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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공유를 위해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한 이용을 위한 법률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2019.07.01

 

때로는 어떤 이의 편의가 다른 이에게 위협이 되기도 한다. 유행처럼 번지는 공유 서비스도 그렇다. ‘라스트 마일’, 즉 대중교통에서 내려 최종 목적지에 다다르는 여정을 책임진다는 콘셉트의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개인형 이동수단에 의한 사고가 늘고 있다. 2016년 84건에 불과하던 사고 건수는 지난해 233건까지 늘어나면서 3배 가까이 치솟았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치명적인 부상 부위다. 피해자의 50% 이상이 얼굴과 머리를 다쳤다. 지난해 9월에는 전동킥보드에 치인 행인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한 제도는 아직도 미비한 상태다.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개인형 이동수단은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구분된다. 동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허가 있어야 하고, 보도와 차도가 구분된 곳에서는 차도로 통행해야 한다. 자전거도로는 이용할 수 없다. 현행법상 자전거도로는 오직 자전거만 허용된다. 하지만 최고속도가 시속 25km로 제한되는 개인형 이동수단인지라 차도로 다니는 건 위험하다. 물론 인도 통행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도 마땅한 모범은 별로 없다. 일단 영국은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없다. 동력장치가 들어간 운송수단이기 때문에 인도로 다닐 수 없다. 또한 자동차 안전검사 대상도 아니어서 차도 이용 역시 불가능하다. 오직 지정된 곳이나 사유지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독일은 개인형 이동수단의 최고속도를 시속 20km로 제한한다. 인도 통행은 금지됐고 차도나 자전거도로에서만 운행할 수 있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역시 차도와 자전거도로만 이용해야 한다. 제한속도는 시속 25km다.

 

다만 미국 캘리포니아와 싱가포르의 법안은 참고할 만하다. 캘리포니아는 개인형 이동장치를 ‘포장도로에서 체중 약 77kg인 운전자가 탑승한 채 전기장치로만 추진된 최고속도가 시속 약 20km 미만이며, 자기 평형 기능과 평균 출력 0.75kW 이하의 전동장치를 장착한 비직렬의 바퀴가 있는 1인 이동기기’로 정의했다. 복잡하게 들리지만 전동킥보드와 전동휠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표현이다. 캘리포니아는 안전 의무를 준수하고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 및 재산에 위해가 되는 속도만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개인형 이동수단의 운행 가능 도로를 제한하지 않는다. 더불어 16세 이상이면 면허 없이 운행 가능하다. 다만 헬멧 같은 안전장비는 필수로 갖춰야 한다.

 

싱가포르는 최고속도 시속 25km, 최대 무게 20kg, 최대 길이 70cm로 규격을 구체적으로 제한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차도 통행을 금지했다. 저속 이동수단에게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대신 속도제한에 차등을 뒀다. 인도에서는 시속 15km 이하, 자전거와 보행자가 모두 통행 가능한 도로에서는 시속 25km 이하로 제한했다. 대신 위반 시 처벌이 엄격하다. 차도에서 운행할 경우 2000싱가포르 달러(약 170만원)의 벌금이나 3개월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다. 두 가지를 중과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상습적일 경우 징역 기간과 벌금을 2배까지 늘려 부과할 수 있다. 아울러 최고속도 규정을 위반하면 1000싱가포르 달러(약 85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3개월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상습적으로 위반하면 2배까지 징벌을 늘릴 수 있다.

 

한국에서도 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과 공청회가 열리기는 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최고시속 25km를 조건으로 개인형 이동수단의 자전거도로 주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기자전거 수준의 성능과 작동법을 가진 개인형 이동수단은 운전면허도 면제하기로 했다. 개인형 이동수단을 규정하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들여다보면 여전히 부족하지만 한 걸음 내딛는 조치는 될 수 있다. 하지만 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그렇게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자와 보행자의 위험이 함께 방치되고 있다. 국회는 선거권을 가진 국민의 안전과 생활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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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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