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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언제 탈 수 있을까?

5G 시대가 열렸다. 저 멀리 얼핏 자율주행차도 보인다

2019.06.10

 

지난 4월 3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됐다.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이로부터 보름 뒤 상하이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의 자동차용 5G 칩셋 모듈을 공개했다. FAW, 동펑, 장안 등 중국 거대 자동차 제조사와 함께 테스트도 마쳤단다. 그것 참 빠르다. 5G 기술이 들어간 자동차가 당장 내일이라도 나올 것 같다.

 

하지만 5G 네트워크의 자동차 도입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통신망 구축 미비나 칩셋 모듈 관련 기술 부족 때문은 아니다. 제대로 활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데, 그에 대한 준비가 아직 부족해서다.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겨줄 커넥티드 관련 기술 말이다.

 

커넥티드는 자동차가 클라우드, 다른 자동차, 그리고 각종 사물 등과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V2X(Vehicle to everything)라고 표기한다. LTE나 5G와 같은 이동통신망을 사용하는 V2X는 ‘C-V2X’라고 부른다. V2X를 구축하면 한층 더 정교한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 전방 신호, 차량 흐름 변화, 사고 유무 등 자동차의 센서만으로는 파악이 어려운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정보 5G 네트워크는 많은 데이터를 아주 빠르게 처리한다. 저주파와 초고주파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연결도 안정적이다. 가장 큰 장점은 반응 시간이다. 시속 100km에서도 센서가 파악한 물체를 클라우드에 보내 분석한 후 대응해도 충분할 정도로 지연 속도가 낮다. 사람이 상황을 인지하고 조작하는 시간보다도 빠르다. 그런데 5G를 사용하는 C-V2X의 표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자동차마다 사용하는 칩셋 모듈과 신호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표준은 꼭 필요하다. 생명을 싣고 달리는 물건이니 해킹에 대한 대비책도 있어야 할 거고.

 

5G C-V2X 표준은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이 설립한 5G AA라는 단체가 정한다. 그럼 얼른 표준을 정하면 되겠네 싶겠지만 이게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5G C-V2X의 상용화는 진정한 자율주행의 시작을 의미하는데, 자율주행 주도권을 두고 유관 업계의 공룡들끼리 치열하게 신경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구글과 같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가진 IT 업체나 네트워크를 관장하는 거대 이동통신사 등이 모두 자율주행은 우리 것이라며 팔을 걷고 나섰다. 구글이 수년 전부터 자율주행차를 시험했던 것도(이젠 웨이모라는 이름으로 자동차 공장까지 사들였다), SKT가 서울모터쇼에 부스를 차리고 자율주행 카셰어링 테스트카와 C-V2X, 정밀 지도 등의 기술을 홍보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게다가 V2X의 다른 통신 규격인 DSRC(Dedicated Short-Range Communications, 근거리 전용통신)도 무시할 수 없다. 스마트로드, 스마트시티의 근간인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의 핵심 기술로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가 오래전부터 이를 국책 사업으로 추진했으며, 적지 않은 자동차 제조사가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차세대 제네시스 G90 역시 DSRC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DSRC는 SAE(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 레벨 3~4 수준(특정 상황에서의 완전한 자율주행)을 구현해 주는 가장 빠른 솔루션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5G C-V2X의 보완책 정도로 쓰이게 될 것이다. 통신거리 한계와 인프라 구축 문제 때문에 단독으로 완벽한 자율주행을 지원하긴 어려울 테니 말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와 같이 기술을 선도하는 브랜드가 에지 컴퓨팅(클라우드 없이 하드웨어로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자율주행의 토대를 완성한 후, C-V2X를 더하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벤츠는 V2X 없이도 자율주행이 가능해야 한다는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화웨이의 자동차용 5G 칩셋 모듈 공개는 ‘세계 최초’ 타이틀에 대한 욕망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세계 최초를 의식해 미국보다 2시간 먼저 5G 상용화를 알린 것처럼 말이다. 5G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인 C-V2X의 표준이 없는데 5G 칩셋 모듈이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사실 난 자율주행 주도권의 행방은 별로 관심 없다. 누가 쥐고 흔들건 나랑 무슨 상관인가. 난 그저 하루빨리 믿고 탈 수 있는 완벽한 자율주행차가 나오길 바랄 뿐이다. 운전을 정말 좋아하긴 하지만 출퇴근 운전에 쓰는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5G, 자율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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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류민PHOTO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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