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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글씨는

얼굴이 사람의 첫인상을 좌우한다면 글씨는 글의 첫인상을 좌우한다. 글씨 없는 삶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자동차 속 글씨로 엿본 타이포그래피 세상

2019.08.14

 

포르쉐신형 911의 네임 플레이트는 글자만 놓고 봤을 땐 잘못 읽을 가능성이 높다. 글자 두께가 두껍고 콘트라스트가 강한데 자간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날렵하고 속도감 있던 예전 폰트에 비해 남성성이 강하다. 나란히 쓰인 트림명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새로운 폰트는 코너의 둥근 부분을 차용해 디자인했다고 전해진다.

 

 

페라리페로로소(Ferro Rosso)라는 폰트다. 가로로 길게 뻗은 ‘F’를 보면 멋을 많이 냈다는 걸 알 수 있다. 소문자 ‘r’ 역시 일반적이지 않다. 끄트머리를 굳이 아래로 꺾었다. 마감 단면을 직선으로 처리한 것도 자연스럽다고 보긴 어렵다. 엠블럼 안에서 쓰일 땐 F의 윗부분이 도약하는 말이 딛는 땅으로 보이기도 한다.

 

 

테슬라‘미래지향적임’이라고 이마에 써 붙인 것 같다. 타이포그래피 세계에서는 ‘지오메트릭 산스’라고 구분한다. 설계 도면처럼 반듯반듯하고 군더더기 없는 글씨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E’와 ‘A’가 특히 그렇다.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기하학적인 느낌을 표현하려 애썼다. 실험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EQ전기차 브랜드답다. ‘E’는 전기 플러그를, ‘Q’는 전원 버튼을 본뜬 모양이다. 테슬라처럼 기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세리프(가는 장식선. 획의 시작이나 끝부분에 있는 작은 돌출선을 말한다)’가 없는 ‘산세리프(San-serif)’ 타입이다. Q는 동그란데 400의 ‘0’은 네모나다. 글자와 숫자를 구분하기 위함이다.

 

 

볼보전체적으로 딱딱하고 정제되어 있다. ‘V’를 보면 왼쪽과 오른쪽의 두께 차이가 분명하다. 세리프를 강조해 장식적인 효과를 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운데 위치한 ‘L’에 포인트를 줬다는 걸 알 수 있다. L의 끝부분에 도톰하게 살을 붙여 긴장감을 부여했다. L마저 평범한 명조체였다면 지루할 뻔했다.

 

 

현대엠블럼 속 글씨와 온·오프라인에서 쓰이는 글씨가 조금 다르다. 둘 다 안정적이고 차분한 이미지지만 엠블럼 속 글씨보다 ‘현대 산스체’라고 불리는 폰트가 더 친근한 인상이다. 그 예로 알파벳 ‘O’가 원에 가깝다는 걸 들 수 있다. 현대 산스체는 두께와 자간만 조절하면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자동차 브랜드의 폰트로 써본 모터트렌드이다. 같은 단어인데도 느낌이 사뭇 다르다. 어떤 브랜드의 폰트를 썼는지는 하단에 나와 있다.

 


 

 

주식회사 산돌이번 취재에 도움을 준 주식회사 산돌은 1984년 산돌 타이포그라픽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30여 년 동안 600여 개의 글꼴을 개발했다. 현대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타이어 서체가 산돌의 작품이다. 잘 알려진 서체로는 배달의민족과 카카오프렌즈가 있다. 지난해 12월 회사명을 산돌커뮤니케이션에서 주식회사 산돌로 바꿨다. 로고도 바뀌었는데 페이스북과 구글처럼 유연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소문자를 사용했다. ‘산돌구름’이라는 폰트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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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트렌드, 자동차, 자동차 브랜드 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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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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