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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 푸조 2008 SUV, 강하고 경쾌하다

아듀 MCP! 봉주르 EAT6! 엔진과 변속기를 바꾼 푸조 2008은 차급이 바뀐 듯 주행감이 세련돼졌다

2019.03.06

 

굳이 제주도까지 가야만 했다. 그것도 당일치기로. 푸조를 국내 공식 수입하는 한불모터스가 푸조 2008 시승행사를 하필이면 제주도에서 열었기 때문이었다. 마감이 가까운 시기라 잠시도 짬을 낼 틈이 없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가야지.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맞이한 2008의 달라진 걸음걸이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푸조는 이번 시승행사의 표어를 ‘ADIEU ETG6, BONJOUR EAT6’로 내걸었다. ETG6는 변속기다. 싱글클러치 타입 기어를 자동으로 변속하는 방식이다. 보통은 MCP라 불렀다. 직결감이 좋고 연비가 무척 뛰어났다. 하지만 변속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수동변속이 서툰 사람이 모는 수동변속기 차에 탄 기분이랄까?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렸다. ‘아듀 ETG6, 봉주르 EAT6’라는 표어에는 불호 쪽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2008이 드디어 평범해졌음을, 그것이 새로운 매력으로 전환됐음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담겨 있었다. 이만하면 MCP에 대한 국내 평판이 어땠는지 충분히 짐작 가고도 남겠다.

 

 

변속기만 바뀐 건 아니다. 엔진도 새롭다. 사실 부분변경이나 연식변경에 파워트레인까지 싹 다 바꾸는 일은 매우 드물다. 하지만 푸조는 과감하게 결단했다. 배기량은 작아졌다. 1.6ℓ에서 1.5ℓ로 더 작은 크기의 디젤 엔진이 들어갔다. 하지만 최고출력은 99마력에서 120마력으로, 최대토크는 25.9kg·m에서 30.6kg·m로 더 강력해졌다. 진정한 다운사이징이다. 다만 연비는 복합 기준 18km/ℓ에서 15.1km/ℓ로 낮아졌다. 출력이 높아진 탓도 있겠지만 연비 측정이 더욱 엄격해진 이유도 있다.

 

 

변속기가 달라졌다는 건 실내에서도 바로 알아볼 수 있다. 기어레버가 달라졌다. 종전에는 P단 없이 R, N, A만 있는 레버가 기다랗게 솟아 있었다. 수동변속 모드도 지원했다. MCP는 쉽게 설명해, 수동변속기를 자동으로 변속하는 방식이어서 당연하게도 P가 없다. 주차 시에는 N에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스텝게이트 타입에 P단까지 생겼다. 그 아래로 접지력을 최적화하는 그립 컨트롤 다이얼이 들어갔다.

 

 

시동을 거니 엔진이 카랑카랑하게 소리를 낸다. 변속기 레버를 D로 내렸다. MCP 변속기는 천천히 출발할 때 엔진이 꺼질락 말락 하며 차체가 파르르 떨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젠 더 이상 그런 반응 따위 없다. 마찰클러치의 직결감을 포기한 대신 토크컨버터의 부드러움을 더해 주행감이 한결 유려하고 세련되게 바뀌었다. 이미 308과 508 등을 통해 충분히 경험해본 EAT6 변속기인데 MCP와 비교하니 이렇게 다르고 새롭다. 참고로 새로운 파워트레인이 들어간 2008을 시승하기 직전 MCP와 99마력짜리 1.6ℓ 디젤 엔진 조합을 미리 시승했다. 이렇게 크게 비교된 건 아마도 그래서일 테다.

 

 

출력이 21마력, 토크가 4.7kg·m 강해진 엔진은 1353kg짜리 2008의 움직임을 훨씬 더 경쾌하게 만들었다. 기존에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이 11.3초였다. 신형의 공식 기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 10초 안으로 들어온 건 확실하다. 체감상으로도 그렇고 동일한 출력의 기존 모델 기록을 살펴봐도 그렇다. 부드러운 가속감에 힘까지 충만해지니 주행감은 더할 나위 없어졌다.

 

 

하지만 2008에게 국내 시장은 더 이상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바뀌었다. 저렴하고 준수한 품질의 국산 모델들이 소형 SUV 시장을 장악한 지 오래다. 더불어 같은 값이면 국산은 물론 수입 브랜드도 중형 세단까지 넘볼 수 있다. 2008은 험난해진 시장을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시원스레 헤쳐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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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한불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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