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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능은 내가 원조야!

BMW 제스처 컨트롤을 테스트하다 문득 궁금해졌다. 요즘 차에 달리는 각종 장비의 원조는 누구일까?

2019.06.04

 

레이저 헤드라이트 BMW i8

2014 CES에서 아우디는 레이저 헤드라이트를 단 스포츠 콰트로 레이저 라이트 콘셉트를 선보였다. 이날 아우디 연구개발 총괄 울리히 하켄베르크 박사는 “양산차에 세계 최초로 레이저 라이트를 다는 브랜드는 아우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리고 며칠 후 BMW의 공식 트위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우리가 2011년에 선보인 레이저 라이트 콘셉트를 2014 CES에서 소개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우린 레이저 라이트를 단 모델의 생산을 준비하느라 무척 바빴거든요.’ BMW의 이 말은 자신들은 진작 레이저 헤드라이트를 개발했고, 곧 i8의 양산모델에 얹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BMW는 2014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레이저 헤드라이트를 단 i8을 공개했다. 

 

 

그리고 다음 달 기자회견을 열고 11월부터 고객에게 인도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우디는 조급해졌다. ‘양산차 최초의 레이저 헤드라이트’란 타이틀을 i8에 뺏기게 될 판이었다. 다행인 건 i8의 고객 인도 시기가 11월이라는 거였다. 아우디는 아직 정확한 가격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i8이 출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억지를 부렸다. 레이저 헤드라이트가 기본으로 적용된 게 아니라 옵션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도 꼬집었다. 그러고는 R8에 레이저 헤드라이트를 넣은 R8 LMX를 급하게 출시했다. 보도자료에는 ‘양산차 최초로 레이저 헤드라이트를 기본으로 적용한’이란 수식어도 넣었다. 이번엔 BMW가 조급해졌다.

 

11월로 예정돼 있던 i8의 고객 인도 행사를 6월 5일로 앞당겼다. 이날 행사에서 BMW는 “세계 최초의 레이저 헤드라이트를 단 i8을 고객에게 넘겨주는 이 자리에서 자동차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며 자축했다. 둘의 싸움 덕에 i8을 다섯 달이나 먼저 받게 된 8명의 고객은 레이저 헤드라이트도 무료로 달게 됐다. 그러니까 고객 인도 시점을 따지면 BMW i8이 최초의 레이저 헤드라이트를 얹은 모델이다.

 

 

보행자 에어백 볼보 V40

1959년 세계 최초로 3점식 안전벨트를 개발한 볼보는 반세기가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보행자 에어백을 선보였다. V40 보닛 위쪽에 달린 이 에어백은 차의 앞부분에 있는 센서가 보행자와 부딪혔는지 감지해 만약 부딪혔다고 판단되면 보닛과 앞유리가 만나는 부분에서 주르륵 펴지면서 보행자가 보닛 위로 넘어졌을 때 받는 충격을 흡수한다. 이 기특한 에어백은 2013년에 열린 ‘제23회 국제 자동차 안전기술회의’에서 글로벌 NCAP 기술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보행자 에어백이 볼보에만 있는 건 아니다.

 

랜드로버가 2014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디스커버리 스포츠에도 보행자 에어백이 달린다. 펴지는 원리는 볼보의 보행자 에어백과 비슷하지만 볼보의 보행자 에어백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것에 비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보행자 에어백은 세 조각으로 나뉜다. 에어백을 보다 빨리 부풀리기 위해서다.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보행자 에어백이 600분의 1초 만에 펴진다고 자랑했다. 

 

 

휴대전화 무선충전 시스템 토요타 아발론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꾼 후 요즘 시승차에 타면 가장 먼저 살피는 게 휴대전화 무선충전 시스템이다. 그런데 이 시스템은 누가 처음으로 얹었을까? 정답은 토요타 아발론이다. 토요타는 2013년 아발론 리미티드 모델 센터페시아 아래에 치(Qi) 무선충전 패드를 얹었다. 하지만 모든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소수의 휴대전화만 충전이 가능했다. 나중에 노키아 루미아 920과 LG 넥서스 4, HTC 8X 같은 추억 돋는 스마트폰이 충전 가능 목록에 추가됐다.  

 

 

 

루프 에어백 시트로엥 C4 칵투스

최초의 보행자 에어백은 볼보에게 넘어갔지만 최초의 루프 에어백은 C4 칵투스가 챙겼다. 조수석 에어백은 보통 대시보드 안쪽에 숨어 있다가 충돌사고가 일어나면 부풀어 오르면서 대시보드 패널을 찢고 나온다. 그래서 에어백이 한 번 터지면 대시보드는 너덜너덜해진다. 이를 막기 위해 미국의 자동차 부품회사 TRW는 지붕에서 터지는 에어백을 생각했다. 그리고 새로 개발한 루프 에어백을 C4 칵투스에 공급했다. 칵투스는 이렇게 세계 최초로 루프 에어백을 단 차가 됐다. 에어백을 지붕으로 옮기면서 대시보드에 여유 공간도 생겼다. 칵투스는 여기에 근사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뚜껑이 위로 열리는 이 수납공간은 작은 파우치나 지갑, 휴대전화 등을 두기에 적당하다.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혼다 인스파이어

앞차나 보행자와 부딪힐 것 같으면 스스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멈추는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의 원조는 누구일까? 많은 사람들이 볼보 XC60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XC60보다 5년 먼저 이 시스템을 챙긴 차가 있다. 지금은 사라진 혼다 인스파이어다. 2003년 혼다는 4세대 인스파이어를 출시하면서 각종 첨단 기술을 듬뿍 담았다고 자랑했다. 인텔리전트 하이웨이 크루즈 컨트롤과 레인 어시스트, 충돌 경감 제동 시스템 등이다. 특히 충돌 경감 제동 시스템은 레이더가 도로 앞 상황을 계속 주시하다가 앞차나 보행자와 부딪힐 것 같으면 경고음을 울리고 안전벨트를 단단히 조인다.

 

그래도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 정말 부딪힐 것 같으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아 완전히 멈춘다. 다양한 첨단 장비를 대거 챙긴 인스파이어는 아쉽게도 판매량 부진으로 2007년 단종됐다. 하지만 인스파이어에 얹힌 여러 첨단 장비는 다른 모델에 대대로 이어졌다. 국내에서 팔리는 혼다 모델 가운데 어코드, 파일럿, 시빅 스포츠, 오딧세이가 이 충돌 경감 제동 시스템(CMBS)을 챙겼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 닛산 엘그란드

2007년 10월 닛산은 일본 시장에 세계 최초로 어라운드 뷰 모니터를 얹은 엘그란드를 소개했다. 같은 해 12월 미국에서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를 단 인피니티 EX35를 선보였다. 두 차 모두 같은 어라운드 뷰 모니터를 챙겼다. 프런트그릴 가운데와 양쪽 사이드미러 아래, 위쪽 옆에 카메라가 달렸는데 이 카메라가 찍은 모습을 조합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차 안 모니터로 보여준다. 변속기를 후진으로 하면 뒤쪽 상황이 자동으로 모니터에 뜬다. 

 

 

주차 어시스트 토요타 프리우스 

토요타 프리우스에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란 타이틀 말고도 세계 최초 타이틀이 또 하나 있다. 주차할 때 운전대를 스스로 돌려 주차공간에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주차 어시스트가 프리우스에 처음으로 얹혔다. 직각은 물론 평행주차도 가능했는데 앞뒤로 달린 카메라와 센서가 주차공간을 파악하고 운전대를 돌릴 각도를 계산했다. 대시보드 모니터에선 주차 상황을 생중계했다. 운전자는 모니터에 뜬 화살표를 터치해 어느 곳으로 주차할지 지시하고 ‘세트’ 버튼만 누르면 됐다. 하지만 고양이나 보행자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 사고를 일으키거나 좁은 공간에 주차하려고 하면 경고 표시를 울리며 주차를 거부하는 문제가 잦았다. 오너들 사이에선 차라리 직접 주차하는 게 속 편하겠다는 볼멘소리가 자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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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각 제조사,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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