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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다른 이야기, 다이애나 클로스터 상무를 만나다

현대차의 색상과 소재, 마감 전략을 책임지는 다이애나 클로스터 상무를 만났다. 도로를 물들이는 자동차의 색상과 소재에는 생각보다 깊은 철학과 고민이 담겨 있었다

2020.09.08

현대칼라팀 다이애나 클로스터 상무

 

CMF는 무엇인가?

디자인에 특화된 분야인데 색상(Color)과 소재(Material), 마감(Finishing)을 의미한다. CMF를 통해 더 아름다운 디자인을 할 수 있고 제품 수준을 높일 수 있다. CMF는 기능과 아름다움의 균형과 조화가 중요하다. 기능적인 요구를 충족하고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감성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게 고객의 오감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현대칼라팀의 강점은?

깊이 있는 연구와 소비자와의 밀접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우리 고객들이 좋은 느낌을 받고 운전을 즐길 수 있으려면 어떤 것들을 제공해야 할까?’이다. 컬러 디자이너로서 가장 중요한 건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색상을 통해 소비자들이 만족감이나 에너지를 느끼도록, 혹은 집과 회사를 오가며 지칠 때 차분해지도록 하고자 한다. 그리고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그들의 삶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많이 듣는다. 개발에 들어가고 수년 뒤에야 차가 나오기 때문에 미래가 어떻게 구성될지 예측해야 한다. 그러려면 이런 것들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디자이너가 스타일리스트의 역할은 물론 과학자나 연구자의 역할까지 한다. 다음 단계로 전 세계에서 소재와 색상을 수집한다. 중국과 유럽, 인도, 미국에도 디자인 스튜디오가 있기 때문에 여러 소재와 색상을 모아서 전 세계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고려한다.

 

현대 아반떼 아마존 그레이

 

색상 이름이 단순히 노랑, 초록이 아니라 앞에 수식이 붙는다. 어떻게 짓는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3~5년간 타고 다닐 차를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색상을 잘 설명하는 이름을 짓는 게 중요하다. 대개는 카탈로그나 모니터를 통해 색을 보기 때문에 선택이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색상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 보통 아름다운 자연이나 멋진 지역, 보석 등에서 영감을 얻어 이름을 정한다. 아마존 그레이의 경우 명확한 초록이나 회색이 아니다. 두 가지가 오묘하게 섞였다. 이런 느낌을 잘 표현하기 위해 아마존 그레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아마존이라는 단어가 이 색상의 느낌을 잘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자동차는 보통 7~8년 전부터 개발한다. CMF는 어떤가?

신차냐 부분변경이냐에 따라 준비 기간이 다른데, 일반적으로 2~3년 정도다. 다만, 연구는 프로젝트별로 하는 게 아니다. 폭넓게 연구한다. 패션의 경우 시즌별로 트렌드가 달라지지만, 자동차는 더 먼 미래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은 보통 5~10년 주기로 트렌드가 변화한다. 때문에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조사를 기반으로 CMF 전략을 준비한다.

 

현대 아반떼의 외장 색상 :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파이어리 레드, 일렉트릭 쉐도우, 인텐스 블루, 아마존 그레이​

 

이렇게 오랜 준비 끝에 색상을 내놓지만 사람들은 결국 흰색과 회색 등 무채색을 선호한다. 색상을 선택하는 데 부담은 없나?

조사 후에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명확하게 보인다. 물론 이 색상들이 해당 모델과 잘 어울려야겠지만, 조사 결과는 색상 선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아반떼를 예로 들자. 아반떼는 다양한 지역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차다. 한국에서는 쿨한 젊은 층을, 미국에서는 가족을 위한 차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또 다른 소비자층이 있다. 이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알맞은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색상을 사우디 사람은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균형을 맞추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 색상을 통해 기쁨을 줘야 하지만, 아랍 같은 지역에서는 안전성이 더 중요하다. 무채색이 안전하지만,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한 생생한 컬러를 더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아반떼의 파이어리 레드나 인텐스 블루 같은 색상 말이다.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아반떼는 즐겁고 흥미롭고 터프한 색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우리는 안전한 색상에 생동감 있는 색상을 더했다. 소비자가 색상을 보고 ‘이 차를 타면 나도 멋져 보이겠지?’라고 생각하고 구입한다면 목표는 달성된 것이다.

 

현대 그랜저

 

색상과 소재는 어디서 영감을 얻나?

모든 것이 영감의 대상이 된다. 건축이나 패션, 제품 디자인, 예술 등은 물론 패션 잡지나 블로그도 본다. 상점을 방문하고,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는지도 관찰한다. 영화나 음악, 스포츠까지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자연은 당연하다. 호주의 오지에서는 오렌지 색상에 대해, 꽃이나 새, 나비에서는 우아함에 대해 영감을 얻기도 했다. 조사도 많이 다니는데, 인도와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조사한다. 현대차도 이런 부분에서는 굉장히 개방적이다.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다 갈 수 있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여의치 않다. 그래도 서울이라는 곳이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멋진 상점들이나 건축물, 갤러리들이 있다. 외국인의 시선에서 서울은 굉장히 스타일리시한 도시다.

 

현대 45 EV 콘셉트

 

르 필 루즈나 45 같은 콘셉트 모델에도 참여했다. 작업 과정이 다를 것 같다.

콘셉트카는 다양한 환경에서 전시되고 회사의 미래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양산차와 굉장히 다르다. 시장에 없는 새로운 것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또한 다르다. 하지만 새로 선보인 것들이 사라지는 걸 원치 않는다. 그래서 콘셉트카에서만 보이고 양산차에는 들어가지 않는 경우를 최대한 피하려 한다.

 

현대 45 EV 콘셉트

 

친환경차에는 대체로 친환경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러한 것들은 지속가능성과도 연관돼 있다. CMF 팀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 모두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래서 친환경적이거나 지속가능한 소재를 친환경차에 먼저 적용하고 있다. 넥쏘는 그 첫 번째 사례다. 현재 판매 중인 아이오닉에도 몇 가지 지속가능한 소재들이 적용됐다. 숲이나 바다 같은 곳에 가면 자연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이것을 후대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환경에 영향이 적은 디자인을 하고자 한다. 친환경차에 먼저 반영된 이런 노력은 일반 차종에도 이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넥쏘에 반영된 철학을 가장 좋아한다. 첫 번째는 환경보호다. 두 번째는 도시인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차분하며 느리게 살기를 바란다.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소재를 사용한다면 소비자들은 복잡한 도시 속에서도 차에 탄 순간 더 나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현대칼라팀 다이애나 클로스터 상무

 

컬러 디자이너로서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철학은?

소비자의 삶의 질(Well-Being)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차에 타면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 잘 디자인된 차는 타는 순간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차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하며 CMF에 반영된 철학의 진정성을 느꼈으면 한다. 물론 나의 철학은 회사의 철학과 비슷하다. 대부분 감정이나 감각적인 기쁨과 연관된다. 활발한 도시 속에서도 차에 탄다면 차를 보고 만지는 것에서 자연과 연결돼 있다고 사람들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한 가지 색상으로 표현한다면?

오렌지. 오렌지색은 생동감과 에너지가 넘치고 건강과 활력을 대표한다. 창의력과도 연관이 있다. 사실 먼저 나서는 성격은 아니다. 그래서 강렬한 레드보다는 조금 차분한 오렌지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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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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