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국회에서 전동 킥보드와 관련된 법규가 통과됐다. 이로써 전동화 모빌리티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을 차지하려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2020.07.30

현대 빌트인 e-스쿠터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빌리티 솔루션의 다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밀집도가 높은 대량 운송 체계에 대한 거부감은 다양한 개인 교통수단과 서비스의 발달을 촉진할 것이고, 전자상거래와 비대면 택배 서비스의 증가는 도심 택배 차량에 이어 최종 배달 단계를 위한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솔루션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인구밀도가 낮은 교외와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건 기존 운송수단의 콘셉트에서 출발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기존의 자동차를 바탕으로 미래차의 3대 요소인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을 접목하면서 보다 안락하고 안전한 방향으로 진화하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서는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도시의 심각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과밀한 도시에서 가장 비싼 자원인 면적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고민해 왔다. 그래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지만 솔직히 지금까지 이렇다 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잘 되면 좋을 것 같지만 절실함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많은 것을 바꿨다. 사람들은 안전한 자신만의 공간을 원한다. 사람들로 가득한 대중교통 이동 시간이 단지 불편한 것을 넘어 이젠 불안함을 느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최근 코로나발 경제 위기에도 우리나라 시장에서 승용차 판매량이 늘어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만의 안전한 교통수단을 갖고 싶어 하는 것도 큰 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아직 학생들의 등교가 100%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 업종의 운영 제한이 존재하는 상황인데도 출근 시간 교통 혼잡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높아진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대중교통 수단보다 개인 교통수단인 승용차의 이용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앞에서 말했듯 대도시에서 면적은 가장 소중한 자원이라는 말이 실감되는 순간이다.

 

BMW M바이크

 

최근 자전거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한다. 피트니스 시설 등에서의 실내 운동이 불안한 요즘, 안전한 바깥에서 운동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진 모양이다. 하지만 자전거 가운데에서도 전기 자전거의 판매량이 특히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은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로운 퍼스널 모빌리티의 본격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순간이라는 뜻이다. 또 최근 국회에서는 전동 킥보드와 관련된 법규가 개정, 통과됐다. 최고 시속 25km 이하 등 일정 규격만 만족하면 이젠 원동기 면허증이 없어도 탈 수 있고 자전거 도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 드디어 전동 킥보드도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퍼스널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자리 잡는 토대가 마련됐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다. 독일의 전기·전자기기와 자동차 부품회사 로버트보쉬는 최근 전동식 유모차 콘셉트를 선보였다. 이 모델은 소형 전기모터를 사용해 보호자의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보호자의 안전거리에서 유모차가 멀어지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자동으로 따라올 수 있는 자율주행 기능을 접목했다. 여기에 어린이 대신 화물을 실었다고 생각하면 정확하게 택배 배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분 자율주행형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보쉬가 전기 자전거의 세계적인 강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전기 자전거 솔루션은 레저와 출퇴근용 솔루션에 더해 이젠 도심 배달용 하이 토크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 바로 위에는 전기 스쿠터가 있는데, 스쿠터에 사용되는 모터는 자동차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48V 스타터 제너레이터를 그대로 사용한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300V가 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순수 전기차와는 달리 정비를 위해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이 장점을 극대화해 최근에는 48V 시스템의 성능을 향상시킨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제시됐다. 궁극적으로는 자동차의 시스템 전압을 지금의 12V에서 48V로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보쉬 e바이크

 

이렇듯 전동화 솔루션은 그 폭을 급격하게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시스템 종류가 늘더라도 부품의 종류가 정비례해 늘어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동화 시스템의 일부가 스쿠터와 자전거용 솔루션과 공유되는 영역을 극대화할수록 전동화 솔루션은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가격 경쟁력이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아킬레스건이다. 방법은 하나다. 나눠 쓰는 부품을 늘리고 시스템 설계의 기본 사상을 공유해야 부품 원가를 낮추고 개발비를 최적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미 독일의 보쉬와 컨티넨탈 등 티어 1 부품사들은 이런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미 전기 자전거 시스템 시장에는 자동차 부품 전문 회사들이 진출해 전통적인 자전거 부품 강자들의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도 지금의 시장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라도 인접 시장으로의 확대를 꾀해야 한다. 그 출발은 전동화 관련 부품사이며 퍼스널 모빌리티와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솔루션이 첫 시장일 것이다.

글_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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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각 브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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