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똑소리 나는 그녀, 남소라

남소라는 솔직하고 겸손하며,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지성도 갖췄다.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2018.12.19

블랙 스팽글 원피스는 H&M, 이어링 초커 네크리스는 본인 소장품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도 할 줄 알아요.” 남소라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항공운항학을 전공했다. 졸업하면 승무원이 될 수 있는 바로 그 학과다. “대학교에 입학해서 좋은 건 외국어를 마음껏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들에게 실전으로 바로 써먹을 수도 있었고요. 덕분에 실력이 금방 늘던데요.” 보통 공부 이야기를 하면 시무룩해지기 마련인데 그녀는 신이 났다. 하지만 승무원 이야기가 나오니 들뜬 모습은 조금 가라앉았다. “다들 승무원을 왜 안 하냐고 물어봐요. 진로를 정할 때도 교수님들이 제 성적과 외국어 실력이 좋으니까 외국 항공사도 많이 추천해줬거든요. 그런데 기회는 뜻밖에 찾아오더라고요.” 그녀는 스마트폰을 열어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사진 속 그녀는 단아한 한복을 입고 있었다. “대학교 4학년 때 우연한 계기로 한복 미인대회를 나갔는데 운 좋게 상을 받았어요. 입상하니까 여기저기서 모델 제의가 들어오더군요. 그렇게 4년 전부터 레이싱 모델을 하게 됐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한복과 레이싱 모델 사이엔 접점이 없을 것 같았다. “사진을 찍었을 때 모델이 해야 하는 포즈와 표현은 완전히 다르죠. 하지만 동떨어진 분야인 것 같아도 모델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름다움의 표현이라고 보면 일맥상통하는 게 있어요.”

 

원피스는 린, 슈즈는 바이비엘, 이어링은 본인 소장품

 

무엇을 제일 좋아하냐는 질문에 그녀는 잠시의 머뭇거림 없이 책이라고 대답했다. “그중에서도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를 가장 좋아해요. 몇 번 읽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예요. 새하얗던 책이 누렇게 변했죠.”(웃음) 그녀는 요즘 <데미안>을 읽는데 신기한 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데미안> 내용 중에 ‘표지’라는 단어가 나와요. ‘표지’가 원래 뜻과는 달리 신비로운 힘에 이끌려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것을 말하는데 <연금술사>에도 똑같은 의미로 쓰이거든요. 그래서 ‘표지’라는 단어가 원래 존재해서 두 작가 쓴 건지, 아니면 파울로 코엘료가 헤르만 헤세의 책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그게 궁금해요.” 그녀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책을 한 권 추천해달라고 했다. “한 권짜리는 아니고 25권짜리예요.” 25권짜리 책이 뭐가 있으려나 생각하는 중 그녀가 선수를 쳤다. “<해리포터>요.” 추천해준 이유가 무엇일까? “조앤 K. 롤링이 만들어내는 세계관은 정말 경이로운 수준이에요. 존재하지 않는 마법의 세상인데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이야기로 들리잖아요.” <해리포터> 영화도 모두 섭렵했을 거 같다. “영화는 안 봤어요. 못 봤다고 하는 게 맞아요. 글로 나타내는 세세한 묘사를 영화가 잘 구현할 수 있을까 걱정돼서요. 책으로 읽은 환상이 깨질까 두려워서겠죠? 반대로 영화를 너무 잘 만들어도 걱정이에요. 영화가 책을 덮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녀에게 2018년은 어떻게 기억될까? “할 수만 있다면 2019년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붙잡고 싶은 해였어요.” 그녀의 대답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거든요. 슈퍼레이스 한국타이어팀 소속으로 활동했는데 이렇게 큰 규모의 대회인지 몰랐고 경기 규칙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였어요. 아직도 처음 열렸던 레이스를 잊을 수가 없어요. 어리바리했거든요. 팀을 나가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였으니까.” 마음고생이 꽤 심했나 보다. “레이싱 모델 입장에선 소속 팀이 있는 게 좋은 기회이지만 저 때문에 일을 그르칠 수도 있잖아요. 믿고 뽑아주셨는데 사람들에게 ‘쟤는 좀 별로다’와 같은 이야기를 듣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정말 노력했어요. 2018년은 성장의 계기가 됐고 사람들에게 제가 누구인지 각인시키는 한 해였어요.” 내년 목표가 궁금하다. “올해는 레이싱 모델에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통역이에요. 모델 말고 전시 통역 일도 하는데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공부가 필요하다는 신호겠죠?” 외국어를 잘한다는 게 예사말이 아니었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거절했는데 내년에는 전문성을 갖춰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어쩌면 내년에는 남소라를 서킷뿐만 아니라 전시장에서도 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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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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