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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낭만을 추구한다면,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4인승 고성능 GT 카로서의 역할, 컨버터블로서의 낭만은 그 어떤 차보다 뚜렷하다

2019.08.21

 

컨버터블을 타는 이유는 딱 하나다. 자유와 낭만을 온몸으로 만끽하기 위해. 단순히 뽐내려고 타는 사람은 아직 컨버터블이 주는 맛을 제대로 못 느껴봐서 그렇다. 하늘과 직접 맞닿으며 기분 좋게 스치는 바람을 느끼다 보면 굳이 더 많은 돈을 내고 컨버터블을 사는지 알게 된다. 애초에 컨버터블은 편의와 실용성을 따지는 사람보다는 화끈함을 추구하고 멋을 아는 로맨티스트를 위한 차다. 여름에 쿨맥스 같은 기능성 소재의 옷을 입는 사람보다 시어서커 재킷을 걸치며 우아함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이 컨버터블에 어울린다는 얘기다. 그리고 진정한 낭만을 추구한다면 마세라티의 그란카브리오가 제격이다.

 

 

그란카브리오엔 통풍시트도, 넥워머도 없다. 편의성을 따지려면 옵션 빵빵한 럭셔리 세단을 고르는 게 낫다. 그란카브리오는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요즘 것들과는 거리가 먼 차다. 지난해 마이너 체인지를 거쳤다 해도 12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따르고 성능과 안전·편의 장비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시동을 걸려면 키를 꽂고 돌려야 한다. 터보? 그런 조미료 따위 없다. 그냥 V8 4.7ℓ 자연흡기로 밀어붙인다. 컨버터블이니까 들이치는 바람을 막아줄 윈드 디플렉터도 있을 거란 생각 따윈 버려라. 버튼으로 지붕을 여닫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3등분으로 곱게 접히는 소프트톱을 트렁크 안으로 밀어 놓고, 엔진 회전수를 4000rpm까지 올리면 상황은 완전히 바뀐다. 오케스트라 향연이 펼쳐진다. 요즘 어떤 차는 고급 오디오 시스템으로 오케스트라 분위기를 낸다고 하는데 그란카브리오는 V8 엔진이 배기파이프를 직접 불어 연주할 뿐이다. 이때 운전자의 발은 지휘봉이 된다. 매혹적인 배기 사운드에 취해 과속하고 있을지 모르니 속도계에서 눈을 떼는 건 금물이다.

 

 

다른 컨버터블과 비교해 지붕이 빨리 여닫히는 것도 아니고 시속 30km만 넘어도 톱 개폐 버튼은 묵묵부답이지만 4인승 고성능 GT 카로서의 역할, 컨버터블로서의 낭만은 그 어떤 차보다 뚜렷하다. 너무 옛 차라고 욕할 게 아니라 옛 정서를 고이 간직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 차가 아닌가 싶다.글_안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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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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