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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을 완성했다, 제네시스 G80

신형 제네시스 G80는 독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2020.05.06

 

사실 난 한때 현대차 안티였다. 현대차를 10년 가까이 타면서 큰 불편이 없었지만, 지나고 나니 불합리하고 불편한 게 많았다. 그래서 현대차에 대해선 좀 더 무거운 잣대를 드리우며, 좋지 않은 건 ‘좋지 않다’고 썼다. 생각해보면 좋은 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가 내놓는 제품들을 보면 동급의 유럽 및 미국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좋은 제품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섀시가 단단해졌고 그에 따른 서스펜션 조율도 좋아졌다. 스티어링은 자연스럽고 급브레이크에서도 차체 떨림이 없다. 특히 신형 제네시스 G80는 놀랍다. 물론 현대가 아니라 제네시스 브랜드지만, 현대차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으니까.

 

 

신형 제네시스에서 가장 충격적인 건 승차감이다. 이전까지 G80는 절대적으로 부드러움에 치중했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노면 충격을 줄이는 것이 탑승자에 대한 가장 큰 배려였다. 탑승자 누구나 좋아할 만한 승차감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조종성과 반응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부드럽기만 한 서스펜션으로 차체 움직임이 커지면서 조종성이 약간 떨어졌고 급작스러운 움직임에선 뒤가 조금 늦게 반응했다.

 

 

그런데 신형은 그런 단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저속에선 바퀴에 꿀을 바른 것처럼 진중하고도 유연하게 구른다. 사실 구른다는 표현보다는 미끄러진다는 표현이 체감으로 더 맞을 듯하다. 낭창임이 없으니 탑승자 몸도 덜 움직여 더 안락하게 느껴진다. 느낌상으로는 엄청나게 두꺼운 서스펜션을 달고 그것보다 더 크고 부드러운 부싱으로 각종 링크를 잡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단단한 건 아니다. 부드럽고 진중하면서 무게감 있는 승차감이다. 움직임이 우아하고 세련됐다. 그동안 내가 타본 국산차 중에서 이렇게 세련되고 편안한 승차감을 내는 차는 없었다. 그만큼 신형 G80는 ‘충격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훌륭한 승차감이다.

 

 

신형 G80를 시승하기 전 GV80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약간의 낭창거림을 예상했다. 두 차는 크기와 형태만 다를 뿐 거의 비슷한 구성이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서스펜션의 늘고 줌이 GV80보다 짧아서 낭창이지 않는다. 서스펜션이 줄어들 때도 쑥쑥 눌리지 않고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잘 조화된다. 아마도 차체 무게에 대한 부담을 줄인 덕분일 것이다. 어쩌면 카메라로 노면 상태를 체크해 서스펜션 감쇠력을 조절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GV80에서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 발전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노면이 거친(지속적인 충격을 만드는) 곳에서는 서스펜션이 정점으로 늘었다가 줄어들 때 약간의 충격이 있다. 또 20인치나 되는 큰 타이어는 약간의 휠 충격을 만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20인치나 되는 타이어를 끼웠는데도 이렇게 승차감이 좋다고?’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8 또는 19인치 타이어를 끼우면 승차감이 더 좋을 것이다.

 

 

신형 제네시스 G80는 그 승차감만으로도 충분한 상품성을 지녔다. 현재 모든 국산차 중에서 GV80는 단연 출중할 뿐만 아니라 비슷한 가격의 수입차와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다. 고속 안정성이 탁월하다. 조용하고 우아하게 아스팔트를 꾹꾹 누르며 속도에 대한 부담이 달린다. 섀시를 비롯한 하체 설계 및 구성이 굉장히 탄탄하다. 이제 현대차는 우주만큼이나 넓은 단단함과 부드러움 사이에서 ‘절대 승차감’이 어디 있는지 감을 잡은 듯하다.

 

파워트레인도 만족스럽다. 380마력의 V6 3.5ℓ 터보 엔진은 부드럽게 회전하고 8단 자동변속기는 엔진의 부드러움을 네 바퀴에 매끈하게 전달한다. 네바퀴굴림이지만 스티어링 감각이 또렷하고 움직임도 무겁거나 텁텁한 느낌이 없다. 다만 연비가 좋지 않다. 큰 엔진에 AWD 시스템까지 더해졌으니 당연한 결과겠지만, 대부분 고속화도로를 달렸음에도 연비가 6.5km/ℓ밖에 나오지 않았다. 복합 공인연비(8.4km/ℓ)에 미치지 못했다.

 

 

이렇게 고급스럽고 안락하면서 큰 차의 시작 가격이 5247만원(2.5ℓ 가솔린 터보, 개별소비세 1.5% 적용)이다. 같은 가격에 비슷한 구성의 수입차는 찾을 수 없으니 괜찮은 가격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엔진을 키우고 옵션을 넣으면 2000만원 내외까지 늘지만 이 또한 소비자의 선택이다.

 

 

비교적 신행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세계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다. G70가 2018년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에 뽑히면서 북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와 가치를 높이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런데 G80라는 훌륭한 제품으로 제네시스는 가야 할 길을 꽤 단축하지 않을까 싶다. 디자인을 비롯한 성능, 구성 등 모든 면에서 많은 이들이 탐낼 만한 제품이다.

 

과거 현대차 안티였을 때는 현대차가 이런 브랜드, 이런 차를 내놓을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 현대차의 빠른 성장과 성과가 반갑고, 이런 차를 이런 가격에 내놓는 제네시스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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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진우PHOTO : 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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