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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터보 차일까? 포르쉐 911

과장이 아니라, 우리는 이 정도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2020.07.22

 

“그래서 어떻게 생각해?” 선임 피처 에디터인 조니 리버먼이 평소에 그가 하던 대로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팔짱을 낀 채 물었다. 그는 방금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리가 자주 촬영하는 앤젤레스 크레스트 고속도로에서 신형 911 터보 S를 운전하고 돌아왔다. 그는 이 산기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 길을 매우 잘 안다. “믿을 수가 없어! 포르쉐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이 차는 991.2 터보 S와 GT3 RS를 합친 것 같아. 날카롭고 섬세하며 정밀하고 피드백도 풍부해. 게다가 너무나 빨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야. 진짜 운전자를 위한 자동차야!”라고 나는 대답했다.

 

 

“맞아, 이 차는 분명 ‘2020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로 뽑혀야만 해.” 나의 말을 들은 조니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이야기했다. 나는 무엇을 예상한 걸까? 신형 911 터보 S를 운전하기 전에 나는 911 카레라 4S로 로스앤젤레스 크레스트 고속도로를 정복했고, 그 차의 모든 것을 끄집어냈다. 그리고 운전하는 내내 활짝 웃으며 키득거렸다. 911 카레라 4S는 모든 순간 운전자와 하나가 된다는 느낌을 주는 동시에 여느 스포츠카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다. 운전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빠른 속도로 코너를 달려도 그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해주는 아주 사랑스러운 주행 파트너다. 카레라 4S와 터보 S 모두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와 뒷바퀴 조향장치(카레라 4S에서는 선택 사양),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갖췄지만, 같은 점은 딱 여기까지다.

 

이 자리에 좀 더 멋진 기어레버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듀얼클러치 8단 자동변속기가 운전자의 조작에 초자연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터보 S에 오르기 전, 카레라 4S에서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을 기대했다. 하지만 4S보다 200마력 높은 출력을 지닌 터보 S는 직선도로를 순간적으로 지워버릴 만큼 빠르고 숨 막히는 긴박함을 선사한다. 게다가 터보 S에는 코너 사이를 쏜살같이 탈출하는 가속력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터보 S가 세상으로 나오기 전, 플라흐트에서 시간을 보낸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플라흐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독일 바이작에 위치한 포르쉐 메인 개발센터와 최첨단 모터스포츠 단지다. 이곳에서 모든 포르쉐 경주차, 그리고 경량화되고 트랙 주행에 초점을 맞춘 911 GT2 RS와 GT3 RS가 태어난다.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았지만 내 육감이 어느 정도 맞았다. 프랑크 슈테펜 발리저와 한 인터뷰에서 그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포르쉐에서 GT 레이싱을 담당했던 그는 2019년부터 911과 718 모델 개발 책임자가 된 인물이다. 발리저는 인터뷰에서 911 터보의 균형 잡힌 움직임과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게 무엇인지 설명했다. “911 터보를 다른 고성능 스포츠카와 구분 짓는 특징 중 하나는 일상에서의 실용성입니다. 동시에 가끔 운전자의 말문을 턱턱 막히게 하는 것입니다.” 발리저 박사는 그 임무를 완수했다.

 

 

신형 911 터보 S의 운전석에 앉으면 의심할 여지 없이 엄청난 잠재력이 보인다. 익숙한 5 개의 원으로 구성된 계기반(가장 바깥쪽 원 두 개는 잘 보이지 않는데, 보기 드문 포르쉐의 실수다)의 가운데 원에서 ‘TURBO S’라는 인사말이 펼쳐지는 것만 빼면 이 차는 그냥 911 기본 모델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다른 911과 똑같이 대시보드 상단에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시계 겸 타이머가 달려 있다. 엄지손가락을 걸칠 수 있도록 편리하게 디자인된 터치스크린은 해상도가 높고 반응 속도가 빠르다. 조그맣고 바보 같은 땅딸막한 기어레버도 기존 911과 같다.

 

 

포르쉐의 전매특허인 운전대 왼쪽 스위치를 돌리면 우렁찬 소리와 함께 시동이 걸린다. 소리가 매우 의도적이다. 선택 사양인 스포츠 배기 시스템(3490달러짜리다)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두고 변속레버를 당기고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300m를 달려 첫 번째 코너에 도착했을 때, 내 뇌가 아직도 고속도로 진입로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데이비드 번이 말했다. “내가 여기에 어떻게 왔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에 말문이 턱 막혔다. 아무렇지 않은 듯 꾸준하게 내뿜는 폭발적인 힘과 함께 터보차저 소리를 들으니 더 짜릿하다. 911 터보 S의 터보차저는 웨이스트 게이트가 사용할 수 없는 압축공기를 배출할 때 뭔가 멋지고 거친 소리를 낸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맞추면 공력 성능부터 구동계 반응까지 모든 시스템의 준비가 완료된다.

 

2500~4000rpm에서 최대토크 81.6kg·m를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게다가 가속력을 추가적으로 내기 위해 필요한 오버부스트 조건도 없다. 발리저에 따르면 911 터보 S는 터보 지체현상이 전혀 없다. 그 이유에 대해 “웨이스트 게이트 컨트롤, 강제 공랭, 터보차저의 용적, 포르쉐만의 독특한 가변식 터빈 지오메트리 덕분”이라고 말했다. 포르쉐는 배기파이프도 대칭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터보차저는 이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이 차는 한때 평범한 적이 있었던 그런 911 터보가 아니다. GT 클래스의 911 경주차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그 차들과 마찬가지로 경외로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911 터보 S 의 가속력은 운전자가 원하는 어느 곳이든 도달할 수 있게 해준다.

 

 

전형적으로 단단하고 짧은 포르쉐의 세라믹 브레이크 페달을 예상하며 오른발로 밟았는데 생각보다 부드럽고 길다. 이런 움직임은 곧 들이닥칠 ABS의 개입을 감지하고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코너 후반부에서 제동 한계점을 정확하고 반복적으로 도달하고, 굳이 ABS 개입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상하지 않아도 제동을 조절할 수 있다. 정말 훌륭하다.

 

사실 마찰저항이 없는 조향 시스템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평소 무거운 조향 시스템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911 터보 S에는 선택 사양으로 파워스티어링 플러스(280달러)가 들어가 있다. 저속에서 운전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데, 운전대를 통해 포장도로의 요철이나 균열을 느낄 수 있었다. 911 터보 S의 스티어링은 언제나처럼 즐겁고 정확하다. 뒷바퀴 조향장치의 효과는 몸으로 느낄 순 없었지만 민첩하고 기민하게 코너를 해치운다.

 

 

무게중심이 차체 뒷부분으로 넘어갈 때 앞 타이어 접지력이 생성됐다가 사라지고, 운전대도 가벼워진다. 이 모습은 마치 내가 약 30년 전,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은 고사하고 파워스티어링도 없었던 911을 처음 운전했을 때와 같다. 그들은 어떻게 이러한 감각을 찾아낸 걸까? 아마도 911 터보 S 전동식 스티어링을 개발했을 때 포르쉐는 충분한 노하우와 자부심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접지력에 대해 말하자면. 911 터보 S는 앞 255/35R20 93Y, 뒤 315/30R21 105Y의 피렐리 P 제로 NA1 타이어(NA는 911 전용이라는 뜻)로 발버둥 치며 노면을 움켜쥔다. 하지만 나는 계기반에 주행안정장치나 트랙션 컨트롤 작동 아이콘에 불빛이 들어오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카레라 4S로 똑같이 달렸던 코너에서 911 터보 S를 타고 시속 30km 정도 더 빠른 속도로 달렸는데 말이다.

 

 

‘역대 최고의 911 터보’는 뻔하고 뻔한 지극히 상투적인 표현으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포르쉐가 일상을 위한 진짜 슈퍼카이자 거의 완벽한 걸작을 만들었을 때, 나는 ‘역대 최고의 911 터보’라는 표현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발리저와 그의 직원들은 911 터보 S의 모든 부분을 손보고 개선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분까지 말이다. 강력해진 출력은 다루기가 쉽다. 브레이크의 느낌과 조작은 911 터보 S보다 좋은 차가 있었는지 기억하고 싶었지만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새롭게 더해진 능동형 서스펜션에 대해선 포르쉐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기능은 기본 사양인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과 조합했을 때 911 터보 S를 가장 안락한 승차감을 지닌 911로 만들어준다. 한편,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은 911 터보 S가 한계 상황에 이르렀을 때에도 침착함을 유지하도록 해준다.

 

 

유령처럼 많은 시스템을 집어넣어 무미건조한 차를 만드는 일은 쉽다. 이런 차는 스스로 운전하고 매우 능숙하며 빠르게 달리겠지만 운전의 스릴과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다. 트윈터보, 6개의 실린더, 네바퀴굴림 시스템 등을 생각하면 로봇 같은 닛산 GT-R이 떠오른다. 하지만 포르쉐는 그런 차가 아니다. 신형 911 터보 S는 활기차고 열망이 있으며 굶주려 있다. 운전자를 필요로 하고, 운전자에게는 그만한 보상을 준다. 그리고 운전자와 끈끈한 유대 관계를 형성한다.

 

슈퍼카는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보통 그들의 쓰임은 ‘모 아니면 도’다. 하지만 신형 911 터보 S는 첫 번째 코너에서부터 집 앞 차도로 진입할 때까지 운전자의 파트너가 된다. 911 터보 S는 당신이 결혼해야 하는 자동차다. 빨리 만나고 싶겠지만 지금 당장 주문해도 한참 기다려야 한다.

글_Chris Wal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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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William 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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