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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新舊)의 만남, 2019 기아 스팅어 & 1965 셸비 GT350R

아메리칸 퍼포먼스의 대부인 오리지널 베니스 크루가 기아 스팅어의 운전대를 잡았다

2019.09.30

 

캘리포니아 말리부수십 년간 현대·기아차는 수많은 자동차를 출시하고 다듬었지만, 운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차를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적어도 2015년 현대차가 BMW M 디비전의 수장 알베르트 비어만을 영입하기 전까진 말이다. 비어만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제품을 꾸준하게 손봤고, 그의 손에서 탄생한 첫 번째 작품이 바로 스팅어다.

 

우리는 스팅어를 장기 시승차로 맞이해 1년을 함께했다. 그제야 이 차가 ‘진짜배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나머지 미국인들은 이 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것이 우리가 스팅어를 아메리칸 퍼포먼스의 대부인 ‘오리지널 베니스 크루(Original Venice Crew)’에게 가져온 이유다.

 

 

54년 전 짐 마리에타와 데드 수튼, 피터 블록은 셸비 아메리칸 팀 소속이었다. GT350R과 같은 경주차를 제작한 캐럴 셸비를 도와주는 곳이다. 이 셋은 지금도 1965년식 머스탱 기반의 GT350R을 캐럴이 당시에 쓰던 방식 그대로 만들고 있다. 그들의 주문 제작 머스탱은 앞범퍼와 뒷유리 에어로다이내믹 요소, 엔진, 선택 사양인 독립식 리어 서스펜션과 같이 캐럴 셸비가 처음부터 계획했던(혹은 계획했을 법한) 강력한 요소들을 뽐내고 있다. 당연히 1965년에 불가능했던 것 대부분은 최신 모델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스팅어와의 관계? 기술적으로 스팅어는 포드 혈통을 조금 지니고 있다. OVC가 포드를 손보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는 한국 시장에 판매하기 위한 포드 코티나, 그라나다, 타우너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아는 포드를 대신해 미국 시장용 페스티바(프라이드)와 아스파이어(아벨라)를 생산했다.

 

 

OVC가 최신식 연료분사형 트윈터보 엔진과 전자식 주행보조장치를 잔뜩 실은 5도어 세단을 운전하기도 전부터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냐고? 물론 아니다. 그들은 자동차를 열렬히 사랑한다. 그리고 스팅어의 운전대를 잡을 기회를 간절히 열망했다.

 

마리에타와 수튼은 캘리포니아주 말리부 근처 산불로 황폐해진 언덕으로 우릴 데려갔다. 그곳은 세계에서 위대한 드라이브 코스 중 한 곳이다. 그들은 경주용 GT350R과 함께 왔다. 마리에타는 오리지널 베니스 크루의 ‘오리지널’이 가진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 설명을 시작했다. 카뷰레터 공기흡입구와 연료탱크 가드를 가리키며 그가 말했다. “우리가 직접 용접한 거예요. 요즘은 20달러만 주면 살 수 있지만 예전엔 그렇지 않았거든요.” 손으로 펴서 만든 리어 펜더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쪽은 제가, 다른 한쪽은 테드가 만들었어요.” 양쪽이 똑같냐고 물었다. “당연히 아니죠!”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GT350R과 스팅어가 나란히 주행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우리는 언덕으로 향했다. 최신 연료분사식 터보차저 엔진에 비해 1960년대 머슬카의 그것은 재미가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스팅어가 이 특별한 머스탱을 우리의 마음속에서 떨쳐낼 수 없다는 것이 금세 드러났다.

 

OVC GT350R의 가속력은 기본 모델보다도 한층 강력하다. 450마력으로 추정되는 최고출력은 기본 모델 대비 150마력, 스팅어보다는 85마력 높다. 무게는 약 1270kg으로 스팅어보다 500kg가량 가볍다. 스팅어의 유일한 장점은 조용함이다. GT350R과 달리 스팅어는 자신을 알아봐 달라고 고함치며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마리에타가 스팅어에 올라타자 반경 800m 내에 있던 모두가 알아차렸다.

 

머스탱을 튜닝한 지 어언 50년, 짐 마리에타는 퍼포먼스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다. 그는 스팅어를 말리부의 도로로 밀어 넣었다.

 

우리는 스팅어의 보닛 아래를 꼼꼼히 살펴보기 위해 그 앞으로 모여들었다. 우리는 마리에타와 수튼이 스팅어의 미로 같은 배관을 보고 비판적일 거란 기대를 했지만 예상외로 그들은 모든 것이 제대로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조작법 등을 빠르게 설명했다. 그리고 마리에타가 운전대를 먼저 잡았다.

 

OVC는 예전에 경주차 드라이버 릭 타이터스를 고용한 적이 있다. 윌로 스프링스에서 머스탱을 한계까지 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의아했다. 마리에타가 첫 코너에서 스팅어를 쏘아붙인 것을 보니 경주차 드라이버가 필요 없을 만큼 운전 솜씨가 좋았기 때문이다. “이곳엔 수많은 코너가 있어. 우리가 차를 테스트하는 굽잇길과 언덕길은 윌로 스프링스와 비슷하지. 운전이 능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아주 무서울 거야.” 수튼이 말했다.

 

OVC와 우리는 햄버거를 두고 옛것과 새것에 대해 토론했다. 그들은 스팅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공격적으로 운전하고 싶지 않은데.” 마리에타가 말했다. 그러고는 가속페달에 발을 올렸다. 스팅어의 8단 자동변속기는 다운시프트와 함께 즉시 반응했다. “기어가 꽤 빠르게 내려가네.” 그가 덧붙였다. “우리는 저곳에서 시속 160km에 도달해야 해. 나는 속도계를 볼 여유가 없어.” “브레이크 밟아!” 수튼이 외쳤다.

 

“뒤쪽이 약간 느슨한 걸 느꼈어?” 마리에타가 물었다. “아니.” 수튼이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는 뒤쪽이 약간 빠지는 것 같은데?” 마리에타가 날카로운 코너에 진입하기 위해 강하게 제동하며 말을 이었다. “이걸 봐. 뒷부분이 요동치잖아!” 이번엔 수튼도 느낀 모양이다. “뒤가 조금 실룩거린 것 같아.”

 

소리 없는 아우성 스팅어는 충분한 능력이  있지만 OVC의 GT350R을 떨쳐낼 방법은 없었다. 스팅어의 장점은 조용함이다.

 

차에 점차 적응해가면서 마리에타는 속도를 높였다. 산불이 났던 도로를 관통하는 동안 수튼은 태연하게 풍경을 바라봤다. 이동식 주택들이 검게 탄 주택 잔해 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재해민들이 그들의 집과 삶을 재건하는 동안 머무는 곳이었다. 야생화 군락지를 지날 때 수튼이 말했다.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겠어. 깜짝이야!” 우리는 순간적으로 왼쪽으로 쏠렸다. “이런 이런.” 마리에타가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으며 말했다. 그리고 스팅어의 흉악스러움은 다시 평상시 수준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머스탱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소감을 듣기 위해 햄버거 가게로 향했다. 하드코어 아메리칸 퍼포먼스 크루들은 한국의 자동차를 비웃지 않았다.

 

 

“느낌이 정말 좋은 차야. 이의는 없어.” 마리에타가 먼저 입을 열었다. “힘에 부치긴 했지만 빠르게 가속하는 편이야.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도 골골거리는 소리가 들릴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 가속할 때 약간 오른쪽으로 당기는 걸 느꼈어. 아마도 LSD가 적용되지 않아서 그럴 거야.” 2018년형 스팅어는 기계식 LSD가 선택사양이고 2019년부터 기본으로 적용된다. 하지만 자세제어장치가 안전을 위해 어느 한쪽 바퀴에만 지속적으로 제동할 수는 있다.

 

“확실히 스포츠 모드를 유지해야 해.” 마리에타가 말을 이었다. “서스펜션을 조금 더 조일 수 있을 거야. 코너를 앞두고 급격하게 제동할 때 뒷부분이 조금 가벼워져. 코너를 돌 때 노면에 의존하게 되는데 둔덕을 만나면 앞부분이 조금 무거워지는 기분이야. 변속 느낌은 좋아. 만약 와인딩 로드에서 힘껏 달릴 거라면 더 크고 성능이 좋은 브레이크가 필요할 거야.”

 

 

“정말 까다로운 도로에서 스팅어를 꽤 공격적으로 운전했어.” 수튼의 말이다. “갑작스러운 가속과 급격한 제동, 급한 코너링을 반복했는데 마리에타 말처럼 스팅어는 코너를 정말 잘 달려. 실내는 편안하고 조용하며 엔진음도 근사하지.”

 

오리지널 베니스 크루는 주로 자연흡기 엔진을 다루기 때문에 스팅어의 저배기량, 트윈터보 조합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었다. 그들은 터보차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편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마리에타가 대답했다. “비록 내가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더 큰 엔진과 추가적인 연료 공급 없이 더 높은 출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은 합리적인 행위라고 생각해. 사실 주차장을 벗어나자마자 엔진 힘이 부족하고 진동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꽤나 안정적이었어. 터보 지체현상도 크게 느끼지 못했고. 보완법을 찾은 것 같아."

 

“맞아. 정차할 때 보면 진동이 꽤 있는 편이야.” 수튼이 마리에타의 말에 동의했다. “그렇다고 시동이 꺼지진 않아.”

 

 

놀랄 일은 아니지만 마리에타는 전자식 주행보조장치를 견디기 어려워했다. “바꾸거나 혹은 가능하면 즉시 끄고 싶은 것 한 가지는 ‘차선을 잘 지켜라, 이거 하지 말라’고 나에게 잔소리하는 거야. 엄마 차를 원하는 게 아니잖아. 경고음을 듣거나 바퀴가 차선 안쪽으로 들어오는 느낌은 정말 별로야. 내가 운전을 하고 있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운전에 방해가 돼서 바로 무시해버렸어. 도로에 집중하고 있을 때 방해되거든.” 그가 우리를 보며 이야기했다. “당신도 운전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요. 우린 그저 관광하러 온 게 아니잖아요."

 

 

OVC가 기아 스팅어를 잠재적 프로젝트 대상으로 여긴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스팅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 수튼이 말했다. “스팅어에 들어간 공랭식 인터쿨러가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 물론 양산차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인터쿨러 안에다 빠르고 난류 없는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아. 브레이크가 식었는지도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우리는 분명 냉각장치를 추가할 거야. 분사식 수랭장치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공랭장치는 꼭 넣을 거야."

 

“정말 작고 뛰어난 차야. 견고하고 느낌도 좋아. 이제 기아는 스팅어를 가지고 진짜 게임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글_Aaron 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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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Brandon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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