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고단한 출퇴근길, 혹시 뭐 들으세요?

라디오와 음악이 차 안에서 허락된 마약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듣는 것도 다양해졌다.

2019.07.25

 

네이버 스포츠 ‘풋볼N토크 W’축구를 눈으로 보기도 하지만 귀로도 듣는다. 옛날 어르신들처럼 라디오로 축구 중계를 듣는 게 아니다. 풋볼N토크는 축구를 매개로 한 토크쇼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K와 W로 나뉘는데 K는 국내 축구, W는 해외 축구를 다룬다. 나는 W만 듣는다. W의 진행자는 김동완과 박문성인데 축구를 가지고 이렇게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흔치 않다. 이적시장 정리부터 팬 초대석까지 주제도 다양하고, 인터넷 방송이다 보니 수위도 꽤 센 편이다. 얼마 전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전에 토트넘 팬과 리버풀 팬이 함께 출연했는데 역대급 꿀잼이었다.글_박건(뮤지컬 배우)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2011년식 르노삼성 SM5에는 블루투스가 없다. CD 투입구와 USB 포트가 있지만 CD를 사서 들을 리 만무하고 나의 귀차니즘은 USB에 음악 담기를 거부한다. 그렇게 나는 라디오 채널 유목민이 됐다. 많은 곳을 돌아다녔지만 내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다 퇴근길에 정착한 게 배철수의 <음악캠프>다. DJ의 목소리, 톤, 이야기 주제, 초대 손님까지 무엇 하나 거슬리는 게 없다. 아 참, 청취자 연결도 없어야 한다. 가끔 오글거리는 인터뷰가 들릴 때면 잽싸게 주파수를 바꾼다. 출근길엔 여전히 주파수를 점프해 다닌다.글_서인수

 

 

유튜브 프리미엄나도 처음엔 유튜브를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요즘엔 동영상보단 음악 듣기에 더 열중한다. 얼마 전까지 음원사이트를 이용했다. 옛날 음악을 찾아 듣는 편인데 없는 음원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과감히 정기 결제를 중단하고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갈아탔다. 출퇴근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음악을 들으며 일을 하는데 음악 중간에 나오던 광고까지 사라져 스트레스가 적잖이 줄었다. 요즘은 출근길에 차일드 하삼, 퇴근길엔 베르트 모리조가 부르는 프렌치 팝을 듣고 있다.글_장효임(회사원)

 

 

팟캐스트 ‘매불쇼’웃고 싶다. 그래서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를 듣는다. 무조건 챙겨 듣는 팟캐스트는 매불쇼뿐이다. 웃기는데 듣지 않을 이유가 없다. 거기에 시사는 물론 문화, 역사, 연애 등 별로 연결고리도 없을 법한 이야기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진짜 ‘버라이어티한’ 토크쇼다. 굳이 토크쇼라고 한 건 정말 쉴 새 없이 떠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음악을 틀어놓고도 떠든다. 그래도 괜찮다. 웃기니까. 때론 공감 못 할 이야기도 한다. 재미없을 때도 있다. 그럼 또 어떤가. 평소에 실컷 웃겨줬고, 자주 동지 같았던 그들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매불쇼를 듣는다.글_고정식

 

 

네이버 오디오 클립 ‘더파크’무엇을 읽어야 할지, 봐야 할지, 가져야 할지 고민이 될 때 듣는다. 글 쓰는 정우성과 그림 그리는 이크종이 깐깐한 기준으로 선별한 넷플릭스와 고전문학 작품, 꼭 갖고 싶었던 물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네에서 박식한 형 두 명을 만나 한정된 시간과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 게 좋은지 조언 받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정우성과 이크종의 대화를 듣고 있자면 바르셀로나의 전술인 티키타카가 떠오른다. 양질의 쇼트패스를 요리조리,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골문으로 향하는 그 과정이 아주 유쾌하다. 이야기는 깊지만 무겁지 않고, 개인의 취향인 듯하지만 공감을 준다.글_김선관

 

 

밀리의 서재차로 출퇴근하며 가장 아까웠던 건 길 위에서 허비하는 시간이었다. 뚜벅이 생활할 때는 버스, 지하철로 이동하는 동안 영화 보거나 책을 읽으며 그 시간을 알차게 보냈는데 지금은 운전하느라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리딩북이다. 리더가 책을 읽어주면 그걸 음악처럼 귀로 들으면 된다. 처음에 배우 이병헌이 읽어주는 <사피엔스>와 <이기적 유전자>를 듣고는 리딩북의 매력에 푹 빠졌다. 왜 그가 대단한 배우인지 정확한 딕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은 6개월째 구독 중이다. 최근엔 박찬욱 감독이 읽어주는 <엿보는 자>와 인기 팟캐스트 ‘다독다독’이 읽어주는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를 들었다. 힘들이지 않고 책을 읽을, 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글_이명재(예능 PD)

 

 

시그리드 ‘Sucker Punch’주류 음악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음악적 취향도 점점 독특한 곳을 향한다. 그래서 요즘 꽂힌 가수가 노르웨이의 시그리드다. 그녀의 첫 번째 정규 앨범 <Sucker Punch>는 악기와 목소리의 배치부터 그 사이를 채우는 여러 효과음까지 싱어송라이터의 작품이라는 티가 확연하게 난다. 그녀의 음악은 요즘 유행하는 빌리 아이리시의 다크니즘이라든가 그로테스크와는 궤와 결이 완전 다르다. 깨끗하고 맑고 자신 있다. 인트로(Intro), 버스(Verse), 인터루드(Interlude), 아웃트로(Outro)의 구성과 형식이 다채롭고 중독성이 강한 후렴구를 만들어 입으로 계속 흥얼거리게 만드는 게 특징이다. 여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느낌이긴 한데, 굳이 다듬을 필요는 없다.글_영비누(인디가수)

 

 

보이스톡 ‘그녀의 목소리’염장 지르려는 게 아니다. 정말 나는 출퇴근할 때 차에서 사랑스러운 와이프의 목소리를 듣는다. 꽉 잡혀 사는 애처가라서가 아니다. 그녀가 바다 건너 일본에서 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이 조용하다 싶으면 그녀에게 보이스톡을 한다. 차 안은 통화하기에 완벽한 환경이다.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말할 수 있고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그녀의 목소리로 차 안을 가득 채울 수 있다. 출근할 땐 에너지를 받고, 퇴근할 땐 그날의 피로를 녹인다. 오늘도 그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한시라도 일찍 퇴근해야겠다. 기다려. 보이스톡 할게.글_박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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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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