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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SUV의 크나큰 매력, 현대 베뉴 &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SUV 인기가 소형차에도 번졌다. 소형 SUV는 왜 인기가 좋을까? 그 답을 알아보기 위해 가장 작은 두 대의 국산 SUV와 수입 SUV를 불렀다

2020.01.21

 

왜 소형 SUV가 이토록 인기 있을까? 이유를 알고 싶어 ‘나라면 현대 엑센트와 베뉴 중 어느 차를 고를까?’ 생각해봤다. SUV에는 작아도 터프한 차라는 이미지가 있다. 운전에 재미가 더해진다는 느낌, 언제나 놀러 갈 준비가 돼 있다는 흥겨움이 있다. 작지만 강한 차는 폭풍우가 몰아쳐도 동네 마트에 갈 때 문제가 없을 거다. 또 강한 차는 안전할 거라 굳게 믿는다. 운전석이 조금 높아 타고 내리기 편하고, 높이 앉으니 시야도 좋다. 길이가 중대형 SUV에 비해 짧아 주차하기도 수월하다. 대부분 해치백 스타일이라 뒷시트를 접은 다음 짐도 많이 실을 수 있다.

 

 

반면 엑센트는, 그러니까 3박스 타입의 소형 세단은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너무 경제성에만 치우친 것 같아 내가 좀 재미없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현대 베뉴는 엑센트를 대신하는 차다. 그런데 엑센트는 더 이상 타고 싶어도 살 수가 없게 됐다. 브랜드가 앞장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트렌드를 알리고 이끌어나가는 것은 바람직하다. 포드도 머스탱을 제외한 승용차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 엔트리 모델은 이제 베뉴가 됐다. 소형 SUV 인기를 모르는 소비자도 세계적인 흐름을 함께하는 거다. 엑센트보다 300만원 정도 오른 값도 현대차에 힘을 보탤 것이다.

 

세상 모든 차는 요즘 SUV가 되고 싶어 한다. 베뉴의 국내 경쟁 모델을 둘러보면 르노삼성 QM3, 쌍용 티볼리, 기아 스토닉 등 수두룩하다. 해외를 보면 혼다 HR-V와 BR-V, 닛산 킥스 등 경쟁하는 차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폭스바겐 티록,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푸조 2008 등 검소한 기운이 강한 유럽에서조차 소형 SUV 인기가 심상치 않다.

 

 

CITROËN C3 AIRCROSS SUV

C3 에어크로스는 2018년 10월 데뷔 이래 지금까지 20만대가 팔린 히트작이다. 유럽에서는 르노 캡처(QM3)와 경쟁 관계인데 동글동글한 몸매가 미쉐린의 마스코트 비벤덤을 생각나게 한다. 최근 유행인 분리형 헤드램프는 시트로엥이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요즘 대세인 작은 SUV의 특징은 해치백과 비슷하다는 데 있다. 소형 해치백의 앞뒤로 스키드 플레이트를 대고 휠 아치에 두꺼운 플라스틱 몰딩을 붙이면 SUV가 된다. SUV 기분만 내면 인기가 폭발하는 지경이다. 심지어 기아 모닝도 수출형 모델에는 앞뒤 범퍼 아래로 스키드 플레이트를 댄 SUV 버전이 있었다.

 

 

C3 에어크로스는 SUV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바퀴 구멍을 크게 하고 휠 아치에 검은색 몰딩을 더하고, 앞뒤 범퍼 아래에는 스키드 플레이트를 대는 공식을 따랐다. 길옆에 평행 주차할 때 앞뒤 차를 범퍼로 밀어대는 프랑스 파리의 교통문화에서 뒷범퍼는 충분히 대비가 돼 있지만 앞 범퍼는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시승차는 옅은 회색 보디에 여기저기 붉은색으로 악센트를 줘 세련미를 뽐낸다. 미니와 같은 감성을 추구하는데, 조금 지나치다 싶으면 붉은색 악센트가 없는 차를 고르면 된다.

 

 

난 C3 에어크로스에서 과거의 명차 2CV를 끌어내려고 애쓴다. 원래 시트로엥은 무척 이상하게 생긴 차였다. 2CV, DS19, DS21, 아미 등 과거 시트로엥은 결코 평범한 차가 아니었다. C3 에어크로스는 언뜻 유별나 보이지만 내 눈엔 평범하기만 하다. 하지만 키가 충분히 커 타고 내리기는 편하다. 이건 SUV의 장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앞으로 뻗어나간 대시보드가 시원한 느낌을 주고, 탁 트인 시야가 만족스럽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천으로 된 마감은 유럽차 감성을 진하게 내보인다. 시트 사이에 놓인 뭉툭한 주차 브레이크 손잡이도 재미나다.

 

 

그런데도 시트로엥치고는 너무 평범하다. 과거 시트로엥은 렌터카로 쓰지 못했다. 각종 조작 스위치가 너무 독특해 처음 타는 사람들은 제대로 다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푸조가 작은 운전대로 인기를 모으며 개성을 한껏 뽐내는 차가 됐다. 시트로엥 시트에 그어진 붉은색 한 줄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이유다. 푸조와 한 가족이 된 후로 시트로엥은 평범한 차, 그래서 많이 팔리는 차를 추구한다. 시트로엥에서 유별난 개성을 원하는 고객과의 갈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뒷자리는 시트가 편평해 인체 굴곡을 따르지 않는다. 인체공학보다는 기능을 우선한 듯하다. 작은 차에 뒷자리는 그냥 덤으로 생각하는 게 낫다. 뒷자리가 있는 데 고마워하고, 또 문이 달려 있어 고마워한다. 해치백의 화물 적재공간은 그 다양성이 무한하다.

 

 

120마력을 내는 1.5ℓ 블루 HDi 엔진은 디젤 엔진 고유의 강한 토크로 ‘훅’ 하고 끌어당기는 느낌이 좋다. 1750rpm부터 시작하는 30.6kg·m의 최대토크 덕에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가속이 경쾌한 차는 디젤 엔진으로 유명한 프랑스 차에서 기대하는 성능 그대로다. 6단 자동변속기도 꽤 부드러워 전혀 신경 쓸 일이 없다.

 

 

C3 에어크로스는 주행감각이 만족스러웠다. 조금 휘청이긴 하지만 기분 좋은 출렁임이다. 영화 속 격렬한 추격 장면에서 시트로엥 DS와 2CV가 보여주던 바로 그 모션이다. 코너에서 급가속을 하면 휘청거리고 출렁이는 만큼 긴장하게 된다. 제 코스를 벗어나려는 느낌에 휘청거리는 차를 잡아가는 게 재미다. 프랑스 차는 출렁거림 속에 안정감을 믿는다. 시속 160km를 넘긴 차는 힘들게 속도를 더해간다. 최고속도는 시속 170km에 이른다. 고속에서도 안정감은 좋다. 그러면서 연비는 14km/ℓ를 넘는다.

 

 

SUV 타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앞바퀴굴림 차지만 그립 컨트롤을 달아 눈길이나 진흙길 등 노면에 대응하게 했다. 내리막길 주행보조장치까지 달았다. 그립 컨트롤은 눈길에서는 3단 출발을 하도록 하고, 자갈길에서는 액셀 반응을 더디게 하는 것일 게다. 간단하지만 운전 초보에게 도움이 될 장비다. 편안함과 실용성, 스타일을 모두 갖춘 작은 차를 즐기다 보니 올해가 시트로엥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HYUNDAI VENUE

베뉴는 현대가 말하는 미래의 자동차, 그리고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차로 의미가 있다. 제3세계에서 고급차의 위상을 지니고, 선진국 시장에서는 가장 경제적인 차가 될 것이다. 현대는 ‘혼라이프’에 어울리는 차로 베뉴를 소개했다. 많은 고객들이 베뉴를 첫 차로 탄다. 밀레니얼 세대뿐만 아니라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노인층에도 필요한 차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베뉴가 판매된 지난 몇 달 동안 50대의 구매율이 가장 높았다.

 

 

분리형 헤드라이트와 투톤 컬러 지붕은 시대 흐름을 따른다. 4m 남짓한 길이는 실생활에서 주차의 편리함이 기대된다. 잠시 작은 차 베뉴가 예쁜가 생각했다. 다소 투박한 앞모습은 미국 시장의 취향에 맞춘 듯하다. 과거 폭스바겐이 골프를 주력 모델로 하고 싶어 아랫급인 폴로의 디자인을 일부러 못생기게 만든 적이 있다. 그 옛날 아토스도 앞모습을 볼 때마다 현대가 경차를 많이 팔고 싶진 않은가 싶었다. 유럽의 많은 경쟁차를 생각하면 베뉴는 좀 더 예뻐도 좋았다. 물론 작은 차가 투박하게 생긴 것도 터프한 SUV에 필요하긴 하다.

 

 

베뉴는 SUV인 만큼 큰 키로 공간효율을 살렸다. 겉으로 보는 것보다 넓은 실내가 만족스럽다. 적당한 높이 덕에 타고 내리기 편하고, 시야는 탁 트였다. 세계시장을 위한 차는 0.1톤이 넘는 국제 규격의 내 몸도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뒷자리도 생각보다 제대로 된 공간이다.

 

 

짙은 감색으로 처리한 시트는 수준급이다. 색의 조합이 벤틀리 같은 느낌도 살짝 든다. 엔트리 카에서 해보는 즐거운 상상이다. 명확한 계기반 다이얼과 듬직한 시프트 레버, 센터페시아 가운데 고급스러워 보이는 온도 표시등 등 몇 가지가 핵심적인 매력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작고 간단한 차지만 속이 알찬 기분이다. 손으로 쥐고 당기는 사이드브레이크가 있다는 건 스핀 턴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작은 차의 경제성으로 가득한 베뉴는 한편으로 작은 엔진을 최대로 활용해 달리는 재미가 기대된다. 처음 타는 순간 느낌은 생기발랄하다. 123마력을 내는 휘발유 엔진은 1215kg의 가벼운 차를 조용하게, 그러나 세차게 몰아친다. 듀얼 포트 연료분사 방식의 4기통 1.6ℓ 자연흡기 스마트스트림 엔진에 ‘IVT’라 칭하는 무단변속기를 달았다. 급가속에 무단변속기는 최고의 효율로 부드럽고 맹렬하게 달린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이 10초 정도인데, 실제로 달리면 답답한 기분은 전혀 없다. 키가 조금 크지만 키 큰 SUV로서 불안함도 없다. 안정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네 바퀴가 쫙 벌어졌다.

 

 

최고속도는 시속 180km에 이른다. 조금 통통 튀는 승차감이지만 착 가라앉는 안정감이 매우 만족스럽다. 난 베뉴의 의자를 좀 더 낮추고 쌩쌩 달릴 것을 다짐한다. 이 차 재미있다. 구불거리는 길에서 기어를 수동으로 한 단 낮추니 핸들링과 주행감각이 상당히 만족스럽다. 가볍고 빠른 차의 몸놀림이 바르다. 코너링에서 흐트러짐이 없다. 약간의 가벼움이 조금 불안한 정도다. 베뉴를 타면서 이 차가 SUV라는 것을 잠깐 잊었다. 가볍게 치고 나가는 차는 전혀 SUV 같지 않다.

 

 

베뉴는 스포츠, 에코, 노멀의 드라이브 모드와 진흙, 모래, 눈길의 도로 상황에 맞춘 2WD 험로주행 모드를 갖추고 있어 모든 지형에 대응이 가능하다. 요즘 대부분 SUV에 주어지는 작은 재미다. 작고 건강한 차에 매력이 넘친다. 작은 차는 젊은 날 한번 경험하고 지나야 한다.
글_박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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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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