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모든 면에서의 놀라운 성취, 맥라렌 스피드테일

멕라렌 스피드테일이 2045년 페블비치에 전시될 수 있을까? 일단은 긍정적이다. 기대해보자

2019.02.14

 

맥라렌 스피드테일은 정말 놀라운 성취다. 이 차는 아마도 시카고에서 보너빌까지 직접 운전해 간 다음, 보너빌 소금평원 위를 달려 시속 200마일(약 322km) 클럽에 가입한 뒤, 바로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진정 호사스러운 차다. 그것도 똑같은 피렐리 타이어를 끼우고, 심지어 동일한 튜닝 상태를 유지한 채로 말이다. 그건 단순히 인상적인 수준이 아니다. 거의 기적이며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

 

물론, 지금 말한 모험을 실행할 수는 없다. 스피드테일의 합리적이지만 독특한 3인승 구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이 차를 전시 목적 이외에 다른 용도로 판매할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맥라렌이 2020년부터 106대만 한정 생산할 예정인 스피드테일 중 이미 많은 수를 확보했다. 인간과 동물, 물고기의 형태학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디자인의 스피드테일은 뇌리에 콕 박힐 만큼 볼거리가 많은 차다.

 

 

동시에 스피드테일에는 최첨단 기술이 잔뜩 스며들었다. 대표적인 부분이 복잡한 내부 공기 통로다. 다양한 방향으로 차 표면 위를 흐르는 공기가 차체 안으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도록 설계됐다. 가장 똑똑한 공기역학 기술 중 하나는 앞바퀴 덮개다. 이로 인해 공기가 측면으로 배출되지 못한다. 대신 여기 모여든 공기는 곧바로 차체 안쪽으로 흘러 들어간다. 아무튼 어느 날 갑자기 스피드테일을 살 수 있는 돈이 생긴다면, 뒷바퀴에 평범하고 얇으면서 바퀴와 함께 회전하는 디스크를 붙이고 싶다. 앞바퀴 같은 배출구는 필요 없다. 그저 유선형의 덮개면 된다.

 

모든 구성 요소의 균형이 잘 잡히고 충분히 융화됐다면, 바꾸고 싶은 부분은 이 정도가 유일하다. 맥라렌은 스피드테일의 공기저항계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피드테일의 최고속도로 예상되는 시속 402km에 이르기 위해서는 공기저항계수가 반드시 낮아야만 한다. 최고속도 달성을 위한 핵심은 확장된 차체 뒤쪽에 있다. 물론 여기엔 기다란 리어 오버행도 포함된다. 46년 전, 풍동시험장에서 아주 작은 도심용 차를 연구한 적이 있다. 한 실험에서 3353mm짜리 차체에 점점 매끈하게 가늘어지는 1829mm짜리 꼬리를 덧붙였더니 공기저항계수가 약 0.16으로 나타났다. 떼어내면 계수가 상승했다. 차를 원래 길이로 되돌리면서 잘 다듬었더니 소형차로서는 이례적인 0.203까지 낮출 수 있었다. 차체 길이는 심미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정말 중요하다.

 

 

뒷모습

1 매우 긴밀하게 부착돼 있어 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은 이 부분은 왼쪽 보조날개다. 와류를 방지한다. 앞쪽 끝으로 절개선이 보인다. 서로 대칭을 이루는 양쪽 보조날개는 모두 바깥쪽 코너 부근에서만 와류를 허락한다.
2 문 뒤쪽, 둥글게 부풀어 오른 지붕의 아래쪽 문틀 라인에서부터 솟아오르는 양쪽의 오목한 표면은 극적인 골을 이뤘다.
지붕 뒤쪽과 동일한 높이로 떨어지는 흡기구를 통해 공기가 엔진으로 유입된다. 그리고 위아래로 기다랗게 뻗은 우아한 보조제동등이 이 흡기구를 양쪽으로 쓱 갈라놓았다.
스피드테일에서 가장 길게 이어진 선으로, 이 곡선이 전체 외형의 윤곽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진짜 빗방울 모양보다 문짝 창이 좀 더 수직으로 세워질 수 있었던 건 둥근 지붕 상단이 살짝 평평해진 덕분이다.
차체 옆면, 문짝 바로 뒤에 위치한 메인 라디에이터로 공기가 흘러 들어간다.
앞유리 하단부에 낸 작은 틈은 들이닥치는 기류로부터 윈도브러시와 기계장치를 보호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훌륭하다.
앞쪽 펜더는 뒤쪽으로 견고한 형태를 띤다. 반면 앞쪽으로는 부드럽고 평평하며 넓은 모습이다.
9 뒤쪽을 보여주는 카메라가 문짝 앞쪽에 들어갔다. 시동을 걸면 튀어나온다. 서스펜션이 차체를 36mm 낮추는 벨로시티(Velocity) 모드에서는 다시 안쪽으로 들어간다.
10 앞쪽 라디에이터를 통해 들어오는 낮은 온도의 공기가 문짝 하단 배출구를 통해 빠져나온다.
11 휠베이스 중간 부분 안쪽을 강하게 꼬집어 주름 잡은 듯한 수평선이 앞, 뒤 휠아치 사이 전체로 이어진다.
12 훌륭하게 표면을 처리한 부분으로, 이 뚜렷한 선은 뒤쪽 휠아치에 다다르기 직전 표면 속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시각적으로는 사라지지 않고 차체 측면의 공기배출구로 이어진 듯 보인다.
13 승차 공간 뒤에는 아주 뜨거운 공기가 엄청나게 들어찬다. 이 공기 대부분은 뒤쪽으로 배출되며, 이 높다란 지느러미 같은 패널은 와류를 줄이기 위해 약간 안쪽으로 틀었다.
14 차체 뒤쪽 바닥에 들어간 탄소섬유 디퓨저는 안정적인 고속주행과 제동에 필요한 수준으로 다운포스를 조절해낸다.
15 이번만큼은 슈퍼카에게도 그럴듯한 곳에 번호판이 자리했다. 고맙게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옆모습

앞머리 가운데서부터 이어져 바깥쪽과 위쪽으로 흐르는 차체 표면은 근육질의 앞쪽 펜더 형태를 완성하기 위해 바싹 접혔다.
2 앞쪽 하단 날개의 끝부분은 윤곽이 확연한 수평 절개선과 함께 모서리를 쓸어 넘긴다.
3 탄소섬유로 빚어낸 스플리터는 스피드테일 밑부분에 수평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4 문짝 아래를 따라 흐르는 굵은 캐릭터 라인과 앞쪽 공기배출구 사이에 있는 이 삼각형 모양의 작은 조형을 개인적으로 특별히 좋아한다. 너무 아름다운 형상으로 조각됐다.
5 팝업식 리어뷰 카메라 렌즈 커버는 차체의 전체적인 옆모습을 그대로 따라 한 모양새다. 또한 차체를 멋지게 훑고 지나는 리어 펜더의 곡선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앞모습

1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떨어지는 차체 뒷부분은 꼬리 위쪽 끝단에서 살짝 치켜진다. 굉장히 눈치채기 어렵다.
2 팝업식 리어뷰 카메라로부터 시작된 이 곡선은 매우 인상적인 형태로 차체를 훑고 지나간다. 고양잇과 동물, 혹은 인간의 늘씬한 근육질을 떠오르게 한다.
3 앞유리 윗부분은 전자식으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전기변색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햇빛가리개를 달았을 때의 어색함과 무게 상승에 대한 걱정을 한꺼번에 모두 덜어낼 수 있다.
4 여기 이 앞유리의 반원 형태 곡선은 란치아 스트라토스보다 훨씬 더 극적이다. 이 모든 것은 운전자가 실내 정중앙에 위치하는 스피드테일만의 독특한 레이아웃에서 비롯된다.
5 날렵한 헤드램프는 앞범퍼 가장자리의 파인 부분 안쪽에 파묻혀 있다. 범퍼 양쪽에 들어간 세로형의 가느다란 구멍은 570S의 것보다 더 작아 보인다.
6 맞다. 스피드테일의 트렁크 뚜껑이다.
7 약간 뾰족한 앞머리는 위에서 봤을 때 반원에 가까운 모습이다. 이상적인 형태보다 아주 조금 더 유체 동적저항을 발생시킬 뿐인 물방울 모양에서 가져온 형태다.
8 탄소섬유 스플리터를 요리조리 살펴보면, 범퍼 가장자리 흡기구 아래쪽 날개가 차체의 전체적인 곡선보다 약간 더 튀어나온 것을 알 수 있다.
9 브레이크를 냉각하기 위해 차체 하단 바깥쪽으로 향하는 공기가 이쪽에서 유입된다. 공기의 흐름을 그리로 유도하는 수직 스플리터 핀은 하부 스플리터와 연결된다. 도색은 차체 색상과 동일하다.
10 약간 측면에서 볼 때 그 실체가 드러나는, 이 아래로 기울어진 날개는 앞바퀴에 고정된 덮개 쪽으로 공기가 흐르도록 유도한다.
11 덮여 있는 앞바퀴와 덮이지 않은 멋진 21인치 10 스포크 단조 휠이 시각적인 충돌을 일으킨다. 뒷바퀴에 커버가 없어 다만 몇 그램이라도 줄일 수 있었다.
12 문짝 가운데 가장 얕은 부분에서부터 시작한 도색된 표면은 아래쪽으로 부풀어 오르며 뒷바퀴로 향한다.

 

 

실내

왼쪽 리어뷰 스크린은 운전자의 시야에 바로 들어온다.
2 매우 얇은 탄소섬유를 겹겹이 쌓아 만든 필름은 말할 것도 없고, 티타늄 박막 탄소섬유와 경량 가죽으로 만든 물결치는 패널의 디자인은 한가운데 있는 운전석을 강조한다. 또한 운전자의 시야가 끝없는 전방을 향하도록 한다. 너무 극적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3 계기반에 뜬 숫자는 아마도 시속 200km를 의미할 것이다. 스피드테일 최고속도의 절반에 불과한 숫자다.
4 뒤쪽을 보여주는 양쪽 화면은 후방을 모조리 다 보여준다. 역광 따위 없다.
5 운전자들은 지금도 도로 통행료를 내야 한다. 따라서 이처럼 작게 열리더라도 창은 필요하다. 물론 전자식으로 작동한다.
6 운전자용 시트는 보기 좋고 얇은 하나의 조형으로 이뤄졌다. 가죽은 운전자가 양쪽 어디든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가공했다. 그럼에도 격하게 운전할 때는 운전자의 몸을 확실히 잡아준다.
7 2개의 승객용 시트에 대한 첫인상은 딱딱하고 얇은 판자 같다. 하지만 매우 안락하리라 예상한다. 각 시트의 가격은 독자들의 승용차보다 훨씬 비쌀 것이다.
8 특수 제작된 경량 가죽이 바닥에 깔려 있다. 믿거나 말거나.
9 이 특별한 질감의 패널은 동승자의 발 받침대다.

 

 

엔진 커버

엔진 커버는 차가 정차했을 때 열이 방출되도록 타공 처리됐다. 스피드테일의 엔진 커버는 둥글게 부풀어 오른 지붕의 뒷면 가운데 위치한 길고 얇은 보조제동등과 흡기구를 모두 담아내도록 구성됐다. 지붕에 들어간 모든 투명한 유리는 전자식으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다. 물론, 앞유리와 창문 유리는 항상 투명하다.

 


 

 

인터뷰 롭 멜빌

맥라렌 오토모티브의 디자인 책임자 롭 멜빌과 대화를 나누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그는 자신의 일에 열성적이다. 특히 새로운 맥라렌을 창조하는 데 열심이지만, 디자인 철학 전반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불분명한 것과 불필요한 형용사를 빼고 과장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말한다. 그는 이제 마흔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이너들보다 젊지만, 지난 10년간 맥라렌에서 일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고 있다. 그와 그의 팀원들은 회사의 생산 계획에 따른 다양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 일을 빠르게 처리한다.

 

멜빌은 “차체에서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단순화하는 데 집중했어요. 외형뿐만 아니라 공기역학적으로도 그랬죠”라며 스피드테일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 조각으로 구성된 차체 뒷부분 표면에 대해 계속해서 강조했다. 이 한 조각에는 나는 ‘뒷전 날개’라 부르는, 맥라렌에서는 ‘보조날개’라 부르는, 오직 절개선으로만 식별할 수 있는 부분도 포함된다. 보조날개의 안쪽 표면은 차체의 커다란 표면으로 이어진다. 이 부분은 유연하게 처리됐다. 멜빌은 “보조날개는 자동으로 움직입니다. 제동 상황에서는 뒷바퀴를 누르는 역할도 하죠”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실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경량화라는 목표에 항상 압박을 받고 있단다. 심지어 가죽을 다룰 때도 면적당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더 멋져 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나는 사진 속 실내 전경에 대해 조금 차갑고 생기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자 멜빌은 색상의 풍부함과 모든 감각을 뛰어넘는 부분들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테면 실내 모든 곳이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을 가졌다는 것이다. “바닥을 포함해서 질 좋은 가죽이 실내에 가득 적용됐어요.” 멜빌의 말이다. 이런 실내 마감에 감사할 필요가 있다. 실내의 수많은 세부적인 부분들은 겹겹이 쌓은 탄소섬유 필름을 레이저로 잘라 만들었다. 필름 하나의 두께는 겨우 30마이크로미터(1000분의 1mm)다.

 

나는 먼 미래의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특별한 스피드테일을 공개하고 싶다는 멜빌의 솔직한 희망을 듣고 즐거웠다. 그는 “미래의 콩쿠르를 염두에 두고 스피드테일을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스피드테일은 2045년 파티에 초대될 자격이 충분하다. ‘베스트 오브 쇼’의 가장 유력한 주인공이라는 상상 역시 능히 할 수 있다. 멜빌의 희망은 틀림없이 실현될 것이다.

글_Robert Cumberford

 


 

 

GM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할리 얼의 눈에 띄어 GM 디자인실에 입사했다. 하지만 1세대 콜벳 스타일링 등에 관여했던 그는 이내 GM을 떠났고 1960년대부터는 프리랜서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그의 디자인 영역은 레이싱카와 투어링카, 다수의 소형 항공기, 보트, 심지어 생태건축까지 아울렀다.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그의 강직하고 수준 높은 비평은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985년 <모터 트렌드> 자매지인 <오토모빌>의 자동차 디자인 담당 편집자로 초빙됐고 지금까지도 매달 <오토모빌> 지면을 통해 날카로운 카 디자인 비평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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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맥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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