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계속 보고 싶다

진하진과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이 나지 않을 거다. 그녀는 FC 바르셀로나의 광팬이며, 자동차를 가방만큼 좋아하기 때문이다

2018.10.25

 

“전 바르샤요.” 축구 이야기가 나오자 진하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바르샤는 FC 바르셀로나의 약칭이다. “저에게 축구는 종교와 같아요. 주말마다 영접하니까.(웃음)” 축구 이야기가 나오니 신이 났다. FC 바르셀로나를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는데 대답이 대단했다. “어느 날 우연히 축구 관련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주제가 FC 바르셀로나의 축구 사상이었어요. 그 영상에 독립, 의리, 우정 같은 단어들이 나오는데 피가 끓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스페인 축구 리그인 라리가를 챙겨 보고 있어요.” 영국 축구 리그인 프리미어리그를 보는 여자는 봤어도 라리가를 매주 챙겨 보는 여자는 처음 봤다. 그녀가 스마트폰을 꺼내 일정표를 보여줬다. 일정표엔 일보다 FC 바르셀로나 경기 일정이 더 많았다. “요즘 가장 큰 걱정거리는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이적한 거예요.” 레알 마드리드에 호날두가 없으면 FC 바르셀로나에겐 라리가든 챔피언스리그든 우승할 좋은 기회가 아닐까? “물론 한 팀의 입장으로만 본다면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리그에서 한 팀이 독주하는 건 그리 좋은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누가 그 리그를 재미있게 보겠어요. 치고받고 하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라리가뿐 아니라 프리미어리그도 가끔 챙겨 보고 있어요.”

 

그녀와 이야기할수록 마치 남자와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럴 거예요. 제가 체육대학교를 나왔거든요. 거기서 칙칙한 남자아이들하고 4년을 지냈으니 그럴 만도 하죠.” 무슨 전공을 했을까? “놀라지 마세요. 말하면 다 놀라더라고요. 합기도 전공했어요.” 그녀와 합기도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그렇죠? 그래서 대학에 들어가서 전공을 수영으로 바꿨어요. 수영은 좀 어울리나요?” 그럼 어떻게 모델을 하게 된 걸까? “운동하다 다쳐서 깁스한 채로 학교 본관 앞을 지나가는데 홍보실장이 명함을 주면서 대학 홍보 모델 해볼 생각 없느냐며 면접만 보러 오라고 했어요. 처음에는 ‘면접 본다고 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이상하게 욕심이 나더라고요. 면접날 깁스한 발에 근사한 검정 슈트를 입고 면접장에 들어갔어요.” 결과는? “붙었으니 이렇게 모델 활동을 하는 거겠죠?(웃음). 그런데 지금 기억나는 건 붙었을 때가 아니라 첫 촬영이에요.” ‘첫’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너무 긴장했어요. 전날 잠도 못 자고. 웃음은 인위적이고 몸도 굳었어요. 창피했어요. 의욕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그래서 지금 무슨 일을 하든 미리미리 철저히 준비해요.” 그녀는 촬영 전날까지 시안과 의상을 확인하며 스튜디오에 올 땐 ‘도매상 옷가방’을 가지고 왔다.

 

원피스는 자라,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녀의 모델 이후 계획이 궁금했다. “콕 집어 ‘이게 하고 싶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결혼하고 아이를 낳더라도 계속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있어요. 얼마 전 수영 강사를 그만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여자 수영 강사의 한계가 있거든요. 결혼하고 애 낳으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한참 웃고 즐기던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결혼해서 그만두느니 다음 직업을 미리 찾아야 할 것 같았어요.” 그 직업을 찾은 걸까? “아직 찾는 중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축구와 자동차 쪽으로 콘텐츠 방향을 잡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그럼 모델은? “사실 얼마 전까지 모델이라는 직업을 계속 할지도 고민하고 있었어요. 처음엔 분명 저에게 맞는 맞춤 슈트인 줄 알았는데 그 슈트의 재킷이 계속 어깨 밑으로 떨어지는 거예요.” 진지한 그녀의 눈이 어느새 촉촉해졌다.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어요. 확신도 없고. 그래도 일은 놓지 않고 있어요. 지금 잘라버리면 영원히 잡을 수 없을 것만 같아서요.” 그럼 이게 은퇴 인터뷰가 되느냐고 물으니 그제야 표정이 밝아졌다. “은퇴라고 할 것까지 있을까요?(웃음) 제가 변덕이 심해서 어떻게 변할지 몰라요. 오늘 인터뷰와 촬영이 제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도 같은데….” 촬영이 모두 끝나고 펜스튜디오 최민석 실장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했다. “오늘 모델 정말 좋았어.”

 

 

 

 

모터트렌드, 자동차, 인터뷰, 진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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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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