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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 2019] 활활 타오르는 열정, 맥라렌 600LT

불길을 뚫고 터져 나오다

2019.05.28

 

맥라렌 600LT에서 저 멀리 앞을 내다보는 건 꽤 유익한 일이다. 시트 포지션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낮고, 대부분의 양산차에서 말하는 ‘보통’보다 좀 더 뒤로 기울어졌다. 낮은 대시보드와 얇은 A 필러 덕분에 시야는 아이맥스 영화 스크린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손을 뻗으면 도로에 닿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운전자는 알칸타라로 휘감은 운전대가 손 안에서 춤추는 걸 즐기기만 하면 된다. 맥라렌의 운전대는 타이어와 도로 사이의 접지력 상황을 충실히 전달하기 때문이다.

 

운전 환경은 집중하기 좋은 구성이다. 무언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더라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말이다. 무게가 약 1360kg에 불과한 데다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63.2kg·m의 힘을 내는 600LT에 오르면 저 멀리 있던 게 생각보다 빨리 피렐리 P 제로 트로페오 타이어 밑으로 다가온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맥라렌 600LT에 오르면 먼 앞을 내다봐야 한다. 하지만 룸미러가 때때로 시야를 방해한다. 무언가 번쩍거려 룸미러를 통해 뒤를 쳐다보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다시 운전에 집중하면 이내 어디선가 반사된 빛이 눈에 들어온다. 범인은 배기구였다. 스로틀을 열 때마다 위쪽으로 솟은 배기구에서 분출되는 두 줄기 푸른 불꽃이 룸미러 너머로 보였던 것이다.

 

 

아직도 600LT의 매력에 빠지지 않았다고? V8 3.8ℓ 트윈터보 엔진의 스로틀을 열 때마다 차의 꽁무니에서 두 개의 불덩어리가 뿜어져 나오는 걸 보는 순간 생각이 달라질 거다. 잡다한 장신구를 이용해 집을 꾸미는 것보다 더 가치 있게 돈을 쓰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테니까. 물론 이런 극적인 시각적 효과는 맥라렌이 일부러 의도한 부분이다. 600LT는 맹렬한 짜릿함과 화염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순수하고 강렬한 슈퍼카의 이미지를 갖도록 말이다. “난 그 어떤 것보다 포뮬러카와 고성능 카트를 운전하는 게 좋아.” 600LT로 트랙을 몇 바퀴 돈 모리슨의 말이다. “맥라렌은 그들이 해왔던 것처럼 빠른 반응과 손맛이 뛰어난 운전 감각을 제공하고 있어. 서킷을 돌면서 계속 혼잣말로 ‘이게 진짜 폭발적인 거지’라고 중얼거렸다니까.”

 

미드십 엔진과 탄소섬유로 만든 모노셀 Ⅱ 섀시, 심플한 콕핏이 경주차 분위기를 한껏 뽐낸다. 600LT는 트랙에서 경주차처럼 달린다. 밑바탕으로 삼은 570S보다 언더스티어가 덜하고, 차체 컨트롤은 단호하며 정확하다. 운전자와 차의 교감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600LT의 한계를 경험하고자 꼬리를 흔들어 약한 오버스티어로 달려봤지만, 영리한 ESC 다이내믹 모드는 금세 차의 자세를 가다듬었다. 설사 자세제어 장치 없이 달리더라도 600LT의 일관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마 포르쉐 911 GT2 RS의 엄청난 접지력보다는 부족할 테지만 염려할 만한 일이 벌어질 걱정은 없다. 쉽게 말해 당신이 운전을 끝내주게 잘하지 않아도 600LT가 눈감아 준다는 뜻이다.

 

 

실제 도로에서는 더욱 좋다. 맥라렌이 랩타임이나 횡가속도를 다스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디테일에 신경 썼는지 알 수 있다. 가볍고 예민한 운전대는 600LT의 핵심적인 매력이다. 거친 충격이 예상되는 곳을 지날 때도 우아하게 미끄러지는 섀시가 부드러운 운전을 돕는다. 엔진은 이제야 좀 성숙한 느낌이다. 고속에서는 아찔한 성능을 자랑하지만, 저속과 중속에서 터보 지체현상이 조금 있다. 다른 모든 부위가 수술용 칼처럼 날카로운 느낌을 주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무르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맥라렌은 운전자가 운전에 온전히 몰입하게 만들며, 낮은 속도에서도 특별한 느낌을 준다.

 

고백하건대 이 차는 천천히 달리는 게 더 어렵다. “600LT를 타면 빠르게 달리는 게 훨씬 쉬워.” 와세프의 말이다. “그리고 더 빨리 달리도록 만드는 방법도 있어.” 다른 이들도 동의했다. “음, 맹렬한 속도에서도 운전하는 게 정말 쉬우니까.” 마이크 플로이드의 말이다. 바람직한 점은 600LT가 전자장비로 운전자를 지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운전자의 권한을 빼앗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세인트 앙투안이 완벽하게 못을 박았다. “첨단 기술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느낄 수는 없어. 600LT는 아날로그한 차야. 좋은 일이지. 아주 자연스럽고 순수하며 솔직해.”

 

맞다. 맥라렌이 특별한 차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3, 4주마다 새로운 모델을 내놓는 것 같다. 모든 모델에 동일한 구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눈썹을 치켜세우며 냉소적인 눈초리를 보낼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진화의 속도가 결실을 보고 있다. 맥라렌은 냉담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초창기 모델로부터 쾌락의 극단으로 치닫는 불타는 열정, 예리하게 다듬은 성능, 사악할 정도로 날카로운 자동차를 되찾아왔다. 모든 부분에서 활활 타오르는 맥라렌의 열정을 구체화한 모델이 바로 600LT다. 600LT가 올스타 맞느냐고? 농담하는 거지?글_Jethro Bovi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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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Andrew Tra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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