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도유리의 외출

한여름 밤의 드라마, 그 속의 신기루 같은 여자

2020.08.05

브라렛은 오끌레르, 크롭 매시 셔츠는 COS, 데님 팬츠와 주얼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

 

도유리는 애써 예쁜 척을 하지 않아도 예쁘고 사랑스럽다. 친절하고 다정다감해서라기보다 성실해서다. 철저한 준비성으로 주어진 현장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 모습이 주변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녀는 이제 막 레이싱 업계에 데뷔한 신인 모델이지만 스태프들로 하여금 확실히 프로와 일하고 있단 신뢰감을 갖게 해줬다.

 

모델 도유리와 함께한 이번 8월호 화보의 콘셉트는 ‘한여름 밤의 외출’이었다. 여름 하면 정수리에 불붙을 것 같은 낮보다 인상적인 것이 까만 밤이다. 여름밤의 공기는 이상하다. 괜스레 경계심이 풀리고 나와 남에게 관대해진다. 매혹적인 대화가 오가고, 잊지 못할 사건이 일어나길 바라는 밤. 우리는 이번 화보에 추억할 만한 사건을 기대하며 외출을 준비하는 여성의 모습과 집에 돌아와 파티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모습, 두 가지 콘셉트를 담기로 했다. 사실 지금까지 다른 촬영보다 콘셉트가 드라마틱해, 설정이 어색해 보이지는 않을까 준비 단계부터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우리가 요구한 2개의 콘셉트 모두 도유리는 놀랍도록 능숙하게 소화했다. 하얀 피부에 인형같이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로 우리가 바라는 모습 그대로를 연기했다. 낯을 가린다며 인사하던 어리숙한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사진 속엔 금방이라도 사랑에 빠지길 기대하는 귀엽고 관능적인 여인만 남았다.

 

 

도유리는 일본에서 패션을 전공했다. 직접 만든 의상을 입고 패션쇼를 하며 작품을 평가받았다. 그런데 옷이 좋은 평가를 받을 때보다 무대 위에서 주목받는 기쁨이 컸다. “화려한 조명이 짜릿했다고나 할까요? 그걸 계기로 일본에서 피팅 모델로 먼저 활동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는 기약 없이 여행을 다니며 ‘욜로족’의 삶을 즐겼다. 그러다 더 늦기 전에 모델 일을 후회 없이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작년 프리랜서로 선 모터쇼에서 레이싱 모델에 매력을 느낀 그녀는 올해 사단법인 대한핫로드협회 드래그레이싱 본부 전속 모델로 발탁됐다. “피팅 모델을 할 때는 모델이 의상을 받쳐주는 느낌이었는데, 레이싱 모델은 자동차를 돋보이게도 하지만 스스로 브랜드가 되어 자신을 알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근사해 보였어요.” 도유리는 마르고 늘씬한 레이싱 모델 사이에서 글래머러스한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어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듯 레이싱 모델에 남다른 포부를 가진 그녀지만 코로나19로 모터 일정이 연달아 취소되면서 아쉽게도 아직 정식 데뷔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도유리는 여느 숙련된 모델 못지않게 카메라 앞에서 유연하게 포즈를 취했다. 자신의 어떤 모습이 아름다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라 느껴졌다.

 

그녀는 모 매거진에서 주최하는 모델 콘테스트에 도전하는 등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화려한 모습으로 사람을 만나지만 자칭 ‘집순이’라 쉬는 날은 거의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정리 정돈을 워낙 좋아해요. 흐트러진 것을 방치 못하는 성격이라 시간이 나면 서랍 안에 있던 걸 다 꺼내 정리하곤 해요. 정신수양에 도움이 되죠.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나 할까요?(웃음)” 책 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한다. 최근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라플라스의 마녀>를 재밌게 읽었다.

 

패턴 셔츠와 망사 스타킹은 스타일리스트 소장.

 

도유리는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안다. 또 현실적이다. 미흡한 부분은 성실하게 준비해 보완한다. 사실 인터뷰 답변을 서면으로 미리 준비해온 모델은 처음이었다. 도유리는 자신을 ‘평화주의자’라 표현하기도 했다. 웬만해선 화내는 일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편이다. 그러나 아닌 건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 그을 줄도 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실패에 대비한 차선책을 하나쯤 가지고 움직이는 지혜도 갖췄다. 그녀의 재능과 성실함 덕에 현장 분위기도 여지없이 평화로웠다. <모터트렌드> 어워드가 있다면 올해의 평화상은 그녀의 것이다.

스타일링_이승은

 

 

 

 

모터트렌드, 모델, 도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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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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