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완벽주의의 시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울림...부메스터

대가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완벽에 대한 집착은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가져온다

2018.11.09

S클래스 부메스터는 뒷좌석에서도 매력적이다. 전체 균형이 좋기도 하지만 공간이 널찍해 마치 라운지에서 음악 감상을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부메스터는 독일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다. 1977년 설립돼 가정용 오디오에만 집중했다. 그렇다. 지금의 명성만큼이나 역사가 길지 않고, 이름을 널리 알릴 분야로 진출한 적도 없는 회사다. 하지만 처음부터 음질은 물론 디자인과 마감까지 최고 수준을 고집했고, 그 결과 초고가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에 올랐다.

 

카오디오 시장에는 2005년 진출했다. 물론 엠블럼 장사나 하려는 몇몇 오디오 브랜드와는 접근법부터 달랐다. 별도 브랜드(부메스터 오토모티브)를 설립하고 전용 시스템을 개발했다. 첫 작품이 무려 부가티 베이론이었으니 더 진지했을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쉐와 손을 잡은 건 2009년이고, 그때부터 계속 그 두 회사에만 들어간다. 독일, 아니 세계에서 가장 깐깐한 완벽주의자 둘을 동시에 상대하는 걸 보면 부메스터도 아마 완벽주의자일 것이다.

 

S 클래스 부메스터 시스템은 기본, 프리미엄, 3D 하이엔드 등 세 종류로 나뉜다. 국내에선 13개 스피커와 9채널 앰프를 쓰는 프리미엄이 표준이며, 27개 스피커와 28채널 앰프로 1590와트의 출력을 내는 3D 하이엔드는 마이바흐 S 클래스에만 쓰인다. 최신 벤츠 오디오의 특징은 스피커 위치다. 오픈톱 모델의 특성을 고려해 개발한 SL의 프런트 베이스 시스템을 D 세그먼트 이상 대부분의 차종에서 사용하고 있다. 서브우퍼를 대시보드 아래에 달아 음 손실을 줄이는 구조다. 캐빈 플로어 앞쪽을 울림통으로 쓰기 때문에 미드우퍼는 빠진다. 덕분에 맵포켓이 커지고 공차중량도 줄었다. 벤츠는 이 구조가 약 4킬로그램을 줄여준다고 말한다. S 클래스 역시 8.5인치 서브우퍼를 브레이크 페달 아래와 동승석 바닥 앞쪽에 각각 하나씩 단다. 하지만 휠베이스 3미터가 넘는 대형 세단이라 뒤 선반에도 뒷좌석용 서브우퍼가 또 있다.

 

앨범은 ‘완벽주의자들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장을 준비했다. 우선 팻 메스니(Pat Metheny)가 1997년 발표한 <Imaginary Day>의 2번 곡 ‘Follow Me’를 틀었다. 팻 메스니의 완벽주의 성향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는 연주는 물론 곡과 녹음에서마저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지구상 모든 악기의 모든 음색을 미디(MIDI)로 구현할 수 있는 21세기에, 악기와 마이크 사이의 ‘실제’ 공간이 주는 뉘앙스를 위해 악기 연주 로봇을 구상했다는 사실에서 완벽에 대한 그의 집착을 가늠해볼 수 있다.

 

팻 메스니의 곡은 의외로 대중적이다. 장르에 대한 편견이 없는 그의 성향 때문이다. ‘Follow Me’는 그중에서도 듣기가 더 편한 편이다.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멜로디와 편곡, 그리고 명확한 기승전결이 매력 포인트다.

 

 

S 클래스의 부메스터는 생각보다 더 균형이 뛰어났다. 딱히 음색 설정을 건들 필요도 없었다. 재미있는 건 음장 설정에 ‘운전자’ 대신 ‘뒷좌석’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설정을 바꾸고 뒷좌석에 앉아봤더니, 이게 또 신세계다. 앞쪽 공간이 넓어 자동차 특유의 답답한 느낌이 상당 부분 사라지는 게 아닌가. 음장을 ‘전 좌석’으로 바꾸니 마치 라운지에 앉아서 음악을 듣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서라운드 세팅은 건들지 않았다. 곡이 울림이 워낙 큰 편이라서다. 대신 이 기능은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That’s What I Like’를 들을 때 켰다. 전반적으로 건조한 곡이라 효과가 더 클 거 같았다. 브루노 마스가 완벽주의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곡에 투입된 인력들은 완벽주의자가 틀림없다. 편곡은 물론 녹음 상태마저 그루브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아무리 팝 아티스트라도 이 정도의 거물이면 세계 최고의 인력이 투입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서라운드 세팅에 따른 변화가 예상과는 딴판이었다. 보통 서라운드 기능은 음원(메인 신호)을 변형한다. 그래서 때론 촌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데 S 클래스 부메스터는 미드레인지 영역만을 살짝 변형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냈다. 고음역에도 효과가 더해지긴 했지만 변화 폭이 크지 않고, 저음역은 살짝 힘이 강해지는 정도였다. 어색하거나 불쾌한 느낌이 거의 없었다.

 

사실 부메스터 프리미엄을 구성하는 각 기기는 완성도가 높은 편이 아니다. 스피커 하나를 뜯어보면 아마 ‘이게 부메스터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거다. 하지만 부메스터는 각 유닛의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한 후, 메인 신호를 치밀하게 제어해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즉, 이 사운드는 부메스터가 그간 쌓아온 ‘노하우’의 산물인 셈이다. 참고로 벤츠 역시 제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대가다.

 

세상에는 비싼 카오디오도 많고, 날고 기는 오디오 튜너도 많다. 하지만 오디오 세팅, 특히 하드웨어 완성도 대비 높은 음질을 뽑아내는 작업에선 자동차 제조사를 따라갈 수 없다. 그리고 이 정도 수준의 기기로 이만큼의 소리를 낼 수 있는 건 아마 부메스터와 벤츠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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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류민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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