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CHCAR

2018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 이렇게 선정했다! Part 1

기록 경신의 해. 더 강력한 힘과 퍼포먼스. 승자는 오직 한 대. 우리는 이렇게 뽑았다!

2018.11.16

 

엄청난 기대감 때문인지 무거운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불과 한 시간 전, <모터 트렌드>의 객원 테스트 드라이버인 랜디 포브스트가 맥라렌 720S를 타고 라구나세카를 한 바퀴 돌고 왔다. 그의 기록은 <모터 트렌드>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 역사상 가장 빠른 1분 29초 78이었다. 현재 그는 포르쉐 911 GT2 RS를 타고 라구나세카에서 가장 유명한 코르크스크루 코너를 달리고 있다. 코너 주변으로 935 경주차와 비슷한 배기음이 폭포수처럼 울려 퍼졌다.

 

피트 개러지 안의 커다란 레이스팩 모니터 주변으로 여러 사람이 숨죽인 채 모여들었다. 포르쉐 북미 지사 사람들, 디트로이트에서 온 쉐보레 담당자, 맥라렌과 애스턴마틴의 영국 지원팀,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람보르기니 쪽 직원들, 이번 행사에 도움을 준 혼다 관계자들, <모터 트렌드> 에디터들이 뒤섞여 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숨을 멈췄다. 911 GT2 RS가 3.5킬로미터를 달린 후 기록한 랩타임을 보고 순식간에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시계는 시간을 세심하게 쪼개며 랩타임을 기록했다. 911 GT2 RS는 직선도로에서 힘을 폭발시켰고 결승선을 향해 돌진했다.

 

거리, 시간. 시간, 거리. 모든 사람의 눈이 깜빡거리며 스크린을 확인했다. 복잡한 숫자를 해독하기 위해 뇌세포를 총동원하고 있었다.

 

참가 차종 알파로메오 스텔비오 Q4 콰드리폴리오, 애스턴마틴 밴티지, 아우디 TT RS, BMW M5, 쉐보레 콜벳 ZR1(1ZR 트림, ZTK 트랙 퍼포먼스 팩), 포드 머스탱 GT(퍼포먼스 팩2), 혼다 시빅 타입 R, 기아 스팅어 GT,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 마쓰다 MX-5 미아타(클럽), 포르쉐 911 GT2 RS(바이작 패키지)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모터 트렌드>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는 단순한 랩타임 대결이 아니다. 명확히 말하자면 신뢰에 관한 이야기다. 자동차를 한계까지 몰았을 때 자동차가 운전자에게 믿음을 주고, 그 믿음은 운전자의 것이 되거나 자동차의 것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후보 차종 중에 미국에서 팔리는 가장 강력한 슈퍼카 4대가 포함되면서 이번 대결에는 랩타임이라는 양념이 추가됐다. 승자와 패자가 있을까? 매력을 뽐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라구나세카에서 가장 빠른 차가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트랙의 왕이 될 수는 있다.

 

맥라렌, 포르쉐와 함께 ‘2018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의 거물 중에는 쉐보레 신형 콜벳 ZR1과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도 포함됐다. “700마력은 새로운 500마력이다.” 크리스 월튼은 생각에 잠기며 최고출력의 합이 2822마력인 사총사에 대해 설명했다. 이제 500마력대는 중간 지대가 됐다. 여기엔 608마력의 BMW M5와 간신히 이 집단에 포함된 400마력의 아우디 TT RS, 퍼포먼스 패키지 2가 포함된 466마력의 포드 머스탱 GT, 애스턴마틴의 509마력짜리 신형 밴티지, 505마력의 알파로메로 스텔비오 Q4 콰드리폴리오가 있다.

 

잠깐만…. SUV도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가 될 수 있냐고? 물론이다. 스텔비오는 물리법칙을 무시할 정도로 매우 빠르고 날렵하다. 운전자를 위한 진정한 SUV다.

 

 

하지만 힘이 전부는 아니다. 마지막 후보 3대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했다. 불과 2.0리터 배기량에서 310마력을 뽑아내는 엔진의 최고출력보다는 그들의 섀시가 월등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혼다 시빅 타입 R의 4기통 터보 엔진은 올해 등장한 4기통 터보 엔진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제원을 자랑한다. 나머지 후보는 2017년 COTY에서 훌륭한 밸런스로 깊은 인상을 준 기아 스팅어 GT와 최고출력을 17퍼센트 높이고 여러 부분에 변화를 준 마쓰다 MX-5다.

 

왜 포드 GT는 여기에 끼지 못했을까? 물론 우리는 포드에 GT를 요청했고, 그들도 처음엔 차체가 낮은 655마력짜리 슈퍼카를 내어준다고 했다. 하지만 테스트를 시작하기 2주 전, 포드는 갑자기 시승을 취소했다. 이유는 홍보팀의 거절이었다. 독자들이 포드에 이메일을 보내길 바란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자동차 중 하나를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에 보내주지 않은 이유를 알려줄지도 모른다.

 

 

198번 고속도로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는 캘리포니아의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는 198번 고속도로에서 열린다. 6.8킬로미터의 테스트 구간은 도전자들이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에 의해 폐쇄된다. 실제로는 안전을 위해 코스를 폐쇄한 것이지만 말이다. 테스트 구간은 약 305미터 높이의 도로를 오르고 샌 안드레아스 단층을 횡단해 언덕 위에서 회차하는 코스로 구성된다. 이곳은 고속 코너와 중간 속도대(세 자릿수 속도를 중간 속도대라고 할 수 있다면)로 달릴 수 있는 도로, 방지턱과 둔덕이 절묘하게 뒤섞여 있다. 따라서 서스펜션의 움직임, 쇼크업소버 튜닝, 섀시 밸런스의 한계를 시험하기 좋은 곳이다. 다운힐 주행 땐 섀시에 걸리는 하중 때문에 생기는 여러 설정, 브레이크, 주행안정성, 스티어링의 정확성을 확인할 수 있다.

 

198번 고속도로는 항상 우리를 거칠게 내몬다. 몇몇 예상치 못한 순간도 있다. 엄청나게 빠른 911 GT2 RS의 뻣뻣한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며 감속 없이 코너에 진입할 때 몇몇 심사위원은 숨을 급하게 들이마시기도 했다. 이런 모습이 나오는 이유는 엄청나게 단단한 스포츠 서스펜션 때문이다. 911 GT2 RS의 서스펜션은 트랙 주행만을 염두에 두고 조율됐다. 울퉁불퉁한 198번 고속도로를 달린다는 건 아슬아슬한 제동 지점에서 포르쉐의 앞바퀴에 ABS가 급격하게 개입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911 GT2 RS로 다운힐 주행은 하고 싶지 않아”라고 프랭크 마커스가 흥분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이번에는 쉐보레 콜벳 ZR1이다. 모두가 사랑하는 헤라클레스 같은 V8 슈퍼차저 엔진을 얹었으며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굉음과 맹렬한 힘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 차의 섀시를 사랑할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거대한 브레이크는 아찔한 속도로 달리던 ZR1을 간신히 멈춰 세웠다.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코너를 진입할 땐 앞바퀴 접지력의 도움을 받았다. 움직임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다음부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뒷바퀴는 코너에 진입하거나 탈출할 때 접지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커다란 콜벳은 다루기 어려울 정도로 엉덩이가 춤을 춘다. 우리는 디트로이트 그랑프리 주행에서 GM의 제품개발 책임자인 마크 로이스가 ZR1을 벽에 박는 장면을 봤다. 모두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쉽게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ZR1에는 경고 표시를 붙여야 해.” 에드워드 로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아우디 TT RS는 빨랐다. 그리고 고성능 아우디의 상징과도 같은 오리지널 콰트로 쿠페 같은 독특한 5기통 소리를 냈다. 하지만 서스펜션 유격이 부족해 댐퍼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작은 쿠페는 자기 방식대로 198번 고속도로를 달렸다. TT RS를 시승하고 온 에릭 아야파나는 조금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상당히 끈적끈적한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 2 타이어 덕분에 퍼포먼스 머스탱 GT 패키지 2는 1톤가량의 기계적인 접지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2016년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쉐보레 카마로 SS 1LE보다 구성이 어설펐다. “이 차는 믿을 수 없어.” 마크 렉틴이 얼굴을 찌푸리며 이야기했다.

 

애스턴마틴 밴티지에는 기분 좋은 놀라움이 있었다. “스코틀랜드에서 조니 리버먼과 밴티지를 몰아본 적이 있어. 밴티지를 미국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워. 밴티지는 괴물처럼 야성적이고 강력하며, 언제나 더 빨리 달리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지. 198번 고속도로에서 밴티지는 그때와 또 다르고 매력적인데, 전체적인 느낌이 힘들이지 않아도 움직이는 것 같고 차 전체에 피드백이 가득해.” 제스로 보빙던이 밴티지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의 여러 후보군 중 완전히 다른 끝부분에 위치한 맥라렌 720S와 마쓰다 MX-5는 예상대로 움직였다. 우리 중 미리 맥라렌 720S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행운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720S의 끝없이 밀려드는 가속감, 매우 섬세한 스티어링, 뛰어난 브레이크, 놀랍도록 부드러운 승차감까지, 이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MX-5는 항상 잘 해온 것들을 구현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경험하고 싶은 가장 순수한 운전 경험을 제공했다.

 

 

혼다 시빅 타입 R은 또 다른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단지 뛰어난 엔진과 정확한 변속 때문만은 아니었다. 3만5595달러라는 가격은 올해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에 나온 차 중 두 번째로 저럼한 가격이다(MX-5보다 고작 몇백 달러 비쌀 뿐이다). 하지만 198번 고속도로를 달릴 때 섀시의 느낌은 마치 수백만 달러짜리 차 같았다. 스로틀 조작이나 도로 상태에 구애받지 않는 앞쪽 접지력은 앞바퀴를 정확하게 따라붙는 뒷부분에 의해 완성됐다. “놀라운 능력을 갖춘, 믿을 수 있는 차야. 빠르게 운전하기에도 정말 쉬워.” 스콧 에번스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최근 BMW는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많은 심사위원들은 신형 M5에 큰 기대가 없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 M5는 엄청나게 빠르고 아주 잘 다듬어졌다. 엔진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힘차고 608마력이란 고출력을 부드럽게 포장했다. 구동력과 섀시 밸런스는 커다랗고 무거운 세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스티어링은 직접적이고 일관된 움직임을 보였다. 한때 BMW 스포츠 세단에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기분 좋은 촉감은 여전히 빠져 있지만 말이다. “M5는 패밀리카와 스포츠카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어!” 미겔 코르티나의 말이다.

 

기아 스팅어 GT와 알파로메오 스텔비오 콰드리폴리오 모두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으며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알아채기 어렵겠지만 약간 부드러운 듯한 하체 반응이 훌륭한 섀시 밸런스와 절묘한 움직임을 만들어내.” 제스로가 스팅어 GT에서 내린 후 말했다. 크리스는 스텔비오에서 내린 뒤 황홀해했다. 즐거움을 주는 V6 트윈터보 엔진, 든든한 섀시, 날카로운 스티어링에 반한 듯했다. “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모든 면이 뛰어나.”

 

경찰은 우리의 친구 198번 고속도로에서 안전하게 테스트하도록 도와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 없이는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를 진행할 수 없었을 거다. 주행 중간중간 경찰관들은 스마트폰으로 시승차를 찍었다.

 

조니는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가 지난해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 최종 승자인 페라리 488 GTB와 맥라렌 720S에 견줄 슈퍼카라고 몇 달 전부터 주장해왔다. 우라칸 퍼포만테를 운전해보지 못한 우리 중 일부는 그의 말을 믿지 못했다. 화려하고 시끄러운 람보르기니는 많은 것을 약속하지만 그것들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2012년에 등장한 아벤타도르의 마지막 버전이 딱 그런 경우였다.

 

허벅지 높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날카로운 우라칸 퍼포만테는 어디에 주차하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98번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우라칸 퍼포만테의 정확한 스티어링, 제동력, 코너 접지력, 섀시 밸런스 등 어마어마한 퍼포먼스 뒤에 감춰진 실체를 확인했다. 랜디가 우라칸 퍼포만테로 거칠게 언덕을 갔다 온 후 비명을 질러대며 모두에게 말했다. “이 차는 운전자를 신으로 만들어줘. 그냥 차에 올라타 아일톤 세나처럼 운전하면 돼!”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타코스 식당에서 공수해온 점심을 햇살이 내리쬐는 길가에서 먹었다. 198번 고속도로 테스트를 마친 뒤 도전자들의 순위를 매기며 칭찬과 비난을 주고받았다. 포르쉐가 맥라렌보다 훌륭한지 아닌지, 애스턴마틴과 혼다가 매우 높은 순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오갔다. 그리고 SUV가 이곳에서 펼친 활약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2018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 심사위원
Ed Loh 편집장, Mark Rechtin 총괄 에디터, Jonny Lieberman 수석 피처 에디터, Chris Walton 로드 테스트 에디터, Scott Evans 피처 에디터, Frank Markus 테크니컬 디렉터, Angus MacKenzie 인터내셔널 지국장, Erick Ayapana 로드 테스트 에디터, Miguel Cortina 매니징 에디터, <모터 트렌드> 스페인판, Jethro Bovingdon 이그니션과 헤드투헤드 진행자, Randy Pobst 프로 레이서


 

 

 

 

모터트렌드, 자동차, 레이스, 2018 BEST DRIVER’S CAR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Andrew Trahan, William Walker, Robin Trajano, Jade Nelson, Brandon Lim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