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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는 게 없다, 볼보 크로스컨트리(V60)

SUV와 세단의 장점을 두루 갖춘 데다 디자인까지 근사하다. 새로운 크로스컨트리(V60)는 마치 다재다능한 양손잡이 스위치 히터같다

2019.03.11

 

2017년 9월 국내에 출시된 XC60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계약 대수가 2500대를 넘었다. 지난해 국내 판매대수는 2659대로 전체 판매대수의 30%를 넘어섰다. 지난해 6월 국내에 출시된 XC40는 사전 계약 대수가 1000여 대에 달했다. 볼보 코리아는 두 모델의 연이은 홈런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볼보는 이달 새로운 크로스컨트리(V60)로 또 한 번 홈런을 노린다. 과연 볼보의 3연타석 홈런은 성공할 수 있을까?

 

볼보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 XC90에서 시작된 새로운 디자인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볼보가 ‘토르의 망치’라고 이름 붙인 주간주행등은 최고의 주간주행등이라 꼽을 만하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사람들에게 얼굴을 확실히 각인시킨다. 그리고 그 주간주행등은 볼보의 여러 모델에 두루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근사한 디자인을 모든 모델이 물려받을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신형 크로스컨트리(V60) 역시 볼보의 새로운 디자인을 물려받았다. 크롬을 두른 기다란 프런트 그릴과 T자형 주간주행등을 품은 헤드램프가 깔끔하면서 당당한 얼굴을 완성한다. 낮고 날렵한 실루엣과 각을 살린 테일램프, 양감을 준 뒷모습에서 자신감 넘치는 당당함이 비춰진다. 얼굴은 XC60와 비슷하지만 XC60보다 높이가 낮은 대신 길이가 조금 길어 암팡진 느낌이다. 왜건인 V60보다 지상고가 75mm 높은 덕에 자세는 좀 더 당차 보인다. “난 이제 더 이상 왜건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실내 역시 여느 볼보 모델과 비슷하다. 크로스컨트리(V60)는 XC90와 S90, XC60 등에 얹히는 모듈형 플랫폼 SPA를 기반으로 만들어 실내 구성이 이들과 비슷하다. 대시보드 가운데 큼직한 디스플레이가 달렸고, 운전대에는 기호처럼 보이는 버튼이 놓였다. 커다란 운전대는 검은색 가죽으로 심플하게 매만졌다. 시승차는 옅은 갈색 가죽으로 시트를 감싸고 도어 안쪽을 장식했다. 대시보드는 검은색 가죽으로 휘감고 스티치를 줬다. 그 아래 나무 무늬 장식이 길게 이어진다. 나뭇결을 세로로 넣어 입체감을 살렸다.

 

볼보의 실내는 늘 편안한 느낌을 준다. 볼보 디자이너 이정현 씨는 볼보의 실내가 스웨덴 집의 방이나 거실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스웨덴 사람들은 거실이나 방에 형광등 대신 노란빛이 감도는 백열등을 주로 달아요. 처음엔 그게 이상했어요. 어둑어둑한 느낌도 들었고요. 하지만 익숙해지니 따뜻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사람이 공간에 스며드는 것 같은 기분이요. 볼보 실내도 마찬가지예요. 소재부터 컬러, 디자인 요소까지 그런 따뜻한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죠.”

 

 

시승차는 검은색과 갈색, 은은한 베이지색이 실내에 잘 녹아들었다. 장식은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지만 심심하지 않다. 크로스컨트리(V60) 실내에서 화려한 게 있다면 크롬을 두른 시동 버튼과 그 아래 달린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이다. 둘 다 오돌토돌한 느낌을 살려 잡고 돌리거나 누를 때 손끝으로 전해지는 감촉이 좋다. 손가락으로 차와 교감하는 기분이다.

 

 

네모난 시동 버튼을 옆으로 딸깍 돌려 엔진을 깨웠다. 가르릉거리는 엔진 소리가 나직하게 차 안으로 들이친다. T5 AWD 모델은 직렬 4기통 2.0ℓ 휘발유 터보 엔진을 얹었다. 35.7kg·m의 최대토크가 1500rpm부터 뿜어져 나와 초반 가속이 경쾌하다. 터보차저가 힘을 더하면 최고출력은 254마력까지 치솟는다. 짜릿하지는 않지만 크게 답답하지 않은 가속 성능이다.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매끈하다. 그렇다고 반들반들한 유리 위를 미끄러지듯 내달리는 느낌은 아니다. 네 바퀴가 지그시 노면을 누르고 살랑살랑 출렁이는 느낌을 전하면서 푸근하게 움직인다. 승차감은 다른 볼보 모델처럼 안락하다. 그렇다고 헐렁한 느낌은 아니어서 적당히 탄력 있게 엉덩이를 자극한다. 특히 가속페달을 밟는 느낌이 좋다. 젤리를 밟는 것처럼 말캉하다.

 

주행모드는 에코와 컴포트, 다이내믹, 오프로드가 있다. 다이내믹으로 바꾸면 엔진 소리가 조금 거칠어지지만 주행감각은 여전히 미끈하다. 254마력이 부족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차체를 쭉쭉 밀어주는 느낌이 든다. 가속감이 제법 시원하다. 쭉 뻗은 도로를 달릴 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묵직하지만 매끈하게 내달린다. 고속으로 달릴 때도 불안한 기색은 없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도 허둥대지 않고 진득하게 네 바퀴를 노면에 붙인다. 이런 안정감이 볼보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 휘발유 모델이지만 엔진 소리는 제법 들이친다. 홈이 있는 노면을 달릴 땐 자잘한 진동이 엉덩이로 타고 온다. 하지만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그보다는 안락하고 편안한 승차감이 주는 만족이 더 크다.

 

배려의 기술 지붕의 트렁크 힌지를 안쪽으로 밀면서 해치 열림 공간(차체 뒤)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크로스컨트리(V60)를 달리 본 건 오프로드를 달리면서다. 오프로드 실력을 확인해보고자 일부러 산길을 찾아갔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산길을 타고 넘는 실력이 수준급이었다. 매끈하게 꿀꺽 둔덕을 삼키며 달린다. 바퀴가 부드럽게 둔덕을 감싸고 넘는 것처럼 매끈하게 넘어간다. 덕분에 몸이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편안하게 산길을 달릴 수 있다. 드라이브 모드에서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하면 내리막길 제어장치가 작동한다.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덕에 산길을 내려갈 때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다.

 

크로스컨트리(V60)는 모든 모델이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얹고 있다. 스웨덴 할덱스의 5세대 AWD 기술을 기반으로 한 네바퀴굴림 시스템인데, 전자식 컨트롤 모듈이 바퀴의 회전 속도와 추진력, 엔진 토크, 속도 등을 계속 관찰해 필요에 따라 앞뒤 바퀴에 구동력을 적절히 보낸다. 일반 도로에서는 안정성과 연비를 높이기 위해 앞바퀴에 구동력을 집중하고, 눈길이나 빗길에서 미끄러짐을 감지하면 뒷바퀴로 구동력을 보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이 같은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오프로드에서도 열일을 한다. 모래나 자갈이 깔린 길에서 바퀴가 헛돌거나 미끄러지면 즉시 이를 감지해 구동력을 높이는 거다. 여기에 굽은 길에서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는 코너 트랙션 컨트롤이 더해지면 구불구불한 산길도 단번에 돌아나갈 수 있다. 바위로 뒤덮인 산이야 어렵겠지만 웬만한 오프로드는 거뜬해 보인다.

 

트렁크 용량이 658ℓ이고 뒤 시트를 접으면 1441ℓ가 된다.

 

볼보 모델답게 안전장비도 풍성하다. 위험한 순간에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아 완전히 멈추는 시티 세이프티가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달린다. 이 기특한 시티 세이프티는 자전거 탄 사람은 물론 사슴처럼 커다란 동물도 감지해 부딪힐 것 같으면 스스로 차를 세운다.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최대 시속 140km까지 설정된 속도로 달리는 파일럿 어시스트 Ⅱ도 모든 모델에 기본이다. 운전대에 달린 버튼으로 크루즈컨트롤을 조작할 수 있는데 크루즈컨트롤에서 파일럿 어시스트를 활성화하면 20초 남짓 준자율주행도 가능하다. 차선을 넘으면 스스로 운전대를 돌려 차선 안으로 넣어주니 고속도로를 달릴 때 이보다 편할 수 없다.

 

이 밖에 반대 차선 접근차량 충돌 회피 기능은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차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거나 내 차가 뜻하지 않게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차와 충돌할 위험이 있으면 운전대를 돌려 충돌을 막아준다. 도로 이탈 완화 시스템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벗어나거나 도로를 이탈했을 때 운전대를 돌려 차선 안으로 넣어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정보까지 알려주진 않지만 현재 속도와 제한속도를 표시해 시야를 고정한다. 보행자 위험 구간에서는 표지판 모양 아이콘이 뜬다.

 

 

크로스컨트리(V60)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뒷자리에 스키스루는 없지만 시트를 거의 편평하게 접을 수 있어 트렁크 공간을 보다 넉넉하게 활용할 수 있다. 2박 3일 캠핑 장비도 거뜬해 보인다. SUV처럼 차고가 높지 않아 타고 내리기도 부담이 덜하다. 시트 위치도 여느 SUV처럼 높지 않고 적당하다. 세단은 트렁크 공간이 아쉽고, SUV는 오르고 내리기가 불편한 사람들에게 이보다 적당한 선택지는 없어 보인다. 차값은 기본 모델이 5280만원, 윗급 모델이 5890만원이다. 이만하면 값도 합리적이다. 볼보가 이번에도 홈런을 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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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민성필(TEAMROAD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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