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CHCAR

중형 픽업 최강자는 누구?

아메리칸 중형 픽업트럭 넉 대가 1만km² 크기의 농장에서 진흙을 뒤집어썼다

2019.06.27

믿기 힘들겠지만 산타크루즈에서 태어나 자란 스콧 에번스의 평소 복장이다. 맞다. 그는 실제로 저렇게 생긴 셔츠를 샀다.

 

풀이 무성한 언덕 꼭대기에 주차한 후, 아토믹 오렌지색의 2018 토요타 타코마 화물칸의 건초 더미 위에 앉았다. 그리고 늦은 오후 캘리포니아 겨울 태양의 따뜻함에 흠뻑 취한 채, 검은색의 혼다 릿지라인이 반대편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차는 꼭대기에서 멈췄다가 천천히 나를 향해 움직였다. 릿지라인이 산등성이에서 조금씩 아래로 내려오자 거대한 실루엣이 갑자기 나타나 태양과 트럭, 심지어 언덕까지 가렸다. 엄청난 크기의 ‘사프란’이 등장한 것이다. 213cm, 360kg에 달하는 수소다. 사프란이 앞으로 나와 릿지라인을 내려다보고는 그 뒤를 따라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10여 마리의 소가 나타나더니 사프란이 혼다를 뒤쫓는 모습을 지켜본다.

 

사프란이 혼다 릿지라인의 길을 막아서고 “내가 먼저 가겠다”라고 말하듯이 그릴 쪽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릿지라인은 급정거했고 사프란은 만족스러웠는지 인간과 픽업트럭이 뒤섞인 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사프란은 그 시간이 매우 즐거웠는지 쉐보레 콜로라도 앞에 잠시 멈춰서 차를 한 번 핥고는 10여 마리의 소, 당나귀와 합류해 아래로 내려갔다. 그들만의 저녁 식사가 시작될 모양이다.

 

 

나는 카우보이가 되고 싶다

비교 테스트는 차에 반복적인 부하를 주기 좋아하는 변태 성향(?)의 에디터들이 참여한다. 슈퍼카는 트랙에서, SUV는 비포장도로에서 무지막지하게 차를 굴리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런데 트럭이라면 어떨까? 변태 집단은 콜로라도, 레인저, 릿지라인, 타코마를 혹사시키기에 가장 좋은 장소를 고민했다.

 

기회는 1986년 설립된 비영리 농장 동물보호소 팜 생크추어리(Farm Sanctuary)가 제공했다. 로스앤젤레스 북쪽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곳으로 닭, 돼지, 양, 염소, 소, 말 등의 농장 가축을 학대, 방치 및 유기로부터 보호하는 전문 기관이다. 이곳은 우리의 무모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픽업트럭을 테스트하기에 아주 훌륭한 장소였다.

 

 

종종 ‘라이프스타일 트럭’으로 마케팅되는 중형 픽업트럭은 더 많은 능력치를 지닌 차가 나오면 이상한 선택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중형 픽업트럭은 20년 전의 대형 픽업트럭보다 더 많은 능력을 지녔다. 도시 촌놈인 내 말을 믿어도 된다. 미국의 중산층이 타는 큰 트럭은 사실 너무 과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중형 픽업들이 아무것도 싣지 않고 운행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 픽업트럭들이 도심 출퇴근과 장시간의 고속도로 운전을 포함해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테스트하기로 했다. 우승자는 농장에선 훌륭한 일꾼으로, 도시에선 멋쟁이 차도남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황야의 무법자

우리는 비교 테스트하게 될 차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지 못했다. 첫눈에 보고는 모든 차가 150cm 정도의 화물칸과 네 개의 도어 그리고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갖춘 똑같은 부류의 차라고 여겼다. 그런데 넉 대의 픽업트럭 사이에는 몇 가지 큰 차이점이 있었다.

 

릿지라인, 파일럿, 패스포트는 실내가 비슷하지만 파일럿과 패스포트는 새로운 계기반과 볼륨 버튼을 달았다. 

 

혼다는 순응주의자다. 릿지라인 블랙 에디션은 트럭 중 유일한 모노코크 섀시 픽업트럭이기 때문이다. 혼다 파일럿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릿지라인은 트럭의 다용도성을 원하면서 크로스오버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

 

최고출력 283마력을 내는 V6 3.5ℓ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루고, 세그먼트에서 유일하게 파트타임이 아닌 풀타임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사용한다. 픽업트럭에 모노코크 섀시를 사용하는 건 타협이 필요하다. 여기 모인 픽업트럭 중에서 견인력이 2268kg으로 가장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키징 이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울퉁불퉁한 타이어와 공격적인 모습을 지닌 타코마 TRD 오프로드는 혼다와는 완전 반대 성향의 픽업트럭이다. 토요타는 중형 픽업을 통해 탁월한 품질과 내구성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주차장에 세워둔 모습만 봐도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굳건한 믿음을 준다. 타코마는 V6 3.5ℓ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콜로라도의 인테리어가 가장 멋진 건 아니다. 하지만 사용이 아주 편하고 기능적이다. 특히 작업용 장갑을 착용했을 때 더욱 그렇다. 

 

콜로라도 Z71은 2015년과 2016년 연속해서 <모터트렌드> ‘올해의 트럭’을 수상했다. 콜로라도는 타협을 거의 하지 않는 트럭이다. 옵션인 V6 3.6ℓ 엔진은 최고출력이 312마력으로 가장 강력하고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지난 8년간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던 레인저가 2011년 출시된 글로벌 모델을 페이스리프트 하여 다시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가장 많이 바뀐 건 동력계다. 머스탱에 들어가는 직렬 4기통 2.3ℓ 터보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274마력에 10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우리는 레인저 XLT FX4 시승차의 옵션을 살펴보던 중 문제를 발견했다. 트레일러를 끌수 있는 견인고리가 빠져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시내에 있는 레인저 XLT로 먼저 시승 느낌을 정리한 다음, 테스트를 완료하기 위해 검은색 레인저 래리어트(Ranger Lariat) 견인 패키지로 차를 바꾸기로 했다.

 

타코마의 실내는 스타일이 좋지만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이 차의 실내가 편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2020년형 모델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도시 깍쟁이

토요타 타코마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중형 픽업트럭이지만 운전해보면 왜 많이 팔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피처 에디터 스콧 에번스는 “토요타는 스타일이 좋지만 고칠 곳도 많아”라고 했다. 사실 타코마의 단점을 하나만 꼽긴 어렵다. 단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코마가 안팎으로 가장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고급 소재와 멋진 스타일은 너무나도 평범한 쉐보레, 포드가 따라 했으면 한다.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타코마의 실내에 만족하지 않았다. 너무 좁기 때문이다. 시트는 바위처럼 딱딱하고 편한 운전자세를 잡기도 힘들었다. 운전대는 텔레스코픽 기능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시트도 높낮이 조절이 되지 않아 키가 175cm인 에번스가 앉으면 머리카락이 천장에 닿을 정도다. 뒷자리는 재앙 수준이다. 어린이 또는 개가 비집고 들어가야 할 정도다.

 

별로 나아진 부분도 없다. 최고출력 281마력짜리 V6 엔진은 언제든 든든한 힘을 내야 하는데, 이 출력은 레드존에 닿아야 나온다. 문제는 변속기가 레드존을 무지하게 싫어한다는 데 있다. 그러니 1단에서 6100rpm으로 올려 엔진이 굉음을 내게 해야 최고출력을 뽑아낼 수 있다. 어떻게 이런 멍청한 세팅을 할 수 있지?

 

민감한 브레이크와 딱딱한 승차감도 타코마의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 차는 언제나 미친 종마처럼 날뛰었다. 서스펜션이 지나칠 정도로 튀기 때문이다. 물론 당신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오프로드 패키지가 들어갔으니 승차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이 바보들아!’ 하지만 이 의견은 고성능 오프로드 패키지를 단 램 파워 왜건을 매일 타고 다니는 에디터의 의견이다. 즉 오프로드 패키지가 반드시 불편한 승차감을 동반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미국식으로 변형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레인저의 실내는 2011년 세계 시장에 출시된 이후로 변한 것이 전혀 없다.

 

오프로드 패키지가 들어간 레인저 XLT도 서스펜션에 문제가 있었다. 너무 부드러워서 트럭이 항상 위아래로 요동쳤다. 부드러운 턴, 요철 충격, 혹은 차문을 닫을 때도 이 차는 싸구려 모텔의 침대처럼 요동쳤다. 상태가 너무 심각해 트럭 밑으로 기어들어가 혹시 서스펜션 부품이 빠지지 않았는지 살펴봤을 정도다.

 

이 끔찍한 승차감은 나중에 레인저 래리어트를 시승하면서 이유를 알게 됐다. XLT에는 래리어트에는 없는 1295달러짜리 FX4 오프로드 패키지가 달렸다. 이 옵션이 승차감에 악영향을 준 것이다. 이 옵션이 없는 레인저는 조금 낫지만 서스펜션은 여전히 출렁인다. “주행감과 차체 움직임은 여전히 분주하지만 이제는 견딜 만해. 여기저기로 튕겨 나가는 대신 계속 밀리면서 조용하게 공격당하는 느낌이야.” 에번스의 말이다.

 

레인저는 주행감에서 타코마와 공통점이 많았지만, 동력계는 다행히도 실망감을 주지 않았다. 포드는 여기 모인 차들 중 마력당 무게비가 가장 낮지만, 실제로는 이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터보 엔진은 반응이 빠르고 촘촘한 10단 자동변속기는 동력계에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교통정체가 심한 곳에서 변속기가 투박한 움직임을 내고는 했다.

 

레인저의 외관은 멋지지만, 실내는 너무 구식이다. 물론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있기는 하지만 2012년 세계 시장 론칭 후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인체공학적으로 대단한 것도 아니다. 헤드룸과 숄더룸이 좁다(특히 뒤가 더 좁다). 뒷자리 등받이를 접어도 평평한 바닥을 만들 수 없어 활용도가 떨어진다.

 

포드와 토요타에 좌절한 우리는 SUV에 가까운 혼다를 타고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앞에 커다란 선반이 있고 버킷시트도 편하다. 또 뒷자리 승객을 위한 USB 포트와 에어컨 송풍구가 있다. 뒷자리 승객이 없을 때는 시트를 들어 올려 넉넉한 수납공간을 만들 수 있다. 중요 물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이 기능은 릿지라인밖에 없다.

 

운전하는 감각도 역시 트럭보다는 SUV에 더 가깝다. “보수적이고 기민하며 현대적인 주행감각이야. 확실히 승용차에 가까워.” 시승 에디터인 크리스 월튼의 말이다. 혼다의 V6 엔진은 기본적으로 힘이 좋다. 부족한 토크는 6단 자동변속기가 잘 보완해준다.

 

우리는 콜로라도가 중형 픽업트럭 시장에서 가장 나은 차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콜로라도가 여전히 강성과 주행 면에서 가장 앞서 있을 줄은 몰랐네.” 월튼의 말이다. 쉐보레는 트럭의 원형과 같은 모습이지만 여전히 노면이 거친 곳에서 아주 잘 달렸다. 동력계도 많은 칭찬을 받았다. “힘이 넘치고 변속기 반응도 좋아. 특히 토요타 타코마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나 할까.” 아야파나의 말이다.

 

쉐보레는 ‘올해의 트럭’에 뽑힌 이후에도 동력계를 더욱 세련되게 가다듬었다. 다만 실내 디자인은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은 것 같다. 실내가 여유롭지만 장갑을 끼고 운전하는 이를 위해 만든 큰 기어노브와 버튼들이 장난감 수준으로 조악하다. 물론 기능적이긴 하지만 보기 좋지 않다는 말이다. 이렇게 도시에서 며칠 동안 트럭과 함께 생활한 후, 우리는 농사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물론 트럭으로) 카운티 가장자리로 향했다.

 

 

농장 지원

수탉이 홰를 치지도 않은 이른 시간. 아직 추운 새벽 공기 사이로 넉 대의 트럭 엔진음이 잔잔히 퍼지고 있었다. 팜 생크추어리 직원들의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팜 생크추어리는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소수의 직원들이 10만5218km²에 이르는 농장에 사는 100마리 이상의 동물을 관리하기에 바쁘다. 그래서 우리는 이곳에 있는 동안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할 것을 목표로 했다. 우선은 나무 그루터기를 치우는 일부터 시작했다.

 

우리는 트럭에 사슬과 갈고리, 삽, 믿음직한 전기톱을 싣기 위해 헛간에 들렀다. 그리고 농장을 가로질러 목초지에서 떨어진 작은 나무 덤불로 가서 만만한 나무 그루터기에 쇠사슬을 감쌌다. 레인저의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았고 차는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이 과정이 너무 쉬워 쇠사슬 거는 걸 깜빡한 게 아닌가 싶었다. 나무가 넘어지고 뿌리가 나타났다. “이거 너무 쉬운 거 아냐?”

 

우리는 나무 그루터기 두어 개를 더 넘어뜨리고선 트럭에 싣고 농장 밖으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유달리 큰 나무 그루터기에 시선을 고정했다. 만약 릿지라인이 저 큰 그루터기를 뽑아낼 수 있다면 진짜 트럭임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월튼이 사슬로 릿지라인과 그루터기를 연결했다. 차가 슬금슬금 나아갔고 쇠사슬이 철컹거렸다. 이윽고 혼다 V6 엔진이 으르렁거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월튼이 다시 한번 릿지라인을 다독였지만 휠스핀만 일어날 뿐 그루터기는 좀처럼 꼼짝이지 않았다. 이로써 릿지라인은 진짜 트럭이 될 수 없다는 게 밝혀졌다.

 

아야파나가 의기양양하게 타코마를 타고 나타났다. 구동모드를 4L로 맞추고 그루터기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토요타가 으르렁거리며 앞으로 나아갔고 그루터기의 일부가 부러졌다. 아야파나는 남은 부분을 다 뽑아버리기 위해 뒤로 한 바퀴 돌아 시도했지만, 타코마는 흙바닥을 파고들 뿐이었다. 이 꼴을 본 우리는 릿지라인이 완전 약골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음 타자는 콜로라도였다. 지속적인 연결과 뽑기의 결과 나무 그루터기를 뽑기는커녕 쇠사슬이 끊어지고 말았다. 우리는 곡괭이와 장도리로 그루터기의 엉킨 뿌리를 자르고 부쉈다. 그리고 타코마로 그루터기를 잡아당겨 마침내 그 큰 녀석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

 

 

건초 작업

이제 겨우 아침 8시였지만 우리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았다. 건초 더미 옮기는 일이다. 수치상으로 트럭 넉 대의 적재공간은 길이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45kg짜리 건초를 올리며 너비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포드, 혼다, 쉐보레는 건초 두 개를 평평하게 실을 수 있지만 폭이 좁은 토요타는 건초 한 개를 새로로 세워야 했다. 이건 일하는 입장에서 아주 많은 짜증을 유발했다.

 

 

건초를 먹이통에 내리는 일에도 큰 차이가 있다. 릿지라인의 듀얼 테일게이트는 아래 또는 옆으로 열 수 있다. 덕분에 차 뒤에서 건초를 잡아당기기 아주 쉬웠다. 콜로라도의 기본 범퍼에 있는 발판도 적재공간으로 뛰어들 때 아주 편했다.

 

 

심부름

우리는 팜 생크추어리의 주간 먹이 공급을 위해 45kg의 건초 26개와 23kg짜리 사료 8포대를 마을로 옮겨야 했다. 우리는 작업 능률을 높이기 위해 콜로라도에 트레일러를 연결했다. 트레일러에 얼마나 빨리 건초가 쌓이는지 넋을 놓고 봤다. 갈고리가 각각의 건초 더미를 자르며 햇빛에 반짝이는 가운데, 트레일러에 실은 14개의 건초 더미를 다른 석 대의 트럭으로 옮겨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혼다는 다섯 개의 건초를 가뿐하게 실었고, 타코마는 테트리스를 거듭하며 간신히 네 개의 건초를 실었다. 레인저는 마지막 세 개의 건초와 함께 사료 포대를 꿀꺽 삼켰다.

 

혼다는 225kg을 힘겨워했다. 릿지라인은 저단 기어가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변속기가 너무 빨리 고단 변속을 고집했고 그러면서 승차감도 떨어졌다. 사실 프레임 섀시는 적재공간에 무게가 더해질 때 승차감이 더 좋아진다. 그리고 실제로 에번스는 레인저를 타면서 약간의 승차감 개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모노코크 섀시를 사용하는 릿지라인은 짐을 싣기 전보다 승차감이 떨어졌다.

 

 

콜로라도는 아주 인상적인 움직임을 냈다. 아야파나는 “콜로라도는 농장을 가로지르는 꼬부랑길을 아주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였어”라고 말했다. 더불어 좁은 길에서 트레일러를 능숙하게 후진시킨 후에 이렇게 말했다. “후방 카메라도 최고네!” 이건 일종의 과시였다. 사프란도 이런 모습에 감명받은 듯 우리에게 축축한 키스를 전했다.

 

 

26개의 건초 더미를 내린 후, 우리는 잠깐 숨을 돌리면서 낮잠을 자는 돼지들의 배를 문지르고, 홍키통크 당나귀도 만났다. 남은 하루 동안 우리는 울타리가 쳐진 트레일러 길을 따라 농장을 가로질렀고 말 전용 트레일러의 위치를 변경하며 활기차게 움직였다. 마침내 태양이 산 가브리엘 산맥 위로 떨어지기 시작하자, 우리는 사프란과 그의 친구들의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아주 길지만 성공적인 하루였다. 넉 대의 트럭은 동물보호소 직원들의 일주일 분량 업무를 해치웠다. 그러면서 어떤 차가 최고의 픽업트럭인지 테스트도 할 수 있었다.

 

 

건초의 제왕

여기서 작은 비밀 하나를 알려주겠다. 우리가 <모터트렌드>에서 일한다고 해서 우리의 의견이 항상 일치하는 건 아니다. 비교 테스트를 할 때마다 우승자를 뽑지만 그때마다 반대 의견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네 명의 에디터가 모두 동일한 순위를 매겼다. 아주 드문 경우다.글_Christian Seabaugh

 

TOYOTA TACOMA 타코마는 아주 잘생긴 외모를 지녔지만, 실내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비좁다.

 

4위 토요타 타코마

명성에 비해 가장 실속이 없었던 타코마는 우리에게 실망을 안겼다. 겉보기엔 아주 멋지지만 짐을 실어도, 싣지 않아도, 건초를 운반해도 좋은 게  하나도 없었다. 타코마는 실내가 좁았고 적재공간도 좁았다. 민감한 브레이크, 길들여지지 않은   당나귀처럼 엇박자를 내는 엔진과 변속기도 우리를 실망시켰다.

 

FORD RANGER 픽업트럭 시장은 2011년 호주에서 레인저가 처음 출시된 이후 크게 발전했다. 레인저에 수납공간이 없고 뒷자리 시트를 원피스로 만들었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3위 포드 레인저

뛰어난 동력계는 견인과 운반하기에 충분한 힘을 지녔고 프레임 섀시는 무게를 잘 견뎠다. 적재공간 역시 놀라울 정도로 유용하다는 것이 농장에서 증명됐다. 하지만 레인저는 주행성능에서 아래 두 트럭에 미치지 못한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도록 서스펜션을 튜닝했지만, 실내가 너무 좁고 디자인도 너무 오래된 느낌이다. 월튼은 “레인저는 여기에서 가장 최신 트럭이지만, 어째서인지 가장 오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HONDA RIDGELINE 패키징 마스터 혼다가 릿지라인에 마법을 부렸다. 뒷자리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어 물건을 넣을 수 있는 뒷자리를 제공한다. 또한 동급 유일하게 뒷자리에 에어컨 송풍구가 있다.

 

2위 혼다 릿지라인

릿지라인은 라이프스타일 트럭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디자인됐다. 그리고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그러면서도 픽업트럭으로서의 능력도 높은 편이다. 차체 크기에 비해 적재공간이 넓고 옆으로 그리고 아래로 열리는 테일게이트는 활용성이 아주 뛰어나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전용 견인 모드와 승차감 향상을 위한 옵션이 절실하다.

 

CHEVROLET COLORADO 쉐보레의 실내 공간은 편안함과 수납공간의 균형을 잘 맞췄다. 특히 우리는 뒷자리 아래의 수납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1위 쉐보레 콜로라도

우리는 콜로라도를 만장일치로 1위에 올렸다. 레저용으로도 좋고 작업용으로 손색이 없다. 충분한 힘을 지니고 있으며 출퇴근용으로 사용해도 불편함이 없는 승차감을 지녔다. 뒷자리 패키지도 잘 갖췄고 적재공간 활용도가 높다.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픽업으로 소형차처럼 편히 운전할 수 있고 대형 트럭만큼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에번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쉐보레는 마치 트럭 제작 전문 집단 같아. 콜로라도가 올해의 트럭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린 이유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어”라고 말했다. 이제 곧 중형 픽업트럭 전장에 참전하는 지프 글래디에이터가 어떤 능력치를 지녔는지는 콜로라도가 확인시켜줄 것이다.

 

 

WINNER

쉐보레 콜로라도는 2015년 데뷔하면서 중형 픽업트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중형 픽업 산업은 지금도 콜로라도를 따라잡기에 급급하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중형 픽업트럭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이진우PHOTO : William Walker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