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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잡지사 놈들이 말하는 ‘튜닝’

유독 ‘튜닝’이라는 단어에 질색하는 사람이 많다. 튜닝과 불법이 동의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정말 그럴까?

2019.06.24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에 동의하나?

류민 동의하지 않는다. 지쳐서 원 상태로 돌린다는 의미인데, 주로 튜닝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이 말이 진리라면 자동차 튜닝이라는 분야는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 요새 차들은 대부분 성능이 좋아 출고 상태로도 큰 불만이 없다. 하지만 예민한 사람들은 어떤 차를 타건 조금씩 신경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걸 수정하는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안정환 꼭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튜닝 없이 잘 달리고, 잘 만들어진 순정 차를 더 선호하긴 한다(사람도 튜닝 안 한 사람이 더 좋다). 만약 자동차에 튜닝할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면 그냥 다른 차를 사겠다. 이건 지극히 내 성향일 뿐, ‘무조건 차는 순정이야!’를 외치는 건 아니다. 본인의 입맛에 맞게 차를 튜닝하는 건 찬성이다.

 

박호준 안 하느니만 못한 튜닝을 덕지덕지 한 사람들에겐 맞는 말이다. 비유하자면,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성형을 과도하게 한 사람에게 “예전이 더 예뻤는데…”라고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잘 알아보고 차근차근 튜닝을 진행한다면 성능 향상은 물론 차를 알아가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알고 보면 메르세데스-AMG도 튜닝에서 비롯됐다. 튜닝의 끝이 순정이었다면 AMG는 없다.

 

 

‘양카’의 기준은?

류민 튜닝의 개념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난 ‘드레스업 튜닝’이나 ‘휠 튜닝’처럼 겉모습만 치장하는 걸 튜닝으로 보지 않는다. 최저지상고나 휠 크기 등은 성능 향상의 한 과정일 뿐이다. 고성능차가 경주차와 비슷하게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난 외모만 요란하게 꾸민 차를 ‘양카’라고 생각한다. 요란한 배기 사운드도 마찬가지. 요샌 부품 성능이 좋아 출력을 높인다고 꼭 굉음을 수반하진 않는다. 아아, 뭐 같이 운전하는 차도 빼놓을 수 없다.

 

안정환 흠, 이게 기준이란 게 있을까? 내 기준에선 그냥 주변에 민폐를 준다면 양카라고 본다. 꼭 차를 현란하게 튜닝하지 않았어도 운전을 ‘양×치’처럼 하면 그것도 양카다. 순정 S 클래스를 끌더라도 말이다. 아, 근데 차급에 맞지도 않는 광폭 휠, 형형색색 LED 조명, 고막 찢을 듯한 머플러로 튜닝한 차라면 운전자가 테레사 수녀여도 양카다. 이건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걸?

 

박호준 오늘만 사는 것처럼 난폭하게 운전하는 사람의 차는 튜닝 여부에 상관없이 양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요란하게 꾸몄다고 양카라 규정하는 건 반대다. 물론 법을 어기지 않는 수준에서 말이다. 어떤 여자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더라도 문란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취향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고 싶은 또는 추천하는 튜닝이 있다면?

류민 생각만 했던 작업은 많다. 하지만 고성능차 시장이 활성화되며 대부분 현실이 됐다. 특히 벨로스터 N 같은 차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 요새 내 관심은 튜닝이 아닌 올드카를 복원하는 ‘리스토어’다. 국내에선 ‘튜닝’과 ‘모디파이(Modify)’, 리스토어 등이 별 구분 없이 쓰이는데, 올드카를 되는 대로 튜닝하는 것이 아닌 출고 상태 그대로 복원하거나 그 과정에서 지금 현실에 맞게 약간 수정하는 작업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뭐, 세상에 재밌는 일은 많다. 그놈의 돈이 문제지.

 

안정환 오디오 튜닝을 하고 싶다. 차 안에서 음악 감상하는 건 내 최애 취미다. 지금 내 차에는 돈 들여 튜닝하기 아깝고, 차를 바꾼다면 오디오 튜닝 정도는 할 거 같다. 요즘은 순정 차에도 좋은 오디오가 들어간 차가 많은데, 값비싼 옵션을 모조리 넣었을 때 얘기다. 과한 옵션은 나에게 필요 없을 테고, 적당한 사양의 오디오는 튜닝을 통해 성능을 높일 것이다. 일단 스피커의 성능이 중요하겠지만 카오디오는 방음이 따라줘야 한다. 고성능 트위터에 빵빵한 우퍼, 앰프까지 넣었다 해도 소리가 새거나 외부 소음이 들이치면 제대로 된 사운드를 즐기기 어렵다. 요즘 유튜브에 ‘자동차 방음 DIY’ 영상이 많다. 방음 시공은 영상을 보고 직접 해봐도 좋을 듯.

 

박호준 딱 3가지다. 헤드라이트, 휠, 운전대. 한때 버킷시트와 6점식 벨트를 꿈꿨던 적도 있지만 포기했다(6점식 안전벨트는 유아용 카시트를 떠올리면 된다). 헤드라이트는 면발광을 선호한다. 휠을 바꾸는 이유는 현가하질량을 줄여 운동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다. 운전대는 푸조처럼 돌리는 맛이 좋은 작은 크기가 좋겠다.

 

 

이것만은 제발 참아줘

류민 촉매 또는 DPF 탈거다. 이걸 떼어내면 차가 정말 빨라지긴 한다. 최고출력이 딱히 상승하는 건 아니지만, 최고출력 도달 시간이 당겨지고 엔진 부하도 확연하게 준다. 하지만 촉매나 DPF를 뜯어내는 건 범죄다. 배기가스가 정화되지 않고 그대로 나와 대기가 심각하게 오염된다. 배기가스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차 실내로도 유입된다. 공회전 때는 차 주위를 둘러싸기도 한다. 탑승자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안정환 넓은 광폭 휠이 멋있어 보이나? 차의 출력이 500마력 정도 된다면 모를까. 그저 그런 출력에 광폭 휠은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채운 것과도 같다. 발진 가속은 더뎌지고 연비는 뚝 떨어진다. 그리고 무리해서 광폭 휠을 넣은 차 중에 휠 긁힘이 없는 차는 아직 보지 못했다. 괜히 연석에 긁히지 말고 차급에 맞는 사이즈의 휠을 신겨라. 제조사들도 괜히 규격 타이어를 권장하는 게 아니다. 여러 크기의 휠과 타이어를 테스트 한 다음 최적의 조합으로 넣어주는 것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멋진 신발을 사라. 그게 낫다.

 

박호준 매사 관대한 편이다. 배기음 튜닝? 괜찮다. 슈퍼카의 둥둥거리는 소리가 얼마나 부러웠으면 그랬겠나. 광폭 휠? 자기 차를 가지고 광폭 휠을 끼우든 소폭 휠을 끼우든 신경 쓰지 않는다. 과도한 랩핑?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불법 개조한 헤드라이트는 용납할 수 없다. 그건 살인미수에 가깝다. 실제로 마주 오는 차의 지나치게 밝은 헤드라이트에 잠시 눈이 멀어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다.

 

 

튜닝을 잘하는 비법이 있을까?

류민 콘셉트나 목표 출력을 먼저 정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물론 예산도 고려해야 한다. 어디서, 어떻게 달릴 때 가장 즐거운지와 차를 주로 어떨 때 사용하는지를 먼저 잘 생각하고 그에 맞게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파워트레인이나 서스펜션과 같은 핵심 요소들은 서로 분리된 개념이 아니다. 엔진 성향에 따라 댐퍼 세팅도 바꿔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걸 알고 나면 체계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중복투자’를 수없이 해본 경험으로 하는 이야기니 믿어도 좋다.

 

안정환 비법? 글쎄, 나도 ‘튜알못’인데…. 그래도 내가 튜닝을 한다면 인증받은 부품인지는 확실히 확인하겠다. 싸다고 무턱대고 아무런 부품을 썼다가는 차를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좋은 튜닝은 좋은 부품에서부터 나온다. 정식으로 허가받은 부품인지 제대로 확인하자. 부품 하나하나 신경 쓰기 번거롭다면, 튜닝업체라도 확실한 곳으로 고르자. 한국자동차튜닝협회 홈페이지에는 회원사 리스트도 있지만 국토교통부 인증을 받은 우수 튜닝업체 소개도 나와 있다. 나 같은 튜알못이라면 참고해 봐도 좋을 듯.

 

박호준 산전수전 다 겪은 ‘튜닝 멘토’를 확보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경험만큼 좋은 스승은 없기 때문이다. 어줍잖게 주워들은 지식으로 심오한 튜닝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간 죽도 밥도 안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주위에 멘토로 삼을 만한 사람이 없다면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튠업 파츠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최소한 품질 테스트는 통과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길 경우 AS를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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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메르세데스 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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