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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정숙함, 기아 쏘울 부스터 EV

가장 많이 듣는 전기차 관련 질문 중 하나는 얼마나 조용하냐는 것이다. 엔진이 없으니 조용한 건 당연하지만 딱 달리기 전까지만이다

2020.02.27

 

현대 광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는 “시속 97km로 달리는 롤스로이스 안에서 가장 큰 소음은 전자시계 소리”라는 카피로 유명한 인물이다. 최근 각종 동영상에서 나오는 르노삼성 QM6 광고 역시 ‘달리는 차 안에서 가장 큰 소음은 귀고리 찰랑거리는 소리’라는 콘셉트다. 광고 콘셉트 표절이나 지나친 과장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1958년에도, 2020년에도 정숙함은 자동차 구매 기준에서 여전히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전기차는 정숙함의 끝판왕이다. 주위에서 전기차 관련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도 얼마나 조용하냐는 것이다. 소리가 나는 엔진이 없으니 조용한 건 당연하지만 딱 달리기 전까지만이다. 일단 바퀴가 구르기 시작하면 노면 상태를 몸이 아닌 소리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바닥 소음이 올라온다. 일반적인 자동차라면 노면 소음과 엔진음이 뒤섞여 상쇄 효과가 있지만 전기차는 엔진음이 거의 없어 노면 소음이 상대적으로 크게 들려온다. 주행 중 도드라지는 또 다른 소음은 쏘울 부스터 EV 특유의 디자인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일을 강조한 박스카 디자인이라 고속으로 주행할 때 풍절음이 요동을 친다. 일반 엔진만큼은 아니지만 엔진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미세하게 고주파 같은 소리를 내긴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이 유독 전기차에서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낮에는 인식하지 못하던 방 안 시계 소리가 밤에는 신경 쓰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너무 조용해 불편한 경우도 있다. 엔진음이 없기 때문에 좁은 골목길에서 행인이 비켜주질 않아 본의 아니게 뒤따르며 에스코트하는 일도 많다. 경적을 울리면 되지만 차가 아닌 행인을 상대로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적 소리도 경박스러워 웬만하면 자제한다. 그래서 나만의 노하우도 생겼다. 음악 볼륨을 키우고 창문을 살짝 내려 나의 존재감을 알린다. 현대·기아차가 전기차에 보행자를 위한 경적을 따로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보행자가 놀라지 않을 만큼의 음량으로 말이다. 차임벨이나 음악 소리, 개 짖는 소리를 넣어도 좋을 것 같다.

 

가까운 미래에 에어팟 프로 수준의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접합된 전기차 전용 전기차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면 QM6의 귀고리 광고가 ‘정숙함’을 소재로 한 마지막 광고가 될지도 모른다.

글_김수현(디자이너)

 

 

KIA SOUL BOOSTER EV

가격 4630만원 레이아웃 앞 모터, FWD, 5인승, 5도어 해치백 모터 영구자석 AC, 204마력, 40.3kg·m 변속기 1단 자동 충전 규격 DC 콤보 무게 1696kg 휠베이스 2600mm 길이×너비×높이 4195×1800×1605mm 연비(복합) 5.4km/kWh 주행가능거리 386km

 

구입 시기 2019년 6월 총 주행거리 1만3000km 평균연비 5.8km/kWh 월 주행거리 22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3만원(충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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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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