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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질주

밤하늘을 갈랐다. 역시 밤에 노는 게 더 재밌다

2019.08.09

 

“눈 감고 달리는 것 같아요.” 지난 7월 6일 밤 슈퍼레이스 제4라운드에 참가한 레이서들의 표정이 여느 때와 달리 사뭇 진지했다. 1년에 단 한 번 열리는 나이트 레이스였기 때문이다. 슈퍼레이스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 AMG 스피드웨이, 인제 스피디움을 번갈아가며 레이스를 펼치는데 그중 인제 스피디움은 고저차가 심하고 짧은 코너가 많아 베테랑 드라이버에게도 까다로운 코스로 꼽힌다. 야간이라 시야마저 제한됐으니 레이서가 느끼는 압박감은 다른 경주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GT2 클래스에 출전한 그릿모터테인먼트의 이창우 레이서는 “지금까지 경험한 레이스 중 가장 힘들었다”고 소감을 밝힐 정도였다.

 

 

레이서에겐 지옥 같은 밤이었겠지만, 모터스포츠 팬들에게는 박진감 넘치는 밤이었다. 메인 이벤트인 ASA6000 클래스에 앞서 래디컬, 미니 JCW, M4 클래스가 차례로 서킷과 관람객의 마음을 달궜다. 또한 나이트 레이스를 위해 특별히 드리프트 쇼와 모토라드 vs. 미니 이벤트를 진행해 볼거리를 더했다. 그래서인지 오후 4시에 시작해 자정이 다 되어서야 끝나는 녹록하지 않은 일정인데도 많은 관람객이 자리를 지켰다. 그리드워크를 진행할 땐 사람이 많아 레이서와 차를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였다. 지난해까지 ASA6000 클래스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김의수 감독, 래디컬 클래스에 출전 중인 한민관 레이서, ‘피파 여신’으로 알려진 전수형 아나운서 등 개인 방송을 통해 슈퍼레이스를 중계하는 인플루언서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나이트 레이스는 절대 강자가 없다. 다승을 기록한 레이서가 없다는 뜻이다. 사고도 끊이질 않는다. 이날 역시 크고 작은 충돌이 6건 발생했고 3명의 드라이버가 끝내 체커기를 받지 못했다. ENM의 오일기는 4랩 만에 사고를 당해 리타이어 했는데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장갑을 내던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혔다.

 

 

포디움의 정상은 ‘폴 투 윈’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제일제당의 김동은이 차지했다. 같은 팀의 서주원 역시 10위로 출발해 3위로 들어오는 대역전극을 펼쳤는데 경주 후반부인 17랩에서 날카로운 추월 장면을 연출해 중계진과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제일제당의 김의수 감독과 미캐닉은 김동은과 서주원이 더블 포디움을 확정하는 순간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3라운드까지 종합성적 1위를 달리던 아트라스BX의 김종겸은 42분 58초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12위에 그쳐 같은 팀의 야나기다 마사타카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겼다.

 

그리드워크는 좋아하는 레이서와 레이싱 모델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음 라운드는 8월 3~4일 영암에서 열리는데 ‘블랑팡 GT 챌린지 아시아’와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도 함께 달린다. 아우디 R8 LMS GT3, 페라리 488 GT3 등 보기 드문 슈퍼카를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슈퍼레이스의 스톡카와 블랑팡 GT의 GT3 모델 중 어느 차가 더 빠른 랩타임을 기록할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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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슈퍼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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