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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렷한 성격과 탄탄한 기본기로 무장한 악동! BMW X2

BMW의 새 ‘악동’ X2가 한국 땅을 밟았다. 또렷한 성격과 탄탄한 기본기로 무장했다. ‘가성비’는 떨어지지만 보다 특별한 것을 찾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2018.12.04

 

시승차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우아” 하고 감탄했다. 눈이 아릴 정도로 쨍한 파란색이 눈에 확 들어왔기 때문이다. 보통 색보다 훨씬 진한 이 파란색은 X2와 함께 소개된 ‘미사노 블루 메탈릭(Misano blue metallic)’이라는 새로운 색상이다. 거기에 인테리어까지 화사한 베이지 톤이니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BMW는 X2를 통해 또렷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X2는 시대의 흐름과 브랜드의 지향점, 시장의 현주소를 관통하는 매우 독특한 모델이다. SUV가 대세인 21세기, 고급스러우면서도 다이내믹함이 생명인 BMW 브랜드, 그리고 SUV 중에서도 최근 가장 핫한 시장인 콤팩트 세그먼트의 모델이다. 게다가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의 틈새까지 공략하려는 변종 SUV이기도 하다. 즉, 성공의 최대공약수를 모은 뒤 마지막 남은 한 자락의 시장까지 점령하겠다는 뜻이다.

 

화려한 듯 보이지만 막상 중요한 편의·안전 장비는 빠졌다. 가격을 고려하면 앞좌석 통풍이나 뒷좌석 열선, 준자율주행 장비 정도는 들어갔어야 한다.

 

BMW가 모델명 첫자리에 짝수를 쓸 경우, ‘한 끗 다름’, ‘개성이 강조됨’을 뜻한다. 개성이 강하다는 것은 보다 럭셔리한 시장과 고객층을 겨냥한다는 뜻이다. X5에서 X6, X3에서 X4가 나왔듯이 X2는 X1의 파생형이다. 그리고 좀 더 스포티하고 럭셔리한 성격과 높은 스펙으로 보다 높은 가격대에 자리한다. 즉, 한 세그먼트를 두 모델로 채우는 것이다. 홀수 모델은 보다 보편적인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과 판매량을, 짝수 모델은 보다 높은 포지션에서 이미지와 함께 더욱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겨냥한다.

 

그런데 X2는 BMW의 다른 짝수 모델들과 다른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외관 디자인이다. 승용 모델이건, SUV건 BMW의 짝수 모델 대부분은 쿠페 혹은 컨버터블이다. 하지만 X2는 쿠페가 아니다. 지붕이 뒤로 가면서 낮아지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쿠페 혹은 패스트백처럼 충분히 낮아지진 않는다. 만약 쿠페처럼 루프 라인을 낮췄더라면 뒷좌석 헤드룸이 비좁은, 해치백의 변형 모델인 ‘해치백 쿠페’의 콤팩트 SUV 버전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X2는 지금까지의 ‘짝수 모델들’과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아주 다이내믹해지기로 작정한 것이다. 물론 다른 짝수 모델들도 스포티하기는 하다. 그러나 쿠페의 루프 라인은 우아하고 럭셔리한 분위기도 낸다. X2는 이런 분위기를 포기하고 역동성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X2는 두 가지 차별 포인트를 강조했다. 첫 번째는 타이트한 그린 하우스다. X2는 윈드실드부터 X1보다 낮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이를 더 낮췄다. 차체 뒤쪽으로 갈수록 유리창의 높이가 낮아지며 쐐기 형태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런 옆모습이 공격적인 느낌을 낸다는 건, 이미 오래전에 증명된 수법이다.

 

만약 여기서 끝났다면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비슷한 접근이라는 말을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X2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했다. 두툼함과 예리함이 공존하는, 박력 있는 앞뒤 모습이다. X2 얼굴은 X1보다 확연히 두텁다. 그런데 키드니 그릴은 오히려 낮게 깔려 있다. 마치 눈구멍이 옆으로 뚫린 투구가 연상된다. 뒷모습은 번호판을 범퍼로 옮기고 턱을 위로 올려 테일게이트를 평평하지만 동시에 타이트하게 디자인해 방패처럼 야무진 느낌을 갖도록 했다. 이런 수법들은 X2가 X1에 비해 공격적인 디자인과 실루엣을 갖게 만든다. 그리고 검정색 클래딩과 몰딩 등 디테일에도 적잖이 신경을 썼다. 게다가 시승차는 M 패키지와 20인치 휠까지 달았다. 박력에 박력을 더한 셈이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의 차별화는 쿠페형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전반적으로 성공적이다. 그렇다면 인테리어는? 큰 차이는 없다. 스티치 색상 등 디테일에서 차별점을 두었지만 기본적으로는 X1과 같다. 그러나 이 부분은 형들도 마찬가지이므로 흠이 될 수는 없을 듯하다. 인테리어에서 더 관심이 갔던 부분은 차별점보단 공간의 변화다. 지붕이 낮아졌으니 당연히 헤드룸이 줄어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X2는 X1보다 헤드룸이 좁다. 뒷좌석에서 더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앞좌석에서도 50밀리미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오므라드는 디자인 때문에 뒷좌석 팔공간에도 차이가 있다.

 

그런데 비좁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뒷시트 쿠션이 조금 짧긴 하지만 불편하지는 않았다. 이것은 관점의 차이가 준 선물인 것 같다. X1은 가족이 사용하는 패밀리 SUV라는 기준으로 보게 되지만 X2는 그보다는 개인적인, 앞좌석 위주의 차로 보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넓지는 않지만 좁지도 않다. 이 정도면 이런 성격을 갖춘 모델에서는 나름 선방했다는 생각이다.

 

 

주행 감각은 아주 스포티하다. 20인치 타이어에 오는 확실한 노면 감각은 거칠지는 않지만 탄탄하다. 노면 소음은 꽤 있는 편이다. 다소 빠른 속도로 과속방지턱이나 교량 이음매를 통과할 때는 크고 무거운 신발을 신은 것처럼 리바운드 스트로크가 더뎌 노면 추종력이 아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와인딩 실력은 놀랄 정도로 뛰어나다. 과거 액티브 투어러에서 느꼈던, 앞바퀴굴림 기반에서 오는 콤플렉스가 전혀 없다. 미니는 그것을 ‘고 카트 필링’으로 해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BMW는 이런 느낌을 지우기 위해 지나치게 뒷바퀴가 좌우로 흐르게 만들었다.

 

그러나 X2는 이런 부담에서 완전히 해방되었다. 네바퀴굴림 시스템의 도움을 받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는 확실하게 노면을 움켜쥐고 예리하게 선회하는 앞바퀴와 이에 지지 않을 만큼 명료한 접지감을 유지하며 따라오는 뒷바퀴가 또렷하면서도 안정감이 탁월한 코너링 감각을 완성한다. 이것만으로도 X2는 X1과는 완전히 다른 차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X2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미안하지만 긍정적인 대답을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일단 가격이 너무 비싸다. X2는 6000만원이 넘는다. 동급은 물론 상위 세그먼트의 모델과도 경쟁해야 한다. 비슷한 구성의 X1보다 약 700만원 또는 13퍼센트 정도 높다고 생각하면 수긍할 고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경쟁 모델 중에는 6000만원이 넘는 차가 없다. X2처럼 브랜드와 이미지로 승부하는 미니 컨트리맨도 X2보다 싸다. X1과 비슷한 가격대다.

 

편의·안전장비도 충분치 않다. 주행보조 시스템이나 준자율주행 기능이 전혀 없다. 하이빔 어시스트마저 없다. BMW 브랜드에서도 프리미엄 성격이 강한 모델이라면 하이테크의 진취성은 필수적이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뒷좌석 열선도, 앞좌석 통풍 기능도 없지만 이것은 모델의 성격을 감안하면 참을 수 있다. 만약 X2가 잘 팔린다면 그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일 것이다. 가성비나 비교 우위보다는 모델의 또렷한 성격과 탄탄한 기본기에 무게를 두는 고객들이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열렬한 BMW 애호가가 될 소지가 충분하다.

글_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BMW X2 XDRIVE M SPORT PACKAGE

기본 가격 619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5도어 SUV
엔진 직렬 4기통 2.0ℓ DOHC 디젤 터보, 190마력, 40.8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1710kg
휠베이스 2670mm
길이×너비×높이 4360×1825×1525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2.8, 16.4, 14.2km/ℓ
CO₂ 배출량  133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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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나윤석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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