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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경고등, 포르쉐 911 카레라 S

나이가 만 8살에 가까워지고 있는 911은 감사하게도 잔병치레가 많은 편이 아니다. 그런데 얼마 전,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경고등에 불이 들어왔다

2020.03.30

 

나이가 만 8살에 가까워지고 있는 911은 감사하게도 잔병치레가 많은 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경고등이 들어왔던 건 연료탱크 유증기 압력 이상 때문이었다. 그나마 이것도 언제쯤인지 가물가물할 만큼 오래됐다. 당시 연료캡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는지 하루 이틀 점등되다 꺼지고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

 

얼마 전,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경고등에 불이 들어왔다. 노란색의 팬 이미지였다. 친절하게 엔진룸 냉각팬에 오류가 났다는 메시지도 함께 떴다. 응? 엔진룸 팬이라고? 911은 엔진이 뒤에 있지만 냉각 코어들은 주행할 때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앞 범퍼 내에 자리한다. 911 터보나 RS처럼 측면 흡입구 없이 옆면이 매끈한 카레라 모델은 엔진룸 안에 코어가 있다고 해도 공랭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911의 뒤쪽 보닛(엔진룸 보닛이라 하면 앞을 생각할 것 같고, 트렁크 리드라고 불러도 앞쪽을 상상할 듯해 결국 이렇게 쓴다)의 수평 슬랫 아래에는 손바닥 크기의 팬 한 쌍이 좌우 대칭으로 달려 있다. 이들은 냉각수나 엔진 오일을 식히는 용도가 아니라 엔진룸 내부에 갇힌 열기를 위로 끌어내는 환풍기 같은 역할을 한다. 엔진룸 내부 공기만을 순환하기 위해 냉각팬이 달리는 구조는 흔치 않다. 앞이나 미드십 엔진을 품은 차는 주행 중 바람을 엔진룸으로 유도하기 쉽지만, 꽁무니에 심장을 가진 카레라는 오직 노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공기로만 냉기를 받을 수 있으니 여느 자동차보다 심장이 뜨겁다.

 

 

뒤쪽 보닛을 열고 살펴보니 두 개의 팬 중 왼쪽 팬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어느 날에는 둘이 같이 돌고, 어느 날은 오른쪽만 돌며 경고등을 점등시킨다. 모터 자체가 완전히 나간 상태는 아닌 것 같은데 전원 공급 문제인지 아니면 구동 모터의 노후화인지 파악하고 수리를 진행해야겠다. 며칠 전 고압 세차할 때 물줄기가 팬에 맞으면서 문제가 된 건 아닌지 의심도 들었다. 포르쉐 센터에 문의해보니 엔진 열기 배출을 돕는 보조적 역할이기 때문에 라디에이터 팬의 고장처럼 주행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부분이 아니라고 했다. 조만간 시간을 내서 뜯어 볼 계획이다. 911은 다른 차보다 냉각수 라인이 길 수밖에 없다. 뒤 엔진에서 앞 범퍼에 있는 라디에이터까지 긴 거리를 여러 이음매를 거쳐 순환하는 구조 때문이다. RR이나 MR 방식의 스포츠카라면 모두 공통적인 부분. 그래서 주행거리가 늘어나면 차체 하부에 있는 냉각수 라인의 누수 여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또 하나 손봐야 할 곳이 생겼다. 시속 220km 근처에서 선루프에서 들어오는 바람 소리가 급격히 커졌다. 정비소에서는 일반도로 시승으로 확인할 수 없는 영역이라 직접 증상을 관찰하기 어렵다고 난감해했다. 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것 때문에 정비사와 인제 서킷까지 갈 수도 없는 일. 낮아진 기온에 고무 부품이 탄성을 잃었을 확률이 크다는 예상이 들었다. 일단 날이 풀리는 대로 선루프 주변 고무 몰딩부터 교체하고 추이를 지켜봐야겠다.
글_강병휘(자동차 칼럼니스트 겸 레이서)

 

 

PORSCHE 911 CARRERA S

가격 1억6700만원 레이아웃 뒤 엔진, RWD, 2+2인승, 2도어 쿠페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8ℓ, 400마력, 44.9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무게 1415kg 휠베이스 2450mm 길이×너비×높이 4491×1808×1295mm 연비(복합) 9.2km/ℓ CO₂ 배출량 195g/km

 

구입 시기 2018년 12월 총 주행거리 12만6500km 평균연비 9.8km/ℓ 월 주행거리 2000km 문제 발생 엔진룸 팬 작동 불량, 선루프 고속주행 소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36만원(유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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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강병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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