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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트렌드> 2019 올해의 차, 오늘 밤 주인공은 너야 너!

수많은 경쟁자 가운데 ‘올해의 차’는 단 하나. 그 하나를 위해 <모터트렌드> 편집부가 벌인 난상토론!

2019.01.07

 

금요일 오전 8시. 조슈아 나무가 심어진 현대·기아차의 캘리포니아 주행시험장에는 섭씨 19도의 봄날 같은 기온이 무색할 정도로 아침부터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모하비사막의 서쪽 가장자리에 있다고 해서 극한 환경을 피해갈 수는 없다는 걸 상기시켜주는 듯했다. 날씨 때문만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도 현장은 과열되기 시작했다. 18만제곱미터에 달하는 주행시험장(현대·기아차가 모든 테스트를 진행하는 곳이다) 한쪽 끝에는 일렬로 5개국 9개 자동차회사에서 온 36대의 모델이 서 있었다. 앞으로 4일 동안 11명의 심사위원은 36대 중 단 한 대, ‘2019 올해의 차’가 선정될 때까지 우승자를 가리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손들어 주세요 편집장 에드워드 로가 테스트 첫날 안전 규칙을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심사위원이 누군지 파악하고 있다.

 

‘올해의 차’ 심사위원 경험이 10년 이상인 기자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은 앞으로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잘 알고 있다. 넓디넓은 주행시험장에서 이틀 동안은 ‘올해의 차’를 선정하기보다 경쟁이 되지 않는 후보부터 순차적으로 제거해나가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그런데도 편집장인 에드워드 로는 심사위원들에게 모든 과정을 쭉 설명하며 ‘올해의 차’ 콘테스트는 비교 테스트로 진행되지 않는 것을 상기시켰다. 맞다. 모든 후보는 서로의 경쟁자가 아니라 우리가 정한 여섯 가지 기준에 따라 평가된다. 2차 테스트로 넘어가기 위해 필요한 점수에 부합하지 못하는 후보들은 모두 탈락하게 된다. 결승에는 단 여섯 대만 진출할 수 있다.

 

애걔, 요만큼이야? 크리스 월튼이 토요타 아발론의 거대한 그릴 중 얼마나 작은 영역에서 냉각된 공기가 나오는지 살피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데도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 지난 한 주 동안 <모터 트렌드>의 전문 테스터 킴 레이놀즈와 크리스 월튼은 모든 후보를 평소 테스트 방식대로 시험하느라 약 64킬로미터를 전속력으로 달리고, 5킬로미터 구간에서 제동력을 테스트하고, 432번이나 우회전을 거듭해 노면 접착력까지 테스트했다. 36대를 모두 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목요일 저녁엔 테스트 결과를 갖고 프레젠테이션도 열었는데 심사위원들에게 모든 후보에 대해 단기 교육을 진행했다. 각 차의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기본 가격, 옵션 그리고 경쟁 모델까지 가르쳐준 거다.

 

 

58번 도로 끝자락에 있는 현대기아 주행시험장은 우수한 후보와 낙오자를 분류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드넓은 시설을 온전히 우리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심의 교통정체나 제한속도(시험장 내 가장 바깥쪽 차선에만 시속 193킬로미터의 속도제한이 적용된다)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각 차의 운전대를 잡고 트랙을 달리는 틈틈이 심사위원들은 인테리어 또한 다방면으로 살펴봤다. 전반적인 조화와 마감 처리, 사용된 부자재와 승·하차감, 다리와 어깨, 머리의 공간 배치, 트렁크 용량, USB 포트 개수 그리고 인포테인먼트의 편리성까지 꼼꼼히 확인했다.

 

이건 말이지 심사위원들이 주행시험장에서 후보들을 살피며 설명하고 있다.

 

토요일 오전 8시. 우리는 초대 심사위원이자 다임러크라이슬러에서 디자인과 제품 개발을 담당한 톰 게일이 진행하고, 또 다른 초대 심사위원이자 크라이슬러 미니밴과 2005 포드 GT를 설계한 크리스 테오도르가 해설하는 1시간짜리 디자인 리뷰 세션에 참석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말하자면 미국에서 누구보다 자동차에 대해 잘 아는 두 남자로부터 듣는 전문가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도 역시나 지난 1년 동안 출시된 후보들은, 아예 새로 출시되었든 이전 모델이 업그레이드되었든 미국 자동차 시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유일하게 출시된 V8 엔진 모델은 포드 머스탱 GT 하나다. 후보의 4분의 1은 어떤 형태로든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을 품고 있다. 미래는 이미 우리의 현실이 됐다. 그렇다고 진부하다는 건 아니다.

 

어디가 아팠니? 크리스 월튼이 메르세데스 벤츠의 직렬 6기통 엔진이 되살아난 것에 감사하고 있다.

 

48볼트 전기시스템으로 전기 터보차저에 전력을 제공하는 메르세데스 AMG CLS 53의 3.0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29마력을 뿜어내는데, 이건 심지어 엔진과 변속기에서 뿜어내는 단기 부스트가 추가하는 21마력을 제외한 파워다. 볼보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S60 T8 폴스타는 전기모터와 터보차저, 슈퍼차저가 힘을 합해 총 420마력을 낸다.

 

누워도 충분해 포드 트랜짓 커넥트의 2~3열 시트를 어렵게 접은 후 에드워드 로가 낮잠을 청하고 있다.

 

토요일 오후 4시.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주행시험장 안 사무실에서 <모터 트렌드>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포르쉐 레이싱카 축제 ‘렌스포트 리유니언(Rennsport Reunion)’이 중계되는 동안 심사위원들은 마지막으로 남은 테스트 주행을 끝마쳤다. 생중계 화면은 편집장 로가 본격적으로 회의의 시작을 알리면서 꺼졌다. 첫 번째 결정을 내릴 때가 왔다. 심사위원들은 모두 파이널 라운드로 진출할 후보를 지목해야 한다. 은유적 표현을 가미하자면, 그는 혼다 클래리티를 첫 번째 파이널리스트로 지명함으로써 회의실에 수류탄 하나를 던졌다.

 

이 디자인 어쩔 이해하기 어려운 디테일과 독특한 비율의 혼다 클래리티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앵글이다.

 

처음부터 클래리티에 대한 의견은 극과 극이었다. 어떤 이들은 순수하게 전기로만 75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PHEV만으로도 기술적으로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들은 공기역학성을 고려해 디자인한 차체가 딱히 공기역학에 효과적이라고 하긴 어렵다고 맞섰다. 겉모습 대부분이 오롯이 기능을 위해 설계됐는데도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거다. 클래리티에 대한 논쟁으로 그날 오후 내내 열띤 토론이 이어졌고, 결국 겉모습과 쉐보레 볼트를 뛰어넘지 못하는 전기모드 주행구간의 한계에 부딪혀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반대로 어떤 모델은 논쟁의 여지 없이 짧고 간결하게 의견이 취합됐다. 편집장이 못생긴 디자인과 형편없는 설계의 포드 트랜짓 커넥트가 합격인지 탈락인지 물어보자 회의실에 있던 모든 심사위원이 한목소리로 “탈락!”이라고 외쳤다. “최악의 미니밴이에요.” 테오도르가 말했다. “당신이 미니밴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그래?” 조니 리버먼이 받아쳤다.

 

 

1차 심사에 합격하지 못했다고 그 차가 마냥 나쁜 건 아니다. 대부분은 심사기준에 부합할 정도의 점수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탈락한 것이다. 하지만 현대·기아 주행시험장에서는 항상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결승에 진출할 거라 예상했지만 그러지 못한 후보 가운데는 메르세데스 CLS 쌍둥이가 포함된다. 활기차지 못한 섀시와 차체 울림이 심사위원들에게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줬기 때문이다. 더 거친 엔진과 시끄러운 서스펜션, 악화된 차체 완성도와 정신 사나운 터치패드 인터페이스를 얹고 돌아온 렉서스 LS는 30여 년 전 렉서스란 브랜드를 있게 한 그 당시 모델보다도 못한 수준이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만장일치로 탈락이 확정된 와중에도 한 심사위원이 이렇게 말해 LS를 두 번 죽였다. “그래도 이건 못생기기라도 했잖아요.”

 

그 후로도 여섯 대의 후보만 남을 때까지 탈락을 위한 논쟁은 계속됐고, 때론 토론이 과격해지기도 했다. 일요일 오전 8시. 심사위원들은 43킬로미터의 코스를 반복해 달리기 위해 테하차피에 있는 콘퍼런스 룸을 줄지어 나갔다. 햇빛은 쨍쨍했지만 해발 4000미터의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다는 걸 알려주기라도 하듯 공기는 꽤나 상쾌했다. 이젠 본격적으로 ‘올해의 차’ 심사가 까다로워지는 단계로, 주행시험장에서 기준을 충족해 허들을 넘은 후보들을 현미경으로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한다. 후보가 여섯 대로 줄어든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아우디 A6와 A7, 제네시스 G70, 혼다 인사이트, 현대 벨로스터 그리고 볼보 S60와 V60가 결승 진출자들로, 차는 총 9대가 남았다. 어떤 때에는 같은 모델이라도 가장 기본부터 고급 트림까지 다양한 트림을 겪어봐야 충분히 그 차의 진가를 평가할 수 있다.

 

 

우리는 주행시험장에서 벨로스터 해치백의 네 개 모델 중 두 대를 가져왔는데, 하나는 2.0리터 자연흡기 엔진에 자동변속기를 얹었으며 다른 하나는 1.6리터 터보 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를 맞물렸다. 눈치챘겠지만 우린 N 퍼포먼스 모델은 데려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팬심’을 잃은 건 아니다. 벨로스터 N 퍼포먼스 모델은 아주 훌륭한 고성능 해치백으로 혼다 시빅 타입 R만큼이나 뛰어나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알아내려는 건 주력으로 팔리는 벨로스터가 우리의 심사 기준에 얼마나 부합하는가다.

 

진격의 볼보 새로운 볼보 모델들이 경쟁자를 멀리 날려버릴 각오로 토르의 해머를 쥐고 등장했다.

 

우린 직렬 4기통 2.0리터 엔진에 수동변속기를 얹은 제네시스 G70 또한 남겨두고 왔다. 총괄 에디터 마크 렉틴은 훨씬 더 많이 판매될 자동변속기 모델을 선호한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하지만 G70의 다양한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370마력의 V6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뒷바퀴굴림 모델 3.3T는 챙겨왔다. 결승 후보 중 두 대가 볼보에서 나왔는데 터보차저와 슈퍼차저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20마력을 내는 네바퀴굴림 세단 S60 T6 R 디자인과 볼보의 전형적인 2.0리터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을 얹은 앞바퀴굴림 왜건 V60 T5 모멘텀이 그 주인공이다. 우리는 테하차피의 거대한 텀블위드를 피하고, 도로를 가로지르는 기찻길과 낡은 도로를 달리며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를 이어갔다.

 

거칠 것이 없어라 이곳에서 핸들링을 테스트한다는 건 길을 벗어나도 차를 칠 어떤 위험 요소도 없다는 뜻이다.

 

월요일 오후 1시. 이제 논쟁과 토론을 거쳐 <모터 트렌드>가 선정하는 ‘2019 올해의 차’를 결정할 때가 왔다. 기계적으로 동일한 데다 모두 폭스바겐 그룹의 MLB 에보 플랫폼을 두른 아우디 A6와 A7을 같은 차종 안의 다른 트림으로 고려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말이 많았다. 하지만 겉모습에선 그 어떤 것도 같지 않기에 각각 다른 후보로 심사를 받게 됐다. 하지만 볼보의 후보들은 그렇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하나로 평가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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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모터트렌드>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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