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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이 낳은 영광, B&W in BMW

B&W의 효과는 분명하다. 이전보다 확실히 맑고 힘차다. 하지만 차에 대한 철학까지 바꾸진 않았다. BMW다운 결정이다

2019.01.24

BMW M5는 5가지의 사운드 프로파일을 제공한다. 라운지는 중심이 뒤쪽으로 이동하고, 온 스테이지는 적당한 잔향으로 귀의 피로도를 낮춘다

 

“그 일정에는 M5밖에 없네요.” BMW 홍보 담당자에게 B&W(Bowers&Wilkins) 옵션이 들어간 시승차를 요청했더니 이렇게 답했다. 애초 난 6시리즈 GT나 7시리즈를 원했다. BMW가 B&O에서 B&W로 파트너를 바꿨다는 건 음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였을 테고, 그 성과를 확인하려면 조금이라도 넓고 밀폐감이 높은 차가 좋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난 잠시 고민하다 그냥 M5로 진행하기로 했다. 고성능 버전이라도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세단 중 하나인 5시리즈의 최상위 트림이니 부족할 게 없을 것 같았다.

 

M5의 B&W는 시트 아래의 서브우퍼를 포함한 16개의 스피커와 10채널 1400와트 D 클래스 앰프로 구성된다. 센터 스피커는 트위터와 미드레인지를 엮은 구성인데, 볼보나 맥라렌의 B&W처럼 트위터를 시트 쪽으로 세워 달지 않고 윈드실드에 음을 반사하게 설계했다. 플로팅 타입의 모니터에 가려지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i드라이브는 6세대다. 메인 메뉴가 6개의 타일 형식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으며 모니터는 터치를 지원한다. 블루투스는 연결이 굉장히 빠르고 애플 카플레이 작동(블루투스 연결만으로 모든 기능이 아주 매끄럽게 작동한다)도 일관성이 뛰어나다.

 

 

개인적으로 M5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CD 유닛이었다. 동급 경쟁자에게선 이젠 찾아볼 수 없는 장비다. 사실 BMW는 굉장히 보수적인 집단이다. 새 방식이 완전히 자리 잡기 전까지는 기존 방식을 버리지 않는다. 특히 기술에 있어서 이런 성향이 더 심하다. 신형 M5의 네바퀴굴림 시스템에 뒷바퀴굴림 모드를 만들어둔 것도 이런 고집 때문이다. 성능보단 운전자의 감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앨범은 퀸의 연대기(정확히는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OST를 준비했다.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 48일이 지난 지금도 각종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있다. 800만에 육박하는 관객 수로 역대 최고의 음악영화 자리를 꿰찼다. 전자기타로 연주한 20세기 폭스사의 팡파르(사운드 로고)를 시작으로 이게 끝이 아님을 암시하는(엔딩 크레딧에서 나온다)

 

‘The Show Must Go On’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게 없어 다른 앨범은 준비하지 않았다. 영화는 비록 고증 부족이나 지나친 각색 때문에 비난을 조금 받고 있는 듯하지만, OST는 구성에 빈틈이 없다. 특히 스튜디오 녹음분과 공연 실황분을 적절하게 섞어둔 것이 마음에 든다. 주제곡이나 다름없는 ‘Bohemian Rhapsody’는 두 버전 모두 실었다. 영화 속 사운드를 입힌 ‘We Will Rock You’나 리마스터 버전의 ‘Under Pressure’ 같은 곡이 있어 소장 가치도 높다.

 

 

M5의 B&W는 생생한 사운드로 극장에서 느낀 <보헤미안 랩소디>의 감동을 다시 끄집어냈다. ‘Bohemian Rhapsody’를 들을 땐 자신의 음악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던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이 떠올라 소름이 돋았다. 오디오 공급사를 바꾼 효과는 분명했다. 하만 카돈은 물론 이전의 고급 옵션 오디오였던 B&O에선 느낄 수 없던 해상도와 파워가 있다.

 

하지만 동급 경쟁자의 시스템을 압도할 만큼은 아니다. 볼륨을 최대치에 가깝게 키우면 스피커의 한계를 넘어가며 노이즈가 섞인다. 재미있는 건 블루투스나 AUX같이 실시간으로 출력해야 하는 소스를 사용할 때 이런 증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CD를 들을 땐 노이즈가 거의 없다. CD 로딩 속도가 이상하리만치 느린 걸 보면 미리 음원을 읽은 후 스피커 한계를 넘어가지 않게 출력값을 조절하는 듯하다. 물론 노이즈가 없는 대신 곡은 다소 평탄해진다. 참고로 이퀄라이저를 1kHz를 중심으로 V자로 조정하면 훨씬 듣기 편해진다.

 

사실 이는 모든 음역대를 고르게 내려다가 생긴 증상이다. 특히 M5의 시스템은 중저역에서 중고역까지를 쥐어짜고 있다. 방음재 추가 및 확대 적용 등 청취 환경을 개선했다면 굳이 이럴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BMW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고성능 버전에 대한 철학 때문에 그러지 않았을 뿐이다. 고성능 버전이 베이스 모델의 최상위 트림 역할을 하는 세상이 됐지만, 무게를 늘려 정체성을 버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지극히 BMW다운 결정이다. BMW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게 바로 이런 고집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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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류민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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