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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스포츠 SUV,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는 세상에서 가장 스포츠카에 가까운 SUV다

2020.09.11

 

다들 포르쉐 마칸이 카이엔 동생뻘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 의견에 선뜻 동의할 수 없다. 둘 사이의 차이를 한마디로 설명해주는 것이 변속기다. 카이엔은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변속기로 부드러운 변속 질감과 전통적인 SUV의 가치인 험로 주파 능력, 견인력까지 고려한다. 반면 마칸은 빠르고 절도 있는 듀얼클러치 7단 자동변속기로 온로드 주행 성능을 챙긴다. 그러니까 작은 카이엔으로 보기보단 키 큰 911로 봐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기본 모델을 생각했을 땐 지나친 과장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칸 GTS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지난 2월 포르투갈 에스토릴 서킷에서 마칸 GTS를 만났다. 내가 아는 마칸은 운전자를 즐겁게 만들 줄 아는 차다. 그리고 그 즐거움의 대부분은 동력 성능보다 운동 성능에서 비롯된다. 직선 도로에서만 빠른 차가 아니라는 소리다. 그래서 마칸 GTS와의 만남을 그토록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에스토릴 서킷 앞에는 다양한 원색으로 뒤덮인 마칸 GTS 여러 대가 일광욕을 하며 보닛을 데우고 있었다.

 

 

수많은 색 중에서 나는 빨간색 마칸 GTS에 몸을 실었다. 마칸 GTS의 메인 컬러는 짙은 초록이지만 누가 뭐래도 포르쉐는 빨간색이 가장 잘 어울린다. 시승 코스도 마음에 들었다. 에스토릴 서킷을 출발해 신트라-카스카이스 국립공원 근처 와인딩 도로를 빠져나와 유럽의 최서단인 호카곶에서 카스카이스 항구까지 이어지는 해변도로를 달리는 코스다. 직선도로와 긴 코너, 짧은 코너가 잘 섞여 있어 코너 능력과 고속안정성 모두 테스트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포르쉐에는 모든 모델에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GTS 공식’이 있다. 마칸 GTS도 이를 충실히 따랐다. 마칸 GTS의 엔진은 마칸 S의 V6 2.9 ℓ 트윈터보 엔진을 가져와 출력과 토크 각각 26마력, 4.2kg·m를 올려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3.1kg·m를 낸다. 여기에 스포츠 배기 시스템을 달고 단단히 조인 PASM(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으로 바꿔 최저지상고를 15mm 낮췄다.

 

 

외모도 GTS답게 바뀌었다.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로 외관을 꾸미고 사이드 윈도 트림, 디퓨저, 배기파이프 등 반짝이는 부분은 모두 검은색 부품으로 바꿨다. 20인치 무광 블랙 휠을 끼우고 앞뒤 램프도 검게 처리해 고성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도어 하단 사이드 블레이드에는 GTS 로고를 달았다. 스포츠 시트, 운전대, A필러 등 실내는 온통 알칸타라로 둘러 스포츠카 감성을 담았고, 대시보드와 도어 곳곳엔 탄소섬유와 빨간 스티치로 멋을 냈다. GTS 로고가 박힌 새빨간 바탕의 엔진 회전계는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한다.

 

 

출발한 지 5분 만에 두 가지의 이유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첫 번째는 2000rpm에서 나타나는 터보 지체현상 때문이다. 특히 멈췄다가 출발할 때 가속페달을 밟은 뒤 약간의 침묵이 흐르고 나서야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GTS라는 점을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움직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운전대에 달린 주행 모드 다이얼을 스포츠로 맞췄다.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면 터보 지체현상이 현저히 줄어든다. 두 번째는 실내가 무척 정숙해서다. GTS 배지가 날카롭고 엔진음과 과격한 배기음이 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아닌 것 같다. 가변 배기 기능을 활성화하면 배기 밸브가 열리면서 음량이 훨씬 커진다. 스포츠(또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와 가변 배기 활성화 상태에선 배기음이 무척 카랑카랑하다. 4000rpm을 넘어서부터는 제법 공격적인 소리를 낸다. 두 가지 이유로 시승의 대부분을 ‘스포츠(혹은 스포츠 플러스) + 가변 배기 활성화’로 설정했다.

 

 

V6 3.0ℓ 트윈터보 엔진이 만들어낸 동력은 듀얼클러치 7단 자동변속기(PDK)가 네 바퀴로 보낸다. 2000~3000rpm에서 기어를 부지런히 올리는 컴포트 모드와는 달리 스포츠 모드에서는 높은 회전수를 유지하려 하고,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오른발에 조금만 힘을 주면 망설임 없이 기어를 내린다. 이렇게까지 과감하게 기어를 내리는 SUV는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PDK는 명민하며 흠잡을 데가 없다.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알아챈다. 패들시프트를 이용해서도 달려봤지만 PDK만큼 빠르게 코너를 돌아나가기란 쉽지 않다.

 

 

신트라-카스카이스 국립공원 근처에 있는 와인딩 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된 좁은 길이 대부분이고, 코너가 짧고 급하다. 자칫 코너를 빠르게 진입하다간 언더스티어가 발생해 옆 차로를 침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두 개의 코너를 돌아나가면서 포르쉐가 마칸 GTS의 시승 코스로 이런 길을 정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특히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SUV가 아니었다. 마칸 GTS의 차체 크기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자세와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낮아진 롤 센터에 따른 변화 폭이 크다. 기본 모델 대비 최저지상고가 15mm 낮아진 만큼 어댑티브 댐퍼를 재조정한 덕분에 좌우 쏠림 현상을 거의 느낄 수 없고 핸들링도 더 명료해졌다. 덕분에 더욱 정밀하게 차체를 제어하면서 과감하게 코너를 공략할 수 있다. 한계에 다다르는 과정도 생생하게 전달된다. 운전 실력이 그리 대단하지 않더라도 쉽게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 설령 실수를 한다 해도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PTM)나 미끄럼 방지 장치(ASR) 등이 주행 라인을 흐트러뜨리지 않게 아주 유연하게 개입한다.

 

 

와인딩 도로를 빠져나오면 15km가 넘는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중간중간 코너가 있긴 하지만 거의 직선도로나 다름없다. 일반적으로 SUV를 과격하게 몰아붙이면 앞과 뒤가 따로 노는 느낌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마칸 GTS는 운전자와 한 몸이 돼 마치 작은 핫해치처럼 움직인다. 앞 타이어는 스티어링에 충실히 응답하고 코너링에서도 지체 없이 방향을 바꾸며 안정적으로 돌아나간다. 주행하면서 인상적인 부분은 가속페달을 밟은 뒤 이어지는 엔진 반응이다. 마칸 GTS는 엔진 실린더 뱅크 사이에 두 개의 터보차저를 장착해 연소실과 터보차저의 거리를 짧게 줄여 응답 속도를 빠르게 높였다. 게다가 차체는 돌덩이처럼 단단하고 섀시는 느슨한 구석을 찾아볼 수 없다.

 

 

차체와 섀시를 고려하면 승차감은 은근히 좋다. 더군다나 마칸 GTS는 온로드 주행에 맞춘 20인치 타이어를 신었는데, 예상과 달리 포장도로뿐 아니라 요철 구간에서도 나쁘지 않다. 물론 마칸 GTS를 타고 험준한 오지까지 갈 일은 없겠지만, 대서양을 배경으로 마칸 GTS와 사진 찍기 위해 포장도로를 잠시 벗어나는 작은 모험 정도는 문제없다.

 

60km 가까운 거리를 달려 다시 에스토릴 서킷에 도착했다. 때마침 트랙에서는 카이맨 GTS 4.0(V8 4.0ℓ 자연흡기)이 코너를 돌 때마다 타이어가 약간의 비명을 지르며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순간 마칸 GTS는 트랙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졌다. 단지 빨라서가 아니다. 조종하는 맛이 살아 있어서다. 민첩하고 명료한 감각은 낮고 빠른, 소위 스포츠카라고 불리는 자동차에서 경험한 것이었다. 마칸 GTS의 역설적인 움직임에 내 감각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했다. SUV가 이렇게 재미있고 짜릿한 경우는 흔치 않다. 마칸 GTS 때문에 차를 나누는 경계가 희미해졌다. 그만큼 스포츠카와 SUV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는 의미다.

 

 

- 공정거래위원회의 「추천·보증 등에 관한 심사지침」 준수사항에 따라 당 콘텐츠는 포르쉐코리아로부터 출장비를 지원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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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포르쉐 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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