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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타는 화끈한 차

F1 경주차는 오직 한 사람만 탈 수 있다. 그런데 경주차도 아니면서 혼자만 타야 하는 화끈한 자동차도 있다

2020.06.12

 

테크룰즈 렌 RS

2018년엔 유난히 1인승 스포츠카가 많이 등장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테크룰즈도 2~3인승 하이브리드 전기차 렌(3인승 모델은 독특하게도 시트 세 개가 나란히 붙어 있다)의 1인승 버전 렌 RS를 선보였다. 전투기처럼 캐노피 지붕을 얹은 렌 RS는 일반 도로에서는 달릴 수 없는, 트랙용 자동차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전기차다. 

 

 

대부분의 전기차가 배터리로 모터를 돌린다면 렌은 두 개의 마이크로 터빈이 발전기 역할을 해 모터를 돌린다. 터빈을 돌리는 건 디젤이나 휘발유 등의 연료지만 적은 양으로도 발전기를 많이 돌릴 수 있어 높은 출력과 주행거리를 기대할 수 있다. 옵션에 따라 4~6개의 전기모터가 달리는데 6개의 전기모터를 갖춘 모델은 앞에 두 개, 뒤에 네 개의 모터를 달아 최고출력 960kW를 낸다. 마력으로 환산하면 1305마력이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3초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330km에 달한다.

 

 

페라리 몬자 SP1

페라리가 1인승 자동차를 만든다면? 2018 파리모터쇼에서 페라리 몬자 SP1이 공개됐다. 1950년대 서킷을 주름잡던 750 몬자와 250 테스타로사, 166MM 등의 경주차에서 영감을 받은 SP1은 한쪽에 시트와 운전대, 페달이 몰려 있다. 운전석 위로 지붕은 물론 앞쪽에 윈드실드도 없지만 대신 낮은 패널을 붙이고 공기 흐름을 단속하는 버추얼 윈드실드 기술을 적용해 달릴 때 얼굴로 바람이 사정없이 들이칠 걱정을 덜 수 있다. 운전대 너머엔 페라리 모델의 징표와도 같은 둥근 RPM 게이지가 달렸다.

 

 

운전대에도 노란 바탕의 페라리 로고가 선명하다. 파워트레인은 812 슈퍼패스트와 같은 V12 6.5ℓ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810마력을 뽑아낸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2.9초이며 시속 200km를 7.9초에 끊는다. 최고속도는 시속 300km 이상이다. 몬자 SP1은 콘셉트카가 아닌, 판매를 위해 만든 차다. 차값은 170만 유로(약 22억원) 안팎으로 지난 1월 전 F1 드라이버 니코 로스베르크가 SP1으로 마라넬로 서킷을 달리는 영상이 공개됐다.

 

 

BAC 모노

영국 슈퍼카 제조회사 BAC(Briggs Automotive Company)가 2011년 선보인 모노는 1인승 스포츠카다. F1 경주차처럼 오직 하나의 시트가 놓였고 운전대에도 둥근 버튼이 빼곡하다. 앞유리는 물론 지붕도 없어 운전자는 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달려야 한다. 보닛, 아니 운전대 아래에는 7700rpm에서 최고출력 284마력을 내는 4기통 2.3ℓ 휘발유 엔진이 놓였다. 배기량은 크지 않지만 무게가 540kg으로 가벼워 가속 성능이 화끈하다. 0→시속 97km 가속 시간이 3초 이하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273km에 이른다.

 

 

BAC는 지난 3월 더 화끈한 2세대 모노를 공개했다. 하나뿐인 시트는 여전하지만 기존의 2.3ℓ 엔진에 터보차저를 더해 출력이 336마력으로 훌쩍 뛰었다. 겉모습은 이전 모델과 비슷하지만 프런트 그릴 가운데 LED 헤드라이트가 달렸고 테일램프도 가늘어졌다. 운전대는 여전히 경주차처럼 둥근 버튼이 빼곡하지만 탄소섬유를 넉넉히 써 좀 더 가벼워졌다. 2세대 모노의 최고속도는 시속 273km, 0→시속 97km 가속 시간은 2.7초이며 값은 16만5950파운드(약 2억5000만원)부터다.

 

 

람보르기니 에고이스타

2013년 람보르기니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1인승 자동차 에고이스타를 선보였다. 당시 폭스바겐 그룹 디자인 총괄 발터 드 실바가 참여해 완성한 콘셉트카다. 군용 헬기 아파치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차답게 운전석도 아파치의 조종석을 꼭 닮았다. 도어는 따로 없고 지붕을 위로 들어 올려 타고 내릴 수 있는데 지붕은 뗄 수도, 붙일 수도 있다.

 

 

발터 드 실바는 이 차를 공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에고이스타는 자기표현과 쾌락을 위해 주변의 비판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차입니다. 세상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차라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에고이스타는 오직 운전자의 즐거움과 쾌락을 위해 만들어진 차란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람보르기니 모델 가운데 가장 화끈한 실력을 자랑했다. 운전석 위에 놓인 V10 5.2ℓ 엔진은 최고출력 600마력을 토해냈다. 지금 에고이스타는 람보르기니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름과 달리 모두의 즐거움을 위해.

 

 

아우디 PB18 e-트론

아우디가 2018년 몬터레이 카 위크에서 공개한 PB18 e-트론은 전기 콘셉트카다. 길이×너비×높이가 4530×2000×1150mm로 맥라렌 570S와 비슷하지만 2인승과 1인승으로 자유롭게 변신할 수 있다는 게 다르다. 운전대에 달린 ‘레벨 0’이라고 써 있는 레버를 살짝 건드리면 운전대와 페달, 시트가 통째로 가운데로 움직인다. 이 레버를 한 번 더 건드리면 시트가 다시 왼쪽으로 움직이면서 조수석 시트가 나타난다.

 

 

콘셉트카인 만큼 안팎으로 미래적인 분위기도 물씬 난다. 운전대 너머엔 해상도가 선명한 OLED 디스플레이가 달렸고, 운전대는 버튼이 전혀 없이 매끈하다. PB18 e-트론은 앞에 하나, 뒤에 두 개의 전기모터를 얹었다.

 

 

앞쪽 모터는 150kW의 출력을 앞 차축에 전달하고, 뒤쪽 모터는 350kW의 출력을 뒤 차축에 전달한다. 세 개의 전기모터가 내는 최고출력은 500kW인데 부스트 모드에선 570kW까지 토해낼 수 있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2초에 불과하다.

 

 

인피니티 프로토타입 10

인피니티는 2017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기는 1인승 콘셉트카 프로토타입 9을 공개했다. 그리고 1년 뒤 2018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선 미래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매끈한 프로토타입 10을 선보였다. 프로토타입 9이 클래식카를 미래 디자인과 접목했다면 프로토타입 10은 그냥 미래 디자인을 보여준다.

 

 

몬자 SP1처럼 한쪽에 운전대와 시트를 몰아놨지만 운전대는 더없이 심플하고 시트도 단순하다. 검은색 가죽에 빨간 스티치 장식을 더했을 뿐이다. 없는 것도 많다. 클래식 경주차처럼 지붕과 윈드실드가 없는 건 물론 사이드미러도 없다. 보닛도 열 수 없다. 인피니티는 자세한 제원이나 파워트레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미래 디자인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쇼카이기 때문이다. 전기 경주차로 서킷을 달리는 기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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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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