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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했던 제네바의 모터쇼여!

올해도 제네바는 화려했다. 모터쇼 멸종론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 정도면 ‘디트로이트 패싱’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 제네바의 스타 중 화끈한 몇 대만 추렸다

2019.04.05

 

BUGATTI LA VOITURE NOIRE

부가티가 창립 110주년을 기념해 단 한 대만 제작한 모델이다. 이름은 ‘La Voiture Noire’로, 우리말로는 ‘검은 차’다. 시론을 베이스로 만든 차지만 어디에서도 시론의 모습을 찾을 순 없다. 대신 이 차가 모티프 삼은 타입 57 SC 애틀랜틱의 스타일링이 녹아 있다. 차체를 좌우로 나누는 지느러미와 풍만한 펜더, 6개의 배기 파이프가 대표적이다. 모두 부가티 역사의 아이콘인 타입 57 SC 애틀랜틱에서 가져온 디자인 요소다.

 

 

부가티가 발표한 스펙은 최고출력(1500마력)과 최대토크(163.2kg·m)가 전부다. 가속 성능이나 최고속도는 밝히지 않았다. 그런 게 중요한 차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실내 역시 사진도 없다. 가격은 새 차 역사상 가장 비싼 1100만 유로(세금 전, 약 141억2800만원)다. 임자는 당연히 공개 전에 정해졌다. 부가티는 구매자가 ‘부가티의 열정적인 팬’이라고만 밝혔지만, 이미 폭스바겐 그룹 전 회장인 페르디난트 피에히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PININFARINA BATTISTA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이탈리아의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가 부활을 알렸다. 그런데 디자인 스터디나 원오프 모델이 아닌, 바티스타라는 한정판 전기 하이퍼카다. 디자인 스튜디오의 작품답게 매끈한 스타일링이 돋보이지만 이보다 더 인상적인 건 성능이다. 전기모터 4개와 120kWh 배터리로 최고출력 1900마력 이상, 최대토크 234.5kg·m 이상을 내며 0→시속 100km 가속을 2초 이하에 마친다. 0→시속 300km 가속시간은 12초 이하, 최고속도는 시속 350km 이상이다.

 

 

참고로 바티스타의 구동계는 크로아티아의 전기 슈퍼카 제조사인 리막이 제공한다. 스펙이 리막 C_투(C_TWO)와 같다. 하지만 공유하는 구성 요소는 절반 이하에 맞출 예정이다. R8과 우라칸 같은 관계는 피하고 싶다는 게 피닌파리나의 입장이다. 바티스타는 내년부터 150대만 주문 제작된다.

 

 

ASTON MARTIN AM-RB 003 CONCEPT

AM-RB 003은 발키리와 뱅퀴시 사이를 메우는 미드십 하이퍼카다. 발키리처럼 애스턴마틴과 레드불이 공동 개발했다. 엔진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맞물린 V6 트윈 터보이며, 차체는 탄소섬유로 제작된다. 성능은 맥라렌 P1, 페라리 라페라리, 포르쉐 918 스파이더 등과 비슷하다. AM-RB 003의 목표는 이들의 뉘르부르크링 북쪽 코스의 기록을 깨는 것이다.

 

참고로 AM-RB 003은 애스턴마틴 내부에선 ‘징검다리’로 불린다. 기술적으로도 발키리와 뱅퀴시 사이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터브(Tub, 욕조형 승객실)는 발키리에서 가져온 것이며 신형 V6 엔진은 뱅퀴시로 전달될 예정이다. 도어는 위로 열리며, 애스턴마틴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콘셉트카의 디자인은 양산 모델과 90% 같다. 생산은 2021년 하반기에 시작되며 영국 가격은 100만 파운드(약 15억11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FERRARI F8 TRIBUTO

F8 트리뷰토는 488 GTB의 뒤를 잇는 미드십 페라리다. 엔진은 이전과 같은 V8 터보지만 최고출력(720마력) 50마력, 최대토크(78.5kg·m) 1kg·m를 끌어올렸다. 페라리는 강화된 최신 환경 기준을 통과하며 엔진 부품 50%를 바꾼 488의 최종 진화형 피스타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인테이크 시스템, 크랭크샤프트, 플라이휠, 배기 매니폴드 등을 트랙 전용 모델인 488 챌린지에서 가져왔고 캠샤프트와 밸브, 밸브 스프링 등을 다시 만들었다. 물론 차체 무게를 덜어낸 후(-50kg), 사이드 슬립 앵글 컨트롤(버전 6.1), 부스트 리저브 컨트롤, 페라리 다이내믹 인핸서 등 성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전자장비를 추가하기도 했다. 참고로 F8 트리뷰토의 피오라노 랩타임은 488 GTB보다 0.5초 빠른 1분 22.5초다.

 

 

KOENIGSEGG JESKO

제스코는 지난 2017년 시속 447.19km로 기네스 양산차 최고속도 기록을 갈아치운 아제라 RS의 후속 모델이다. 쾨닉세그는 이 차를 하이퍼카가 아닌 ‘메가카’라고 부른다. 메가카는 2014년 원:1부터 쓰기 시작한 단어로, 최고출력이 1MW(메가와트, 1360마력)가 넘는다는 의미다. 제스코는 E85 에탄올로 1600마력을,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솔린으로 1280마력을 낸다. 엔진은 V8 5.0ℓ 트윈터보다. 연소 최적화를 위한 세계 최초의 실린더 압력 센서나, 터보 지체 현상 단축을 위한 압축공기 저장탱크 등 다양한 최신 기술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신박한 건 자체 개발한 9단 LST(Light Speed Transmission) 변속기다. ‘광속’이라는 단어가 좀 유치하긴 하지만 변속은 번개같이 빠르다. 두 단계 이상 변속 시 반드시 중간 기어를 거쳐야 하는 DCT의 구조적 단점도 없앴다고. 클러치는 습식이며 대응 토크가 같은 DCT보다 더 작고 가볍다.  타이어는 파일럿 스포츠 컵2가 기본이다(드라이 타이어인 컵2 R은 옵션). 아제라 RS로 기네스 기록을 세울 때 쓴 것과 같은 사양이다. 쾨닉세그가 밝힌 제스코의 최고속도는 시속 482km며, 예정 생산량은 125대다. 제원과 생산 대수를 보니 올해 가을쯤 기네스 양산차 최고속도 기록이 한 번 더 바뀔 것 같다.

 

 

PIECH AUTOMOTIVE MARK ZERO CONCEPT

피에히 오토모티브.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이라고? 맞다, 그 이름. 폭스바겐 그룹 전 회장인 페르디난트 피에히의 그 피에히다. 피에히 오토모티브는 그의 손자이자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증손자인 안톤 토니 피에히가 산업 디자이너인 리 스타크와 설립한 신생 브랜드다. 그런데 폭스바겐 그룹과 연관은 없다. 본사마저 독일이 아닌 스위스 취리히에 있다.

 

그들이 이번에 공개한 마크 제로 콘셉트카는 길이 약 4.3m, 무게 1800kg 이하의 소형 전기 스포츠카다. 가장 큰 특징은 배터리를 바닥에 깐 스케이트보드 구조가 아닌 자체 개발 모듈형 플랫폼을 쓴다는 점이다. 피에히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내연기관 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 수소연료전지 등 다양한 동력계를 얹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마크 제로는 센터터널과 뒤 차축 위에 배터리를 얹는다. 참고로 최고출력은 400마력,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3.2초, 최고속도는 시속 250km다. 배터리는 중국 데슨(Desten) 그룹이 공급하는 공랭식이며 4분 40초 만에 약 80%까지 충전된다.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는 500km다(유럽 기준).

 

 

ASTON MARTIN VANQUISH VISION CONCEPT

올해 제네바의 주인공은 애스턴마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 하이퍼카(AM-RB 003)와 브랜드 최초의 전기 SUV(라곤다 올 터레인)를 공개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차세대 뱅퀴시 콘셉트카로 라인업과 브랜드 성격의 변화까지 알렸기 때문이다. 뱅퀴시는 이제 엔진을 차체 가운데에 얹고 FR 스포츠카인 DBS 슈퍼레제라를 대신해 페라1리 F8 트리뷰토, 맥라렌 720S 등의 미드십 슈퍼카들과 경쟁하게 된다. GT카 브랜드에서 스포츠카 브랜드로의 전환을 알린 셈이다.

 

 

엔진은 AM-RB 003에 들어갈 예정인 V6 하이브리드 트윈 터보다. 참고로 페라리와 맥라렌 모두 V6 하이브리드 터보 엔진을 개발 중이다. 새 뱅퀴시는 2022년 데뷔하며 가격은 경쟁자와 비슷한 25만 파운드(약 3억7800만원) 정도로 책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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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류민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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