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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릿찌릿 포르쉐, 타이칸

중요한 건 전기차냐 내연기관차냐가 아니다. 누가 만들었느냐다

2020.10.06

포르쉐 타이칸

 

고요한 타이칸에 전원이 들어왔다. 왼손으로 포르쉐를 깨우는 건 여전하지만 더 이상 손목을 비틀어 시동을 걸지 않는다. 등 뒤로 들리던 카랑카랑한 엔진음과 묵직한 배기음도 마치 옛사랑의 미련인 듯 깨끗하게 지웠다.

 

타이칸은 카이엔조차도 스포츠카라고 주장하는 포르쉐가 내놓은 순수 전기차다. 한국에서의 시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0을 통해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몰아볼 수 있었다. 타이칸을 서킷에서 테스트하는 건 행운이다. 다행히 날씨도 좋았다. 가장 강력한 타이칸인 터보 S로 바싹 마른 트랙에 나섰다.

 

포르쉐 타이칸 터보 S

 

트랙 진입 후 바로 이어지는 첫 번째 코너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주행이 시작됐다. 가속페달을 깊이 밟았다. 조용하게 속도를 높였다. 빨랐다. 다만 비슷한 가속력의 테슬라 모델 S P100D처럼 강하게 몰아붙이진 않았다. 타이칸은 론치 컨트롤을 사용해 오버부스트로 가속해야만 최상의 가속력을 발휘한다. 2.5초 동안 발휘되는 오버부스트일 때만 최고출력이 761마력에 달한다. 평소에는 625마력이다. 물론 모델 S는 급가속을 몇 번만 반복해도 성능이 저하된다. 반면, 타이칸은 끊임없이 전력을 쏟아내도 전혀 지치지 않는다. 스포츠카 브랜드가 만든 전기차라면 무릇 그래야 한다는 듯 말이다.

 

포르쉐 타이칸 터보 S

 

초반 가속 감각이 기대만큼 강하지 않은 건 정교한 토크 컨트롤 때문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차는 대개 쏟아지는 힘을 다 감당하지 못하고 헛바퀴를 굴리며 달려 나간다. 반면 타이칸은 손실 없이 동력을 노면에 전달하기 위해 토크를 살짝 줄인다. 이후에도 동력의 강약을 정교하게 조절하면서 107.1kg·m의 엄청난 최대토크를 알뜰하게 활용한다. 타이칸은 이미 고속인 상태에서 기세를 높여도 지치는 기색이 없다. 뒷바퀴에 2단 변속기를 연결한 덕분이다. 속도를 높일수록 뚜렷하게 저하되는 전기차 특유의 가속 패턴을 확실히 개선했다. 모델 S와는 다르다. 빠르다. 각 단의 목적은 분명하다. 1단은 초반 가속에, 2단은 고속에 특화됐다. 일상보다는 지극히 달리는 쪽에 치우친 세팅이다.

 

타이칸의 섀시는 탄탄하다. 균형감도 뛰어나다.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무게중심도 꽤 낮다. 어떤 전기차든 가장 무거운 단일 부품은 배터리다. 타이칸의 경우 700kg이다. 2톤이 훌쩍 넘어가는 육중함은 재빠른 타이칸에서 경쾌함을 앗아갔다. 조향감마저 생생했기에 이 묵직한 느낌은 내내 아쉬웠다. 물론, ‘경량 전기 스포츠카’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포르쉐 911 터보 S

 

트랙 시승을 마치고 타이칸 터보 S의 가속력을 시험했다. 론치 컨트롤을 사용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불과 2.8초 만에 도달하는 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도 비명은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보다 빠르게 속도를 높이는 911 터보 S를 론치 컨트롤을 통해 급가속할 때도 동일한 감각을 느꼈다. 마찬가지로 초반부터 정교하게 동력을 제어해 손실 없이 온 힘을 노면에 쏟아냈다. 두 터보 S 모두 아무런 타이어 소리도 없이 로켓이 발사되듯 강력하게 박차고 달려갔다.

 

전기차인 타이칸과 내연기관차인 911을 모두 시승하면서 현재는 더 이상 과거와 미래 사이의 어디쯤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이 둘이 격렬하게 교차하는 지점이 바로 현재가 아닐까? 타이칸은 올해 상반기에만 전 세계적으로 4480대가 팔려나갈 만큼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타보니 그럴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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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포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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