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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슈머입니다!

에디슈머는 에디터와 컨슈머를 합친 말이다. 독자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그들은 올 초부터 <모터트렌드>를 알리는 인플루언서 역할을 하고 있다. 나이대는 다르지만 자동차에 대한 사랑 하나로 똘똘 뭉친 그들과 하루를 보냈다

2019.06.18

 

오전 10시 : 잠실종합운동장

모임 장소를 잠실종합운동장으로 정한 이유는 간단했다. 공간이 널찍하고 공원이 잘 가꿔져 있어 자동차를 놓고 사진 찍기 수월한 곳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수원에 사는 이재원 에디슈머와 부천에 사는 박필훈 에디슈머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만 했다. 5월 초 모임 날짜를 정하기 위해 단톡방을 만들었을 때부터 에디슈머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슬쩍 어떤 차를 타고 싶냐 물었더니 서울모터쇼보다 화려한 라인업이 쏟아져 나왔다.  누군가 “그럼 저희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 타는 거예요?”라고 말하자, 다른 누군가는 “거긴 다 같이 타기 힘드니까 차가 한 대 더 필요하겠네요. 개인적으로 911이 참 좋더라고요”라며 장단을 맞췄다.

 


그들의 소박한(?) 바람과는 달리 오늘 에디슈머와 드라이브를 즐길 차는 볼보 XC90 T8 엑설런스와 미니 JCW 컨버터블이다. 두 차는 실린더 개수가 같지만 성격은 전혀 다른 차다. 크고 편안하며 은근하게 출력을 뽑아내는 XC90와 작고 단단하지만 칼칼한 주행성능과 배기음을 내뿜는 JCW 컨버터블이니 말이다. 두 차 모두 각 브랜드에서 가장 비싼 차이기도 하다. 어떤 차를 타게 될지 촬영 당일까지 비밀에 부친 터라 XC90와 JCW 컨버터블을 처음 마주했을 때 에디슈머의 반응이 궁금했다. “예전에 XC90 디젤 모델을 잠시 운전해 본 적 있어요. 그런데 T8 엑설런스는 전혀 다르네요.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워요.” 이두원의 말이다. “저는 JCW 쪽에 더 눈길이 가요. 심지어 컨버터블이라니! 옆에 타도 되죠?” 박필훈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말했다. 이재원은 두 차 중 한참을 고민하다 슬며시 JCW 편에 섰다. “역시 젊은 친구들이라 그런지 하드한 차를 선호하네요. 저는 점점 편한 차가 끌리던데….” 유일한 30대인 이두원이 갑자기 먼 산을 쳐다보며 혼잣말했다.

 

 

오전 11시 30분 :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

어느새 부쩍 뜨거워진 태양을 피해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크림을 발랐는데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였다. 메뉴는 햄버거였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자동차 이야기가 꽃을 피웠다. 주제는 <모터트렌드>였다. 이두원은 “작년 10월에 있었던 익스피리언스 데이가 너무 좋았어요. 페라리와 포르쉐 같은 멋진 차들을 타볼 수 있는 건 물론, 진행이 깔끔하고 밥까지 맛있었거든요. 유경욱 선수가 운전한 아우디 R8 LMS도 빼놓을 수 없죠. 정말 참가비가 전혀 아깝지 않아요. 올해도 꼭 다시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추억에 잠겼다.

 

 

“저는 솔직히 잡지보단 온라인으로 기사를 접해요. 그게 읽기 편하거든요.” 디지털이 더 친숙한 2003년생 박필훈의 말이다. 그러자 이재원은 “<모터트렌드>가 유튜브를 하고 있는 줄 몰랐어요. 앞으로 꼬박꼬박 챙겨 볼게요”라며 구독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모터트렌드>가 미국 잡지여서 햄버거를 먹는 건가요? 아니면 얼마 전 개봉한 <어벤져스>에서 아이언맨이 치즈버거를 좋아한다고 해서? 아무튼 이 집 햄버거 맛있네요”라고 이두원이 물었지만 차마 “아니요, 그냥 제가 햄버거를 좋아해서요”라고 솔직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이유가 어떻든 맛있게 먹었으면 된 것 아닌가?

 

 

오후 12시 30분 :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XC90와 JCW 컨버터블에 몸을 싣고 현대모터스튜디오로 향했다. 주찬휘 어시스턴트는 “혹시 현대자동차가 아니면 못 들어가는 거 아니에요?”라며 걱정했지만 현대모터스튜디오는 그렇게 속이 좁지 않다.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2시간 동안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발레파킹 서비스도 제공한다. 주차비가 비싼 강남에선 큰 혜택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수차례 모터스튜디오 방문 경험이 있는 에디슈머들은 층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기보단 2층 라이브러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는 편을 택했다.

 

 

라이브러리에서는 국내 자동차 잡지는 물론 해외 자동차 잡지와 화보집을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식곤증으로 졸려 보이는 에디슈머들을 향해 내가 “그거 아시나요? <모터트렌드> 한국판엔 <오토모빌>의 기사도 실립니다. 지난 5월호처럼요. 마침 여기에 오토모빌이 있네요! 하하”라고 아는 체를 하자 다들 이미 알고 있었다는 눈빛으로 “아,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오후 3시 : 파주 스피드파크

“저희끼리만 와서 아쉽네요. 이두원 씨도 카트 꼭 타보고 싶다고 했는데.” 막내 박필훈이 맏형 이두원을 챙겼다. 이두원은 회사에 일이 생겨 먼저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이두원 역시 모터스튜디오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며 “꼭 다시 만나요 우리. 오늘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라며 아쉬워했다. 강남에서 파주까지 함께 XC90을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도 에디슈머들의 자동차 사랑은 멈출 줄 몰랐다. 박필훈은 창밖의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사진을 찍기까지 했다.

 

 

카트장에 온 까닭은 아직 운전면허가 없는 두 에디슈머를 위한 일종의 깜짝 선물이었다. 카트는 운전면허가 없어도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탈 수 있다. “카트 탈 줄 알았으면 액션캠을 가지고 올걸 그랬어요. 오늘 날씨도 좋아서 영상 잘 나왔을 텐데 아깝네요.” 이재원의 말이다. 역시 유튜버답다. 파주 스피드파크는 코리아인터내셔널 서킷과 더불어 카트 챔피언십이 열리는 공인 대회 규격의 정통 카트장이다. 주말에는 꽤 붐비는 편이지만 촬영날은 평일 오후라 한산했다. 레저 카트와 스포츠 카트를 체험할 수 있는데 카트를 처음 타는 박필훈을 배려해 레저 카트를 타기로 했다.

 

 

에디터, 포토그래퍼, 어시스턴트, 에디슈머 2명까지 총 5명이 함께 트랙에 올랐다. 레저 카트라고 만만하게 봤던 어시스턴트는 방호벽을 들이받았고 포토그래퍼는 코너에서 심한 오버스티어를 이기지 못하고 스핀했다. 이재원과 에디터가 경합을 벌였지만 간발의 차이로 에디터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카트에서 내리자마자 다들 한껏 상기된 얼굴로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너무 재밌는데요? 또 타면 안 돼요?”

 

 

오후 5시 : 신사동 가로수길

하루 종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촬영과 인터뷰에 고생했을 텐데 이재원과 박필훈은 집근처 지하철역이 아닌 가로수길에 내려달라고 했다. 가로수길과 도산대로를 거닐며 자동차 구경을 더 하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둘은 가로수길을 거쳐 압구정에 위치한 기아자동차의 브랜드 체험 공간인  ‘비트 360’까지 들렀다. 자동차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작별 인사 역시 “언제든 시킬 일이 있으면 불러주세요. 달려갈게요”였다. 그렇지 않아도 조만간 큰 촬영이 있을 것 같은데 정말 부를지도 모르겠다. 이런 에디슈머가 있다는 게 에디터에게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에디슈머에 지원할 마음이 생겼다면 <모터트렌드>의 인스타그램과 홈페이지에 주목해야 한다. 언제 갑자기 모집 공고가 올라올지 모른다.

 


 

 

숨은 재주꾼 : 박필훈 (17·고등학생)

조용하다가도 자동차 이야기만 나오면 말이 빨라진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자동차에만 관심이 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카메라 들고 도산대로를 누비며 멋진 차 사진을 찍는 게 취미이자 특기다. 장차 자동차 전문 사진가가 되는 게 꿈이다. 틈틈이 자동차 일러스트 작업도 하는 재주꾼.  온라인 계정으로 ‘박보르기니’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차는 포르쉐 911이다. 오래전 친구가 지어준 별명이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오늘 처음 해보는 것이 많았겠어요.너무 많아서 몇 개인지 세기 어려울 정도예요. 잡지 촬영도, 카트를 타는 것도, XC90와 미니 JCW 컨버터블을 타는 것도 전부 처음이거든요. 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처음 마셔봤네요. 카페인 때문에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어쩌죠? 제가 되고 싶은 포토그래퍼를 가까이서 볼 수 있던 것도 좋았어요.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될 것 같아요.

 

요즘 고등학생들은 자동차에 얼마나 관심이 있나요?솔직히, 없어요. 다들 게임에만 정신이 팔렸거든요. 자동차 게임 말고요. 아직 운전을 할 수 없는 나이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오늘 자동차 잡지 인터뷰 때문에 학교를 빠졌는데도 친구들 반응은 시큰둥하더라고요. 그 대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저처럼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편입니다.

 




 

열정 유튜버 : 이재원(20·대학생)

고등학생 때 선생님 몰래 자동차 잡지를 읽었다. 자동차와 관련한 공부를 하고 싶어 메카트로닉스학과에 진학했다. 현재 ‘썩차TV’라는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으며 슈퍼레이스 오피셜로도 활동 중이다. 이번 여름방학 때 자동차 면허를 따는 게 목표. 촬영을 위해 찾은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의 구루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길래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 물었더니 “하도 많이 와서 저절로 알게 됐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모터쇼에서 만났었죠?맞아요. 에디슈머로서 <모터트렌드> 부스가 있다는데 들르지 않을 수 없죠. 자동차 관련 콘텐츠가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요. 그때 다른 에디슈머들과 함께 만난다거나 <모터트렌드> 촬영이 있을 때 구경 가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오늘 그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벌써 에디슈머 활동 기간이 끝나가는데 한 번 더 기회를 주신다면 열심히 할 자신 있습니다.

 

면허가 없는데 자동차 유튜버를 할 수 있나요?제가 지금 하고 있죠. 사실 정확히 말하면 저는 리뷰어가 아니라 편집자예요. 트랙데이나 출시 행사를 다니며 알게 된 사람들의 차를 가지고 영상을 만드는 거죠. 다행히 좋은 차를 많이 가지고 있는 몇몇 분들과 친분이 생겨서 분에 넘치는 차를 타보는 중입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촬영하고 편집까지 하려니 몸이 두 개여도 모자라요.

 

 

에디슈머 산증인 : 이두원(35·회사원)

에디슈머 1기 출신으로 10년이 넘는 세월을 ‘모터트렌드 바라기’로 살고 있다. 에디슈머가 모인다는 말을 듣자마자 회사에 월차를 내고 달려올 정도다. 오랜 애독자라서 <모터트렌드>의 속사정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데, 예를 들면 마감일이 언제인지 이전 편집장은 어떤 스타일이었는지 같은 것들이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10대, 20대 친구들의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저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언제 벌써 이렇게 나이를 먹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자동차라는 주제 하나로 세대를 뛰어넘어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예전 에디슈머 1기 활동 때 만난 사람들과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데 오늘 만난 분들과도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나갔으면 좋겠어요.

 

오랜 애독자로서 한마디 한다면?최근 자동차 리뷰어가 많아지고 있지만 <모터트렌드>만 한 곳이 없다고 생각해요. 잡지의 완성도도 그렇고 익스피리언스 같은 독자 체험 행사를 마련하는 곳은 <모터트렌드>뿐이니까요. 다만 예전에 비해 이번 에디슈머 활동은 활발하지 못했던 것 같아 조금 아쉽습니다. 정기적으로 만난다 든지 함께 촬영장에 나가는 이벤트가 있었으면 했거든요. 저 역시 오늘을 터닝 포인트 삼아 온라인에 잡지 기사 리뷰를 쓰거나 자동차 커뮤니티에 기사를 공유하는 식으로 <모터트렌드>를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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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엄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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