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올해의 차’에 제네시스 G70의 의미

제네시스 G70가 미국 <모터 트렌드> ‘올해의 차’에 뽑혔다. 어려서부터 국산 자동차의 발전 과정을 지켜본 나에게 G70의 수상 소식은 감회가 새롭다

2019.01.11

 

1960년대, 자동차를 좋아하는 중학생을 만족할 차는 많지 않았다. 망치로 두드려 만든 시발택시는 보디가 거칠고, 두세 가지 국산 승용차는 심심한 4도어 세단뿐이었다. 수입차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자동차 정보는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헌 잡지를 사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모터 트렌드>도 그중 하나였다.

 

그래도 현대, 신진, 기아, 대우 등 경쟁관계를 이루는 국산차끼리 긴장감을 연출하기도 했다. 외국 자동차를 들여다 조립하던 시절, 이왕이면 베스트셀러를 수입한 덕분에 나름 괜찮은 차를 대할 수 있었다. 토요타 코로나, 포드 코티나, 오펠 레코드 같은 차들은 모두 자기 나라에서 베스트셀러 모델이었다.

 

1975년, 현대 포니가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 모델로 나왔을 때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꽁무니 없는 차’라고 했지만, 주지아로를 알고 좋아했던 나는 꿈이 현실이 된 듯 기뻤다. 현대차가 포니를 고급형으로 만든다고 이상한 치장을 하면 혼자서 흥분도 했다. 현대차에 근무하는 분들도 유럽 디자인을 이해 못 하는 것 같았다. 그땐 정말 모르는 게 많았다.

 

1980년 즈음엔 포니 II가 캐나다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외국 잡지의 한구석에서 조그만 포니 광고를 보았는데, 그 희열은 대단했다. 그건 애국심일지도 몰랐다. 그동안 먼 나라 얘기로 가득한 자동차 잡지에 내가 타는 차가 광고로 나왔다. 포니는 이탤리언 디자인, 일본 엔지니어링 그리고 한국적인 가격을 내세웠다. 이후 간간이 보이는 한국차 광고는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었다.

 

1985년 즈음엔 현대 엑셀이 미국으로 수출됐다. 미국 잡지에 광고 크기도 커지고, 마주하는 기회도 많아졌다. 그러다 품질 문제로 한동안 어려운 시간도 보냈다. 다행히 엑셀보다 못한 ‘유고’라는 차가 있어 최악의 자리는 피할 수 있었다.

 

이제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국산차를 많이 대하고, 광고도 많이 접하면서 무심하게 됐다. 외국 잡지에 국산차 리뷰하는 기사도 종종 나오지만 그런가 보다 한다. 20년 전만 해도 국산차는 외국 자동차 전문지에서 조롱의 대상이었다. 국산차는 비교 시승에서 항상 꼴찌였다. 또 나라마다, 잡지마다 성향에 따라 편파적인 기사가 많았다. 그런데 미국 잡지는 비교적 공평한 잣대로 차를 바라본다. 수입차, 국산차의 구분 없이 소비자에게 이로운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편들기보다는 독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자동차 전문지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20여 년 전 국산차가 처음 칭찬받은 것이 현대 티뷰론 디자인이었다. 싼타페 1세대 디자인도 평이 좋았다. 언제부터인가 미국 J.D.파워와 같은 기관에서 국산차의 품질이 괜찮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엔 국산차에 대한 평가가 비교적 좋은 편이다.

 

<모터 트렌드>의 ‘올해의 차’는 미국에서도 가장 오래된 만큼 권위 있는 행사이다. 오랜 시간 자동차를 공정한 잣대로 평가하고, 그 신뢰가 쌓여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일개 자동차 잡지의 행사가 아니라 미국을 대표하는 상으로 볼 만하다. 그런데 국산차가 거기서 1등을 했단다. 오랜 세월 국산차의 여정을 지켜본 나로선 눈물이 날 지경이다. 정말 이런 일이 내 살아생전에 일어날 줄 몰랐다. 어릴 적 명동 골목에서 산 <모터 트렌드>의 톱기사 ‘올해의 차’에 대한민국 자동차가 올랐다.

 

올해도 경쟁에 참여한 36대 모두가 쟁쟁했다. 그런데 제네시스 G70가 렉서스 ES보다, 아우디 A7보다, 볼보 S60보다 디자인, 엔지니어링, 안전, 가치, 성능에서 낫다고 한다. 토요타, 혼다, 닛산, GM도 못 한 BMW 3시리즈 대항마를 만들었다고 칭찬받는다. G70가 세상에서 최고라 한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제네시스 G70가 <모터 트렌드> ‘올해의 차’에 오르도록 노력한 모든 관계자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오랜 시간을 달려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국산차라는 이유로, 제 눈에 눈물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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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규철PHOTO : 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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