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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트렌드> 70년, 최고의 표지

잡지가 의미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모터트렌드> 역시 표지를 통해 창간 이후 수십 년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1950년대 표지들은 아름답게 스케치됐고 심플하게 만들어졌다. 1980년대는 크고 눈에 잘 띄며 대담한 심미성을 보여줬다. 때로는 모델과 소품이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창간 70주년을 기념해 <모터트렌드>의 기록을 들여다보며 최고의 표지를 선정했다

2019.10.10

 

1949년 11월호자동차가 심하게 꺾인 코너를 달리고 있는 사진 속엔 엄청난 속도감이 살아 있다. 도로 위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하는 자동차의 뒷부분이 보인다. 드라이버는 코너 안쪽을 향해 몸을 기울이고, 앞바퀴가 매우 위험해 보이는 코너를 따라 회전한다. 과거의 <모터트렌드> 로고 또한 기가 막히게 근사하다.

 

 

1950년 6월호<모터트렌드> 초기 표지 중 하나는 가장 효과적으로, 그리고 다른 잡지사들이 쉽게 따라 만들 수 있는 표지였다. 상대적으로 간단해 보이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기억하기 쉬운 헤드라인이나 눈에 띄는 색은 필요 없다. 사막을 미끄러지듯 달리는 자동차의 이미지가 순수함과 질주의 쾌감을 그대로 전달한다. “이 사진이 마음에 든다면, 잡지의 내용도 좋아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1951년 4월호<모터트렌드> 에디터들이 한 자동차학과 교수를 찾아갔다. 그는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너희들이 죽기 전에 개인용 운송수단의 동력원으로 원자력이 사용될 것”이라고 연신 강조했다. 반면 원자력 위원회 회원이었던 조지 그랭거 브라운 교수는 그 생각이 터무니없는 망상이라고 반박했다. “그런 차가 존재한다면 길이 12m, 너비 6m, 무게는 수 톤이 나갔을 거야.”

 

 

1951년 5월호자동차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다. 아마 이 표지에 실린 차는 랄프 로렌의 차일 거다. 외관을 덮은 빨간색은 70번의 페인트칠로 만들어졌다. 멋진 태평양 바다가 보이는데 샌타모니카 쪽을 향하고 있는 걸 보니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찍은 사진인 것 같다. 하지만 이 표지의 핵심은 여성의 담배에 불을 붙이기 위해 운전사 쪽 창문으로 나온 남자의 팔이다. 시대는 변했지만 이런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1952년 10월호지프가 <모터트렌드> 표지에 처음 등장했다. 지프는 이보다 더 좋은 방식으로 <모터트렌드> 표지 데뷔를 요구할 수는 없었을 거다. 윌리스 지프의 일러스트는 자동차의 모험 정신을 완벽하게 전달한다. 그 정신은 오늘날 후손인 지프 랭글러로 이어지고 있다. 표지는 네바퀴굴림이 예나 지금이나 지프가 따라야 할 중요한 트렌드란 걸 보여준다.

 

 

1957년 11월호잡지 표지는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상상력을 깨우며, 환상적인 공상의 나래로 떠나기 위한 영감을 준다. 오랜 시간 동안 이러한 이미지들은 광고처럼 보일 정도로 과잉 생산됐다. 이 표지는 빠르게 달리는 폰티악으로 가슴 뛰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진작가 에른스트 하스의 블로어 모션 기법을 사용했다. 이 아이디어는 시대를 앞섰다. 왜냐하면 <모터트렌드>는 그 후 7년 동안 블로어 모션이 들어간 표지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63년 5월호깨끗하고 심플하며 공감대를 유발하는 표지는 타이밍 맞춰 찍은 스냅숏이다. 그 당시를 살지 않았더라도 독자들을 과거의 길모퉁이로 순간 이동 시켜 신형 스팅레이가 우르릉거리며 지나가는 것을 넋 놓고 바라보게 한다. 표지의 문구는 최소화됐고, 다른 차들의 사진도 덧붙이지 않았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첫 번째 전성기가 막 시작될 무렵의 모습을 담았다.

 

 

1965년 2월호내가 가장 좋아하는 표지는 ‘올해의 차’로 폰티악이 발표됐을 때다. 1965년식 폰티악의 디자인은 디트로이트에서 생산된 자동차 중 가장 아름다웠다. 표지에서는 조명과 전체적인 느낌 덕분에 차가 더 우아하게 보였다. 자세히 보면 자동차들이 서로에게 말을 건네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나저나 맨 앞에 위치한 ‘올해의 차’ 트로피가 굉장히 미래지향적으로 생겼다.

 

 

1967년 4월호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4개의 카뷰레터와 뱀의 또아리 같은 매니폴드가 더해진 데스모드로믹 V8 엔진 위에 ‘섹스… 그리고 싱글용 자동차!’라는 문구, 쉘비 GT500와 427 스팅레이가 마주보고 있는 사진, 당시 <모터트렌드>가 후원했던 ‘모터트렌드 리버사이드 500 레이스’ 소개 문구까지, 모든 게 굉장한 표지다. 제목 밑을 보면 당시 <모터트렌드> 가격이 50센트라고 적혀 있다. 영국 돈으로 3.6실링(당시 화폐 단위), 헤아리기 어려운 스웨덴 돈으로 3.90크로나라고 쓰여 있다.

 

 

1970년 1월호그래픽이 매우 기발해서 이 표지를 좋아한다. 에디터와 발행인이 ‘댄 거니가 리어 스포일러에 앉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하기도 전에 아트 디렉터가 만들어낸 표지 같다. 순수한 그래픽 디자인이다. 미국의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 허브 루발린도 이 디자인을 인정했을 것이다.

 

 

1976년 7월호미국 독립기념일 200주년과 겹치는 때였다. 이를 기념하려 했다면 표지에 빨간, 하얀, 파란색 머스탱을 실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터트렌드>는 그렇게 예상 가능한 잡지가 아니다. 4대의 미니밴을 담았다. 정말 멋지지 아니한가?

 

 

1983년 3월표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C4는 별로였지만 프런트 미드십 엔진을 얹은, 우주선 모습의 콜벳이 새로운 시대의 콜벳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가 없다. 광고에서도 그 사실이 증명됐다. 영화 <스타가 탄생했다>는 1937년작이 원작으로 리메이크 버전이 나올 때마다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콜벳 역시 그 길을 따르고 있다. 이 표지는 망측스러울 정도로 재치가 있다.

 

 

1984년 5월호왜 이 표지냐고? 데이비드 킴블의 투시 일러스트가 <모터트렌드>에 처음 쓰였기 때문이다. 킴블이 손으로 그린(!) 작품들은 전설의 반열에 올랐고, 나는 늘 그 그림들을 마주했다. 최초의 만남은 뉴포트 비치의 <로드&트랙> 건물 복도였다. 그곳에서 몇 년을 보낸 후 윌셔로 옮겨 <모터트렌드> 사무실에서도 그의 그림을 봤다. 포르쉐 930 같은 드림카는 지금 내가 소유한 차를 오징어로 만들어버린다.

 

 

1984년 6월호정말 매혹적이다. 저 사무라이가 수프라나 스타리온을 칼로 베지 않고 이 화보 촬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시선을 뗄 수 없는 표지다.

 

 

1986년 6월호‘제트기 vs. 콜벳’은 자동차와 비행기를 한 앵글에 담은, 매우 실험적인 사진이기 때문에 가장 좋아한다. 포토그래퍼로서 볼 때 이런 사진을 찍을 기회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이다. 이런 표지는 잡지를 바로 사서 읽고 싶게 만든다.

 

 

1986년 10월호어렸을 때 자동차 잡지를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잡지를 읽을수록 잡지사에서 일하는 것이 어른이 됐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일일 것이라 생각했다. 시어스 포인트 레이스웨이에서 1973년식 아에로스파시알의 SA 341 G 가젤이 람보르기니 카운타크 위에서 맴돌고 있는 밥 본듀란트의 표지를 처음 봤을 때, 대학교를 가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1991년 9월호1세대 바이퍼는 자동차 집착의 시작이었다. 필리핀의 작은 시골 마을 소년이었던 나는 표지에 있는 것과 똑같은 빨간색 바이퍼 RT/10을 타고 옆 마을로 이어진 도로를 달리며 경주하는 꿈을 꿨다. 레이싱 게임을 할 때마다 가장 먼저 찾았던 차 역시 바이퍼였다. 현실 속 바이퍼는 조금 아니었지만, 어쨌든 나는 행복하다.

 

 

1997년 8월호<모터트렌드>가 만들었던 표지 중 가장 기상천외한 작품이다.

 

 

2012년 3월호‘카마로 vs. 머스탱’, 이보다 더 좋은 라이벌 관계가 있을까? 이 표지는 두 차의 열성정인 팬을 위한 것이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빨간색 카마로가 번아웃을 하고 있고, 그 아래엔 최고의 헤드라인이 자리 잡았다. ‘두 차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보고 싶다면 36페이지를 펴라.’ 표지 구석구석을 살피면 내가 왜 <모터트렌드>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모터트렌드>는 고성능 스포츠카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혼다 CR-V와 쉐보레 말리부 같이 평범한 차도 좋아한다.

 

 

2015년 12월호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2015년 12월호다. 물론 내가 만든 첫 번째 커버스토리이기에 선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노란색 포니카들과 색을 맞춘 ‘You Again’ 때문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라이벌 관계로 엮여 있는 포드 머스탱과 쉐보레 카마로의 영원한 전투를 잘 요약한 문구다.

 

 

2005년 8월호표지가 터프하다. 2004년 11월부터 2012년 2월 사이에 나는 88명의 직원을 책임졌다.  주제를 결정하고, 사진을 승인하며 글을 썼다. 그사이 만든 표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바로 이것이다. 아트 디렉터인 앤디 포스터와 포토그래퍼 이반 클레인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동차 영화 중 하나에 경의를 표하며 이 표지를 창조했다.

 

 

2016년 6월호이 표지를 만들기 위해 뒤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굉장했다. 킴 레이놀즈는 애플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내기 위해 광범위한 분야를 조사해야 했다. 발행 전날 표지를 살짝 공개했을 때에는 CNBC는 이 차가 애플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패널로 부르기도 했다. 유니비전은 우리가 만든 렌더링을 이용해 차 안팎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했다. 애플카가 대단하지 않다면, 과연 어느 차가 대단할까?글_Christian Seaba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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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모터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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