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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들의 은밀한 수다

<모터트렌드> 에디터 세 명에게 카섹스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자동차밖에 모르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장난 아니다

2019.02.22

 

Q1 굳이 차에서? 왜?

바람돌이: 잘 생각해보면 스릴과 위험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 같은 것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카섹스도 마찬가지다. 들킬지 모른다는 조바심과 낯선 곳에서 은밀한 행위를 한다는 흥분이 뒤섞여 정신을 아득하게 만든다. ‘속전속결’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 모텔비를 아끼는 건 덤이다.

 

대물: 난 원래 모텔 가자는 말을 잘 못 한다.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게 괜히 부끄럽고 민망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는 쪽을 선호하다 보니 카섹스를 즐기게 됐다. 차 안에서 같이 음악을 듣거나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게 되고 카섹스로 이어지는 타입이랄까? 카섹스에 대한 환상? 묘미? 그런 건 잘 모르겠다.

 

해바라기: 차에서 하는 건 불편하다. 하지만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오래된 커플에겐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원래 사람은 색다른 것에 끌리는 법이니까. 누가 볼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빼놓을 수 없다. 같은 나쁜 짓(엄밀히 말하면 카섹스는 공연음란죄에 속한다)을 하더라도 걸릴 거 같을 때 심장이 더 빨리 뛰지 않는가? 이 스릴은 꽤 중독성이 짙다.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고 자신한다.

 

 

Q2 좋은 데 있으면 추천 좀….

바람돌이: 진부하겠지만 한강이 최고다. 예로부터 많은 연인이 찾았던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대신 5초만 검색하면 나오는 그런 곳 말고 ‘서울 마리나’ 주차장을 추천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한강 변 주차장 중 가장 어둡다. 주차 요금도 없다. 한 가지 단점은 주차장이 넓지 않아 눈치 싸움이 치열할 수 있다.

 

대물: 유명한 장소들이 있긴 하다. 나는 남산을 애용(?)했다. 지금은 갈 수 없지만, 예전에는 서울타워로 올라가는 그 길을 누구나 다닐 수 있었다. 산 중턱에 차를 세우면 서울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황홀할 만큼 아름답다. 멋진 야경 싫어하는 여자는 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밤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니 늦은 밤 그녀를 그리로 데려갈 구실로도 나쁘지 않았다. 요즘은 어디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카섹스한 게 벌써….

 

해바라기: 사실 잘 모른다(얌전 빼는 게 아니라 진짜다). 하지만 남들 다 가는 곳보단 귀신 나올 것 같은 으스스한 곳이나 주위 누구에게 걸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북적거리는 곳도 괜찮다. 흥분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한강공원 대형차 주차장의 버스와 트럭들을 비집고 들어가 보라. 산책하는 사람들이 신경 쓰여 금방 미칠 지경(?)에 다다를 거다. 애써 소리를 내지 않으려는 모습이 생각보다 야하다.

 

 

Q3 이 차가 좋아

바람돌이: 경험에 비춰보면 넓은 차가 수월하다. 대형 SUV조차도 침대로 따지면 더블 사이즈가 조금 넘는 정도다. 중간중간 팔걸이나 기어레버같이 장애물도 많다. 그러니 괜히 좁은 차에서 낑낑거리다가 담 걸려 고생하지 말고 되도록 큰 차를 고르는 게 이롭다. 미리 2열과 3열을 평평하게 접어놓는 건 센스다.

 

대물: 의지만 있으면 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굳이 따진다면, 시트 등받이는 레버로 조절되는 게 좋다. 다이얼 방식은 돌리다 무드 다 깨진다. 그리고 뒷좌석에서 하면 좀 작은 차여도 나쁘지 않지만 앞좌석에서 할 거면 큰 차가 낫다. 벤츠처럼 기어레버가 없으면 더 좋고.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 생각한다.

 

해바라기: 당연한 이야기지만 차는 클수록 편하다. 하지만 난 작은 차가 좋다. 차에서 하는 건 불편한 게 포인트다. 편한 거 찾으려면 그냥 모텔 가라. 가능한 자세를 찾으면서 서로 몸을 이리저리 비트는 게 즐거움이다. 공간이 작으면 금세 둘의 체취로 가득 차는데, 이게 또 묘한 매력이 있다.

 

 

Q4 노하우가 있다면?

바람돌이: 연인이 야심한 시간에 어두컴컴한 곳에서 단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는 이미 야릇하다. 문제는 어떻게 물꼬를 트느냐는 거다. 난 선루프를 이용한다. 선루프를 통해 밤하늘을 본다는 핑계로 시트를 최대한 뒤로 젖힌다. 이때 직접 젖혀주는 게 포인트다. 그럼 저절로 몸이 포개질 수밖에 없다. 그때가 적기다. 아, 작은 쿠션이 있으면 좋다. 노파심에 말하는데 그 쿠션은 그녀의 허리 아래를 받쳐주는 데 쓰는 거다.

 

대물: 이런 것도 노하우라고 해야 하나? 앞좌석을 앞으로 밀고 뒷좌석에서 하는 걸 추천한다. 웬만한 체위를 다 즐길 수 있고 외부의 시선에서 가장 자유롭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바싹 마른 천도 하나 있으면 편리하다. 거사를 치르고 나면 모든 창에 김이 잔뜩 어리는데 그게 생각보다 두꺼워서 히터로만 가시려면 꽤 오래 걸린다. 그리고 겨울에 열선을 세게 틀면 연약한 그녀의 피부가 데이기 쉽다. 제일 약하게 틀거나 체온으로 데우는 게 안전하다.

 

해바라기: 물티슈 같은 준비물을 너무 노골적으로 챙겨두진 말 것. 선수처럼 보인다. 다만 그 상황과 어울릴 법한 음악은 항상 준비하는 게 좋다. 너무 적막하면 이런저런 민망한 소리가 더 도드라질 테니 상대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말이다. 어느 에디터의 말에 따르면 시가렛 애프터 섹스의 ‘K’라는 노래가 BGM으로 좋단다. 노래 가사가 그렇게 야하다던데 들어본 적은 없다.

 

 

Q5 에피소드는? 걸린 적은 없나?

바람돌이: 증명할 길은 전혀 없지만 난 처음부터 잘했다. 걸린 적도 없다. 에피소드를 굳이 꼽자면 대낮에 여자친구와 손장난을 주고받은 것? 장거리 운전 중 내가 졸린 기색을 보이자 여자친구가 장난으로 시작했다. 나도 당하고만 있을 순 없어 한 손으론 운전을, 다른 한 손으론 열심히 그녀를 공략했다. 결국 일이 커져 가까운 졸음쉼터에서 차를 세웠다. 세워놓고 뭐 했냐고? 설마 지금 그걸 진짜 몰라서 묻는 건 아니겠지?

 

대물: 카섹스 도중에 여자친구가 크게 화를 낸 적이 한 번 있었다. 뒷좌석에서 하고 있었는데 그날 따라 내가 흥분이 과했는지 움직임이 좀 격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시트에 몸을 뉘였던 그녀의 몸이 조금씩 문 쪽으로 움직여 결국엔 문에 머리가 닿았다. 머리를 계속 문에 쿵쿵 찧게 된 거다(콩콩 아니다. 쿵쿵이다). 점점 그녀의 신음이 커지고 있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녀가 좋아서 그런 줄만 알았다. 눈치가 없었다. 참다못한 그녀가 “야! 아프다고!”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곤 “너 또 차에서 하자고 하면 죽어!”라는 불호령을 내렸다. 그 후로 어떻게 됐냐고? 보다시피 난 아직 잘 살아 있다.

 

해바라기: 나는 딱히 에피소드가 없어 지인의 경험담을 옮긴다. 차를 지독히 아끼던 사람이었는데, 여자가 발로 룸미러를 걷어차 떨어졌단다. 대체 어쩌다가 룸미러를 발로 가격할 수 있는 자세가 됐는지는 모르겠다(알고 싶지도 않다). 남자는 부서진 룸미러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쌍욕이 튀어나왔고, 무드가 깨진 것은 물론 그날로 헤어졌다는 이야기다. 차를 아무리 사랑해도 이건 아니다. 추하다.

 *예민한 주제를 적나라하게 풀어놓도록 하기 위해 익명을 보장했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지켜주기 위함이니 부디 양해해주시길 바란다. 

 


 

주의사항
시트 얼룩 가죽 시트는 그나마 낫다. 직물 시트가 문제다. 한번 묻으면 지울 방법이 마땅치 않다. 냄새는 또 어떻고. 곧 죽어도 직물 시트에서 거사를 치르겠다면 얇은 담요라도 꼭 깔아야 한다.

 

블랙박스 요즘은 블랙박스 없는 차가 더 드물다. ‘00남’ 혹은 ‘XX녀’가 되어 동네방네 자랑할 생각이 아니라면 보는 눈, 아니 보는 카메라가 많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카셰어링으로 빌린 차에서 사랑을 나누는 경우엔 반드시 블랙박스 전원을 잠시 꺼두자.

 

타깃 범죄 흉흉한 세상이다. 어둡고 인적이 드문 곳은 카섹스뿐만 아니라 범죄가 일어나기도 쉽다는 걸 잊지 말자. 문을 잠그는 건 기본이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휴대폰은 항상 손이 닿는 거리에 두는 게 바람직하다. 뭐니 뭐니 해도 안전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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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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