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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 상승의 유혹, 메르세데스 벤츠 CLS 400 D 4매틱 AMG 라인

신형 CLS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고급화’다. 이제 매끈한 디자인은 감성 품질을 높이는 장치에 불과하다

2019.01.11

 

신형 CLS의 국내 판매가 시작됐다. 약 1년 전 LA 오토쇼에서 데뷔한 그 3세대다. 개인적으로 이번 CLS는 애타게 기다리던 모델 중 하나다. 라인업의 미묘한 변화 속에 성격을 어떻게 바꿨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4도어 쿠페라는 이름으로 세단 시장에 새바람을 불어넣었던 주인공으로서, SUV가 득세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헤쳐나갈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기도 했다.

 

이번 CLS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새 얼굴이다. 수십 년간 이어오던 메르세데스의 전통을 깨고 라디에이터 그릴의 아랫변을 더 넓게 잡았다. AMG GT와 SL이 먼저 받아들인 변화이긴 하지만, 하나는 고성능 디비전의 독자 모델이고 나머지 하나는 부분변경을 통한 성형수술이라 크게 의식되지 않았다. 반면 CLS는 두 차보단 볼륨 모델에 가까운 데다 새 그릴에 어울리는 얄따란 헤드램프를 내려 단 후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 캐릭터 라인까지 낮췄다. 의미 없는 선이나 장식을 혐오하는 디자인 팀의 성향 때문에 날카로운 느낌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납작한 그린하우스나 프레임을 잘라낸 도어, 내려 붙인 사이드미러 등 ‘4도어 쿠페’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요소들은 그대로다.

 

 

실내는 E 클래스 쿠페의 최상위 트림과 거의 같다. 가죽을 씌운 대시보드나 제트엔진 모양의 발광 송풍구 등 메르세데스 중형 모델에 준비되는 온갖 호화스러운 마감과 장비를 빠짐없이 챙겼다. 시트에 몸을 포갰을 때 조금 생소한 기분이 드는 건 눈높이가 달라져서다. 낮은 루프와 벨트라인에 맞게 대시보드의 높이를 약간 조정한 듯한 느낌이다. 시야는 의외로 E 클래스보다 조금 더 쾌적하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밋밋하고 어눌해 보이는 뒤태에 대한 이야기야 디자인 취향에 따른 문제니 그렇다고 해도, 헤드램프 아랫면과 범퍼 사이의 커다란 단차는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봐도 메르세데스답지 않은 조립 품질이다. E 클래스처럼 운전대와 운전석 시트의 센터가 맞지 않는 것도 불만이다. 모듈형 플랫폼의 도입과 컴포넌트의 적극적인 공유 때문에 생긴 업계의 공통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돈을 더 써서라도 해결해야 한다.

 

 

실내의 가장 큰 변화는 3명을 위한 뒷좌석이다(이제 CLS는 4인승이 아닌 5인승이다). 시트는 여전히 좌우가 분리된 형상이지만 가운데에 앉을 공간이 생겼으며(물론 안전벨트도 달았다), 신기하게도 키 175센티미터의 성인이 앉아도 꽤 편안하다. 게다가 모든 좌석의 머리 위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등받이는 40:20:40의 비율로 나눠 접을 수 있으며 트렁크(520리터)도 널찍하다.

 

CLS는 현재 400 d 4매틱만 수입된다. 옵션에 따라 트림만 두 가지로 나뉠 뿐이다. 시승차는 안팎을 조금 더 스포티하게 꾸민 AMG 라인이다. 

 

메르세데스의 신형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은 새 환경기준을 완벽하게 준수한다. 2스테이지 터보, 캠트로닉, 고압·저압 EGR 등 각종 첨단 기술 대부분을 넣어 효율과 성능 모두를 만족시킨다.

 

엔진은 신형 직렬 6기통 3.0리터 디젤 바이터보(OM656)다. 특징은 알루미늄 블록에 강철 피스톤을 사용해 성능과 효율을 모두 높였다는 것. 연소실 온도 상승에 따른 팽창 비율이 달라 둘 사이의 간극(클리어런스)이 상대적으로 넓어 마찰이 40~50퍼센트 적다. 강철은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높은 데다 열전도율이 낮아 연소효율 증대에도 기여한다.

 

물론 이 엔진은 실주행 측정(RDE)이 포함된 새 환경기준(WLTP)을 완벽하게 준수한다. 촉매를 엔진에 가까이 붙여둔 데다, 가변 캠샤프트(캠트로닉, 배기 시스템 가열을 돕는다) 덕분에 냉간 시에도 별도의 열관리가 필요 없다. 아울러 EGR도 고압과 저압 모두를 사용한다. 참고로 이 엔진은 2017년 8월 부분변경 S 클래스와 함께 데뷔했다. 2015년의 디젤 게이트 여파에도 개발을 밀어붙인 데에는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을 거다.

 

바이터보 시스템은 보그워너가 설계했다. 크기가 다른 터보차저 2개를 엮어 출력과 토크밴드 모두를 잡은 2 스테이지 방식인데, 기존의 시퀀셜 방식과는 1차 터보차저의 흡기 라인이 조금 다르다. 2차 터보차저의 흡기 쪽에 연결해 지체 현상을 더 줄였다. 참고로 최고출력(340마력)은 3400rpm에서, 최대토크(71.4kg·m)는 1200rpm에서 나온다.

 

엔진 반응은 아주 부드럽다. 회전 상승이 빠르고 진동이나 소음도 거의 느낄 수 없다. 물론 가뿐한 움직임에는 9단 자동변속기도 한몫한다. 촘촘하게 맞물린 기어가 엔진이 항상 최적의 회전수를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S 400 d에서도 느꼈지만, 2 스테이지 터보 시스템과 9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전기모터를 붙인 6기통 엔진만큼 활기차다.

 

 

회전한계는 5200rpm이지만 변속 타이밍은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바뀐다. 급가속이라고 판단하면 4500rpm에서, 회전수 유지가 목적이라고 판단하면 레드라인까지 기어를 물고 늘어진다. 가속 감각은 짐작보다 훨씬 더 화끈하다. V6 AMG 모델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실제 가속 역시 빠른 편.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을 5.0초 만에 마친다. AMG E 43 4매틱에 비해 겨우 0.4초 느린 기록이다.

 

CLS와 E 클래스의 눈에 띄게 다른 점이 겉모습이라면, 보이지 않는 가장 큰 차이는 주행 질감이다. CLS는 어떤 E 클래스보다도 매끈하게 반응한다. 4매틱, 에어매틱 등 구성이 비슷한 E 400(심지어 가솔린인)과도 차원이 다르다. 서스펜션은 주행 모드에 따라 조금씩 조여지며, 컴포트라고 불쾌하게 늘어지거나 스포츠 플러스라고 불필요하게 단단해지지 않는다. 물론 71.4kg·m의 토크를 마음 편히 휘두를 수 있을 만큼 끈질기고 견고하기도 하다.

 

 

과거 CLS는 디자인으로 모든 걸 무마하던 차였다. 비싼 가격까지 납득시킬 정도로 설득력도 높았다. 하지만 메르세데스가 이번 CLS에 부여한 키워드는 ‘고급화’다. 고급 장비나 마감은 물론 디자인까지 감성 품질을 끌어올리는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 주행 질감과 승차감을 고급스럽게 다듬은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다. ‘4도어 쿠페’라는, 디자인 위주의 전략이 빛이 바랠 대로 바랬으니 합당한 변화다. SUV에 거부감이 있지만 그저 그런 세단도 싫은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필요도 있었을 테고.

 

메르세데스가 CLS에서 힘을 살짝 빼고 실용성(5인승)을 더한 후, AMG GT 4도어라는 고성능 전용 모델을 준비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고급 중형 승용차’라는 시장을 공략할 세분화 전략인 셈이다. 물론 이건 메르세데스가 그리는 장밋빛 청사진이다. 고객 반응이 어떨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그리고 한국은 전 세계에서 CLS가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나라다.

 

 

MERCEDES-BENZ
CLS 400 D 4MATIC AMG LINE

기본 가격1억750만원레이아웃앞 엔진, AWD, 5인승, 4도어 세단엔진직렬 6기통 3.0ℓ DOHC 바이터보 디젤, 340마력, 71.4kg·m변속기9단 자동공차중량2010kg휠베이스2940mm길이×너비×높이4990×1890×1430mm복합연비12.5km/ℓCO₂ 배출량153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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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류민PHOTO :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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