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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도시, 그리고 그 차들

다니엘레 가스파리니는 모빌리티를 소재로 사이버펑크 세계를 구현하는 그래픽 아티스트다. 우리가 지금 그에게 주목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코로나 블루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찾아온 열대야, 극으로 치닫는 무력감을 여과할 필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구 반대편으로 메일을 보냈고, 그가 눈으로 듣는 록 음악을 보내왔다

2020.08.04

<Santa Muerte>

 

당신에 대해 소개해달라.

1987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조경 건축을 전공한 뒤 2007년부터 몇몇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요구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다음 웹 디자인과 3D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스카이 그래픽 스튜디오(Skie Graphic Studio)를 차렸다. 현재 로마의 몇몇 에이전시와 함께 관련 일을 하고 있다. 브랜드의 일도 맡고 있지만, 어떤 제약도 없이 온전히 내 만족을 위한 아트워크도 진행한다.

 

<Breathe>

 

그중에서도 우리가 주목한 것은 당신의 개인 아트워크다. 반체제적이고 쾌락적인 화면은 보는 것만으로 쾌감을 준다. 이런 이미지에 원래 관심이 많았나?

나는 모든 형태의 예술을 사랑하지만 특히 나만의 시나리오를 시각화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또 내 작품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자동차와 네온사인이 켜진 도시, 파괴되고 약간은 더럽혀진 것들을 좋아한다. 이 모두를 절충한 것이 결국 사이버펑크 스타일이다.

 

<E W B Ok>

 

시나리오를 시각화한다는 말이 재미있다. 시나리오의 소재를 어디서 얻나?

대중문화와 소셜 미디어다. 1980~90년대의 SF 영화나 만화, 그 외에도 내가 만난 모든 예술가들에게서 영감을 얻는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 사회에 사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매일 우리가 접하는 터치스크린은 주류 작가와 방구석 작가의 작품을 가리지 않고 전시한다. 광범위하고 심지어 업데이트도 빠르다. 인스타그램이 나의 미술관이다.

 

<Greenlight>

 

인스타그램이 미술관이라니, 첨단 기술과 대중문화를 결합한 사이버펑크를 구현하는 작가답다. 그렇게 얻은 영감으로 당신이 작품에 쏟아내려는 주제는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소재들을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제라 하긴 거창하지만, 아마도 ‘자유’가 아닐까? 화면에서는 제약 없이 나의 창의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고 그것을 보는 사람들도 자유를 느끼니까.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즐겁다면, 내가 일을 계속할 이유는 그걸로 충분하다.

 

<Total Recall>

 

알다시피 우리는 <모터트렌드 코리아>다. 당신의 작품에 자동차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버지의 영향이다. 어릴 적부터 나는 아버지와 함께 자동차를 디자인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는 자동차의 구조부터 어떻게 그리면 좋을지를 알려주었다. 그 경험은 결국 나를 미술계로 안내했다. 나는 자동차와 자동차를 향한 나의 열정을 사랑한다.

 

<gtr-r34>

 

당신의 작품엔 한국어나 중국어, 일본어로 된 간판들, 심지어 키릴 문자(일부 슬라브권 나라에서 사용했던 언어)도 종종 등장한다.

맞다. 내가 동양 예술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쉽게 공존하지 않을 것 같은 각각의 언어가 ‘기호’로서 어떻게 관계하고, 에너지를 내는지 지켜보는 것을 즐긴다.

 

동·서양의 구분과 시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당신의 미래 도시는 황폐하면서도 감각적이다. 이것은 당신이 설정한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둘 다일 수도,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내 세계는 ‘인간’과 ‘관계’에 관한 것이다. 나는 기술의 진보가 우리에게 안겨준 모든 것을 좋아하지만, 그것이 불안한 미래를 앞당긴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나는 결국 기계가 인류를 지배할 거라 생각하는 쪽이다. 스마트폰 없이는 한시도 견디기 힘들어하는 현대인이 이미 기계로부터의 통제력을 잃고 있단 것만은 분명하다. 나의 시나리오 속에서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여전히 자율성을 가진 것으로 표현된다. 작품 속 도시는 진보와 파멸이 내가 생각하는 기묘하고도 매력적인 방식으로 공존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비관적일지 모르지만 이건 앞으로 20~30년 안에 있을 법한 풍경이다. 나는 이런 이미지에 매력을 느끼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기계로 인해 단절된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Road Closed>

 

그런 생각을 한다니 인상적이다. 그러한 당신의 딜레마가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전달됐으면 하나?

글쎄, 그건 너무 지나친 바람이 아닐까? 잘 모르겠다 (웃음). 다른 작품들이 내게 그렇듯 내 작품도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게 무엇이든 생각할 여지를 줬으면 한다.

 

다니엘레 가스파리니

 

물론 그렇다. 우리가 인터뷰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그렇다면 작업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은 언제였나?

그래픽 아트 업계에서 명망 있는 브랜드의 포털사이트 ‘Cinema 4D’에 내 작품들이 공유되거나, 〈퓌비즈(Le Fubiz)〉 같은 프랑스 저널에 소개됐을 때! 물론 <모터트렌드 코리아>가 나를 인터뷰하는 지금도 포함이다(웃음).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 계획은?

지금처럼 꾸준하고 일관되게 작업을 이어갈 거다. 또 애니메이션과 모션 디자인 분야를 더욱 연구해 발전시킬 계획이다. 어려운 길이지만 최선을 다할 테니 계속 지켜봐달라. 내 인스타그램 계정(@skiegraphicstudio)을 팔로해주면 더 좋고, 하하.

 

 

 

 

모터트렌드, 인터뷰, 그래픽 아티스트, 다니엘레 가스파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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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다니엘레 가스파리니(Daniele Gaspar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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