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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구역의 미친 존재감! LS엠트론 MT4

도시에서 벗어나면 트랙터의 존재감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특히 LS엠트론 MT4 같은 살갑고 강력한 팔방미인이라면

2020.04.05

MT4로 오프로드를 내달리는데 테크닉 따윈 필요없다. 그저 가속페달만 밟으면 된다.

 

꽤 많은 종류의 자동차를 운전했다. 경차에서 대형 버스까지, 17마력 르노 트위지에서 800마력 페라리 슈퍼패스트까지 많이도 몰았다. 그런데 트랙터는 처음이다. 솔직히 트랙터를 몰 기회가 올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자리를 마련한 건 LS엠트론이다. LS엠트론은 8년 연속 국내 트랙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온 회사다.

 

 

트랙터는 용도와 엔진 출력에 따라 여섯 가지로 나누는데, 유틸리티는 축산 관리를 하거나 높지 않은 강도로 논밭을 갈고 김을 매는 데 쓴다. 보통 45~140마력급 엔진이 들어간다. 양쪽에 문짝이 달린 독립된 운전석을 갖춘 형태로 농촌 도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트랙터를 떠올리면 대충 감이 올 거다.

 


MT4는 트랙터지만 공격적이면서도 세련된 인상이다. 가늘게 뻗은 두 줄의 헤드램프 덕이다. 경쟁사에서는 아직 할로겐램프를 사용해 투박한 인상이지만 LS엠트론은 LED를 사용해 보다 매력적으로 디자인했다. 보닛 옆에 MT4라는 모델명과 68이란 숫자가 보인다. 68은 엔진 출력을 나타낸다. 엔진은 LS엠트론이 직접 개발하고 만든다. 미국 EPA의 배기가스 규정인 티어  4(Tier 4)를 만족하는데, 유로 6와 비슷한 수준이다. 참고로 자동차가 아닌 건설기계나 농기계 등은 티어 4를 배기가스 기준으로 삼는다.

 

 

엄청난 크기의 바퀴는 앞 20인치, 뒤 30인치다. 타이어 사이즈는 자동차 타이어와 다르게 앞 11.2-20, 뒤 14.9-30으로 표시한다. 앞은 타이어 폭, 뒤는 휠 지름을 나타내며 단위는 인치다. 흥미롭게도 MT4는 뒷바퀴 사이 거리를 최대 210mm까지 조절할 수 있다. 가변형 뒤 차축인데 MT4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다. 밭은 작물에 따라 이랑의 너비가 다르다. 뒤 차축 너비가 조절되면 이랑 폭에 상관없이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농민들에게는 꽤 신통한 기능이다. 여기에 타이어도 광폭과 소폭 모두 장착할 수 있다. 실제 조절 범위는 210mm도 훨씬 넘는다는 얘기다.

 

 

서스펜션이 없는 점도 공교롭다. 단, 온갖 충격을 차체로 다 받아낼 텐데 운전자의 허리는 어떡하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형 트럭처럼 시트에 에어 서스펜션이 들어갔다. 사실 트랙터가 이렇게 탑승객을 배려하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트랙터(Tractor)는 무언가를 끈다는 뜻이다. 즉, 소나 말 같은 가축이 하던 쟁기·달구지 등을 끄는 일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농기계란 얘기다. 때문에 초기 트랙터는 엔진과 변속기로만 구성돼 단순히 견인만 했다. 여기서 발전을 거듭해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한 객실이 마련되고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식 제어장치와 에어컨, 오디오까지 넣는 수준에 이르렀다. 다시 말해 시트 아래 에어서스펜션이 들어간 것도 예전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서스펜션이 없어 밭을 갈거나 평탄화하면 차체가 수시로 기우뚱거린다. 이런 상황에서 작업이 과연 균일하게 될까? 대답은 예스다. 각종 작업을 위해 트랙터에 연결하는 장치를 작업기라고 하는데, 이 작업기는 언제나 수평으로 유지된다. 차라리 서스펜션을 넣어 차체를 수평으로 유지하는 게 어떻겠냐고? 아니다. 작업기만 수평으로 유지하는 게 기능적으로 더 낫다.

 

 

조작은 자동차와 거의 비슷하다. 시승한 MT4는 수동변속 모델이라 클러치가 있고 가속페달과 두 개의 제동페달이 있다. 제동페달은 고리를 걸면 두 개가 함께 밟히고 풀면 각자 밟힌다. 왼쪽 페달은 왼쪽 바퀴만, 오른쪽 페달은 오른쪽 바퀴만 제동한다. 이렇게 나눈 건 회전반경을 줄이기 위해서다. 농기구는 회전반경이 좁아야 최대한 효율적으로 구석구석 작업할 수 있다.

 

 

변속기는 28단이다. 오타 아니다. 심지어 앞뒤 모두 28단이다. 파워셔틀 덕분이다. 레버 하나로 전진과 후진, 중립을 제어하는 장치다. 그래서 변속기에는 따로 후진 기어가 없다. 기어는 각각 4단씩 있는 주변속기와 부변속기로 직접 넣어야 한다. 단수는 강력한 견인력이 필요할수록 낮은 단이 정답이다.

 

 

트랙터는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된다. 스로틀 개방을 레버로 조절할 수 있다. 재미있는 건 그림이다. 토끼와 거북이 그림이 있는데, 레버를 토끼 쪽으로 올리면 속도가 빨라지고 거북이 쪽으로 내리면 느려진다. 더불어 달팽이 버튼도 있다. 달팽이는 초저속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그림은 전 세계 공통이다. 미 대륙의 존 디어 트랙터든 유럽의 람보르기니 트랙터든 같은 그림으로 동일한 기능을 표시한다. 이런 거 하나에도 위트가 넘친다.

 

 

조작은 수동변속기 자동차와 같다.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넣은 뒤 클러치를 떼며 가속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간다. 익숙하지 않으면 울컥거린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조작하려면 파워셔틀 레버를 이용하면 된다. 기어를 넣고 파워레버를 전진으로 넣으면 자연스럽게 앞으로 간다. 속도는 가속페달로 조절해도 되고 토끼와 거북이가 그려진 레버로 조절해도 된다. 운전대는 유격이 좀 있다. 완전한 ‘오픈휠’이라 바퀴가 꺾이는 게 그대로 보여 경로 유지가 어렵지 않다.

 

 

 

 

그런데 트랙터의 가장 큰 매력은 이런 간편한 조작이 아니다. 험로주파 능력이다. 순수한 드라이빙의 관점에서 보면 이보다 더 짜릿할 수 없다. 체험한 곳은 거의 갯벌과 견줄 만한 곳이었다. 다리가 쑥쑥 빠질 만큼 질퍽한 진흙으로 범벅이 됐는데 MT4는 정말 거침없이 내달렸다. 한계가 궁금해 물 반, 진흙 반인 곳만 골라 굴곡이 심한 쪽으로 운전대를 돌렸다. MT4는 기우뚱하면서도 조금도 주저 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 서스펜션이 없어 롤이 엄청난데 이를 모두 견디며 험로를 주파했다. 쾌감이 엄청나다. 이런 짜릿함은 난생처음이다. 몇 년 전 독일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G 클래스로 험로를 시승했을 때도 이렇게 험한 코스는 없었다.

 

 

다만 이 훌륭한 오프로더를 다루는 데는 운전면허가 필요치 않다. 딱히 자격증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손쉬운 작업이 주목적인 농기계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도록 제어 장치를 그림으로 표시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논농사의 기계화는 98~99%에 다다랐다. 그 중심에는 트랙터가 있다. 조작이 이렇게 쉽지 않았더라면, 활용성이 이렇게 다양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완전에 가까운 기계화가 이뤄졌을까? LS엠트론은 트랙터를 ‘농민을 도와주는 기계’라는 콘셉트로 개발한다고 한다. 이번 체험을 통해 트랙터에 대한 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 극강의 오프로더가 농민들의 세상 친절한 친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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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류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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