성능 좋은 윈터타이어를 살 수 있다. 


엔진은 무단변속기와 짝을 이루는 1.6리터 직렬 4기통 엔진만 고를 수 있고 최고출력 127마력, 최대토크 15.9kg·m라는 실망스러운 수치에도 1200킬로미터에 불과한 무게 덕분에 움직임이 예상보다는 휠씬 낫다(킥스는 주요 경쟁모델보다 90~225킬로그램 가볍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킬로미터 가속시간은 9.7초로 언뜻 느려 보이지만, 혼다 HR-V와 스바루 크로스트랙과 비슷한 수준이고 토요타 C-HR보다는 훨씬 빠르다. 
동급 경쟁 모델들과 달리 킥스는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엔진 반응은 무기력한 C-HR보다 훨씬 재빠르고, 고속도로 주행 속도로 오르막을 달릴 때는 힘이 부족한 HR-V처럼 허덕이지 않는다. 


오랫동안 비웃음을 샀던 닛산의 무단변속기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덕분에 드디어 고무밴드 같은 느낌이 사라졌다. 가속페달을 깊이 밟으면 변속하는 동작을 자동변속기처럼 흉내 내기 시작한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연비다. 어떤 상황에서도 도심, 고속도로, 복합 연비가 리터당 13.2, 15.3, 14.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만족감을 주기 위해 애쓰는 구동계와 어울리는 것은 가변 느낌이 들지 않는 가변 스티어링 시스템이다. 스티어링은 커브에서 딱 좋은 무게로 움직이며 고르고 예측 가능한 반응이 나타난다. 교외 길을 달릴 때에는 차체가 놀랄 만큼 안정적으로 움직여 달리기가 힘차고 재미있다. 타이어는 예상보다 접지력이 높지만 콘크리트로 포장된 자동차 도로에선 꽤 시끄럽다. 브레이크 페달 감각 역시 고르고 예측 가능하다. 회전 반경까지 아주 좁아 도심에서 다루기 딱이다. 


사각지대 감지 기능과 360도 카메라를 갖춘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킥스는 창이 넓어서 자주 쓸 것 같진 않다. 앞쪽 실내는 넓고 탁 트인 느낌이다. 머리 공간은 넘쳐나지만 운전석 무릎 주변은 조금 비좁다. 뒷좌석은 더 비좁다. 뒷좌석 무릎 공간과 적재 공간 사이의 영역 다툼에서는 적재 공간이 이겼다. 적재 공간은 예상외로 넓으면서도 공간 절약형 예비 타이어까지 갖추고 있다. 대신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바닥이 평평해지지 않는다. 실내 나머지 부분은 2만3000달러를 밑도는 차에서 예상하는 그대로다. 온통 플라스틱투성이다. 다만 SR 트림을 고르면 대시보드가 인조가죽으로 덮인다. 디자인은 대부분 거슬리지 않지만 도어 패널에는 검은색 판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장식 한 조각을 덧붙였다. 쥐 가죽 같은 천장 마감재와 1990년대풍 실내조명은 안 보는 게 좋겠다. 


닛산은 킥스가 스타일리시하고 ‘힙(Hip)’하다고 홍보한다. 킥스가 대체하는 야성적인 주크보다 더 부드러운데도 말이다. 닛산은 킥스가 밀레니얼 세대의 사랑을 받으리라 믿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하면 킥스는 가성비가 ‘갑’인 차다. 기가 막힌 연비는 물론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들을 잘 갖췄다. 첫 차로 이만한 차가 없다.    
글_Scott Evans

 

 

무릎은 답답해 닛산 킥스는 어느 자리에 앉아도 무릎 한쪽이나 두 쪽 모두 비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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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William 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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