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제4차 광고혁명

예전엔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렸다. 요즘은 다르다. 일부러 광고를 찾아본다. 그만큼 재미있다

2019.02.27

 

광고는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린다. 소비자의 눈과 귀를 끌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짧게는 15초 안에 승부를 봐야 하므로 직관적이고 함축적이다. 자동차 광고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하기 위해 차를 여러 대 쌓아 올린 볼보의 광고나 보닛 위에 유리잔을 올려두고 시동을 건 렉서스 광고는 아직도 사람들 머릿속에 남아 있다. 광고를 통해 자동차 브랜드 간 ‘디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BMW가 아우디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올해의 차에 선정된 걸 축하합니다-세계 최우수 자동차로 선정된 BMW”라며 선제공격을 날리자 아우디는 “세계 최우수 자동차에 선정된 걸 축하합니다-르망 24레이스 6회 우승자”라고 반격했다.

 

영화 같은 자동차 광고도 있다. 꽤 볼만하다. 온라인상에선 우스갯소리로 “광고 만들랬더니 영화를 만들어 왔네”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재규어는 ‘영국 악당(British Villain)’이라는 제목으로 2분짜리 영상을 공개한 적이 있다. “할리우드의 악역은 전부 영국 배우라는 걸 알고 있나?”라는 도발적인 멘트로 시작하는 영상은 차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는데도 차에 주목하게 만든다. BMW의 ‘The Escape’는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아예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재생 시간이 13분이 넘는다. 이쯤 되면 이걸 광고라고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주인공이 BMW를 타고 악당들로부터 탈출하는 단순한 내용이지만 세련된 촬영기법과 근사한 배경이 더해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예전보다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표현 방식도 매체에 맞춰 변화하고 있습니다. TV 광고에선 시간이 짧아 전달할 수 없었던 메시지도 온라인에선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죠.” 자동차 광고 기획자의 말이다. 특히 SNS 광고는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기 쉽고 공유하기를 통한 전파가 잘 이루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때론 그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현대자동차의 차선 유지기능 광고가 그 예다. 광고 속 주인공 남자는 다른 차를 운전하고 있는 여자에게 마음이 뺏겨 그녀를 쳐다보느라 자꾸 한눈을 팔지만 그럴 때마다 차선 유지기능이 작동해 사고를 모면한다. 위험천만한 내용도 문제지만 알고 보니 남자는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댓글은 ‘저질이다’, ‘언제 적 발상이냐?’와 같은 비난으로 가득했다.

 

모든 광고 안에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다. 모아놓고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예를 들어 K5, 말리부, SM6는 같은 중형 세단임에도 광고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다르다. K5는 비장한 분위기의 배경음악과 함께 모델도 없이 날카로운 이미지만 가득하다. 말리부는 운동성능에 초점을 맞췄는데 빠른 장면전환으로 영상에 속도감을 더했다. SM6는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강조했다. 헤드라이트, 시트, 대시보드 등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차의 디테일을 강조한다. 이렇듯 광고만 제대로 봐도 차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니 앞으론 자동차 광고가 나오면 유심히 지켜봐도 좋겠다. 브랜드가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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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셔터스톡,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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