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SUE

드라이빙의 시작, 카트의 모든 것!

운전을 잘하는 건 많은 남자의 ‘로망’이다. 단언컨대 그 시작은 카트다

2018.10.05

 

꽤 오래전 “운전을 잘한다는 게 뭘까?”라고 만나는 사람마다 묻고 다닌 적이 있다. 다양한 사람에게 물은 만큼 돌아오는 답변도 가지각색이었다. 답변을 종합해 요약하면 이렇다. ‘사고를 내지 않고 최대한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되, 거칠지 않고 부드러워 동승자는 물론 도로 위 다른 운전자도 편안한 운전.’ 그때 느꼈다. ‘운전을 잘하기는 무척 어려운 거구나!’라고. 그런데 지난달 취재 중 카레이서 서주원이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이 제게 어떻게 하면 운전을 잘할 수 있냐고 물어요. 그럼 전 항상 이렇게 대답합니다. ‘카트를 타세요’라고 말이죠.”

 

 

그래서 파주 스피드파크로 갔다. 카트를 타면 정말 운전을 잘하게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잠실이나 헤이리 마을에서도 카트를 경험할 수 있지만, 굳이 파주 스피드파크를 찾은 이유는 따로 있다. 이왕 카트에 대해 알아본다면 공인 경기장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국내에서 공인 경기를 개최할 수 있는 곳은 단 2곳밖에 없다.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내에 위치한 ‘KIC F1 카트 서킷’과 ‘파주 스피드파크’다. 지난 9월 2일 이곳에서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가 주관하는 카라 카트 챔피언십 3라운드가 열렸다. 이날 팀106의 감독이자 카레이서인 류시원이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그는 카트 레이싱의 확대가 모터스포츠 발전의 기반이라 생각한다며 어린 유망주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홍보대사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파주 스피드파크에는 크게 2종류의 카트가 있다. 스포츠 카트와 레이싱 카트다. 카트는  RR 방식에 변속기가 없다. 디퍼렌셜 기어도 없다. 브레이크 디스크는 뒷바퀴 축에 하나만 달려 있다. 뒷바퀴 폭이 앞바퀴의 2배 이상이고 무게는 80킬로그램 정도 나간다. 조향 기어비가 1:1이어서 운전대를 돌린 만큼만 바퀴가 따라 움직인다. 이러한 특성들이 모여 카트의 ‘원초적인 주행감’을 만든다.

 

 

처음 카트를 접하는 사람은 스포츠 카트부터 시작해야 한다. 폭 170센티미터, 길이 2미터인 스포츠 카트는 시속 50킬로미터에서 속도가 제한된다. 엔진은 160cc짜리 단기통 엔진을 품었는데 최고출력이 5.5마력이다. 제원만 놓고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자동차는 물론 바이크보다 더 낮은 시야와 1만2000rpm까지 치솟는 엔진, 뻥 뚫린 개방감은 운전자의 체감속도를 한껏 높인다. 헬멧과 장갑을 빌려 착용하고 스포츠 카트에 올랐다. 평일 낮이어서 트랙 위는 고요했다. 승용차를 운전할 땐 수동변속기 모델이 아닌 이상 오른발로만 페달을 밟기 마련이다. 카트는 다르다. 왼발은 감속을, 오른발은 가속을 담당한다. 조금이라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브레이크 디스크가 작동하면서 엔진 동력을 차단하기 때문에 가속을 원할 때는 의식적으로 왼발을 충분히 떼어주는 편이 좋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첫 타임(10분)은 서킷을 익히는 데에도 모자랐다. 10분이면 스포츠 카트를 타고 7~8바퀴 정도 돌 수 있다. 파주 스피드파크 경주장의 코너 대부분은 한계속도 시속 50킬로미터 이상이다. 이 말은 곧 스포츠 카트를 탈 땐 레코드 라인만 잘 타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완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레이싱 카트는 다르다. 최고출력이 스포츠 카트의 3배인 15마력이다. 선수들이 시합에서 타는 레이싱 카트는 30마력까지 나가는 것도 있다. 당연히 속도제한은 없다. 스포츠 카트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레이싱 카트에 도전했다. 결과는? 10분 타는 동안 3번이나 스핀했다. 혼자 달리던 중이라 다행이지 뒤에 따라오는 카트가 있었으면 아찔한 순간이 벌어졌을 뻔했다. 잠시라도 운전에 집중하지 않으면 어김없이 카트가 오버스티어나 언더스티어를 일으킨다. 출력이 높아진 만큼 직선주로에서 거침없이 달리는 재미가 뛰어나다. 흉부 보호대를 착용했는데도 코너를 돌 때마다 강한 충격이 옆구리에 전해졌다. 물 흐르듯 부드럽게 레코드 라인을 밟으며 코너를 공략해야 하는데 감속 포인트를 몰라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진입했기 때문이었다.

 

 

“힘들죠? 내일이면 온몸이 쑤실 거예요.” 헬멧을 벗으며 기지개를 켜는 내게 파주 스피드파크 김태은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정말 그랬다. 다리, 허리, 어깨, 목이 전부 뻐근해 ‘아이고’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높은 횡가속도와 노면 충격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탓이다. 체감속도가 시속 200킬로미터에 가까운 카트를 운전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도 피로를 더했다. 그래서 운전을 잘하게 된 것 같냐고? 글쎄, 고작 30분을 타고서 뭔가를 깨달았다고 말한다면 어불성설이다. 다만 왜 서주원 선수가 카트를 추천했는지는 알 수 있었다. 카트를 타고 나니 머릿속이 ‘어떻게 하면 부드럽고 빠르게 운전할 수 있지?’라는 의문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운전을 잘하는 길이다. 경주장을 떠나기 직전 김태은 대표에게 물었다. “중고 레이싱 카트는 얼마쯤인가요?”

 



 

 

밥 먹고 카트만 탄

김강두 레이서

 

 

카트의 매력에 빠진 계기가 뭔가?
14살 때 처음 탔다. 원래 차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카트는 몰랐다. 그러다 신문에 나온 기사를 보고 처음 카트에 대해 알았다. 파주 스피드파크에서 처음 카트를 탔는데 타는 순간 느꼈다. ‘이거다. 난 이걸 해야겠다’라고 말이다. 그만큼 재밌었다. 그게 벌써 8년 전이다. 오죽하면 고등학교도 진학하지 않고 카트에 몰두했을까. 그땐 매일 지쳐 쓰러질 때까지 카트를 탔다. 덕분에 지금 카레이서가 됐다.

 

카트 운전이 일반도로 주행에 도움이 될까?
당연히 그렇다. 카트는 굉장히 민감한 차다. 승용차는 서스펜션, 디퍼렌셜, 자세제어장치 등 수많은 보조장치가 운전을 돕지만 카트는 아니다. 운전자의 잘못된 운전 습관이 단번에 드러난다. 어려서부터 카트를 타면 올바른 운전 감각을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다. 또한 도로 위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길러진다. 쉽게 말해 미리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거다. 일반도로에서 스핀에 대처하는 법을 연습하긴 어렵지 않나. 덧붙이자면, 넓은 운전 시야도 습득할 수 있다. 앞차가 운전대를 얼마나 꺾는지, 뒤차가 추월하려 하는지 등을 관찰하며 자연스럽게 도로 흐름을 읽는 눈이 생긴다.

 

카트 운전을 잘하려면?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일주일에 2번 꾸준히 탄다고 했을 때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걸린다. 그 후부턴 코너별로 포인트를 짚어가면서 타야 한다. 랩타임을 줄이기 위한 분석을 하는 거다. 카트 팀에 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요샌 인터넷에 관련 정보가 풍부하다. 국내보단 해외 정보 위주로 살펴보는 걸 추천한다.

 

해외의 카트 문화는 어떤가?
2016~17년도에 일본에서 카트 대회에 출전했었다. 확실히 일본은 모터스포츠 저변이 넓다. 한국은 카트 레이서가 모든 클래스를 다 더해도 50명 언저리다. 반면 일본에선 한 클래스에만 58명이 출전했던 기억이 난다. 경기 운영도 체계적이어서 불편함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나이 지긋한 분부터 어린아이까지 카트를 타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로탁스 그랜드 파이널이라는 대회에도 참가했었다. 쉽게 말하면 카트 세계의 월드컵이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개최지를 바꿔가며 열리는데 높은 인기에 깜짝 놀랐다. 관객이 많은 건 물론 방송국과 기자도 많았다. 참가자 모두 프로급이어서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카트라이더, 카트, KART, 파주스피드파크, 스포츠카트, 레이싱카트, 운전연습, 운전고수, 드라이빙, 인터뷰, 김강두, 레이서, 드라이버, MOTOR TREND, 모터트렌드코리아, 모터트렌드코리아닷컴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박남규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