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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뭉게구름, 기아 쏘울 부스터 EV

매년 충전 전력요금 할인 혜택이 줄어들고, 심지어 2022년 7월부터는 없어진다. 그래도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을 볼 수만 있다면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

2020.10.29

 

9월이 되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올여름은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은 온데간데없고 이례적인 긴 장마에 습도가 매우 높은 불쾌한 날씨의 연속이었다. 개인적으로 고온은 참을 수 있지만, 다습은 정말 참기 힘든 체질이다. 그렇다고 누진세를 무릅쓰고 에어컨 빵빵하게 켜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쩌다 큰맘 먹고 에어컨을 켜더라도 춥다는 집사람의 잔소리가 시작될 즈음 빨리 그 공간을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차로 향한다. 시동 걸고 유틸리티 모드로 전환한 뒤 에어컨을 최대로 켠다. 좋아하는 음악 틀고 볼륨을 한껏 올린 뒤 커피 한 잔으로 몸과 마음을 식힌다. 그렇게 시작한 나만의 힐링은 야구 중계를 볼 때나 업무상 전화를 받을 때 등 점점 횟수가 잦아졌다.

 

최근에는 시스템 업그레이드되면서 추가된 화이트 노이즈(눈 밟는 소리, 모닥불 소리, 파도 소리 등)를 켜 놓고 멍 때리는 시간이 많다. 처음에는 별 쓰잘머리 없는 기능이라고 콧방귀를 뀌었는데 머리가 복잡하고 피곤할 때 제법 효과적이다. 현대·기아차가 조금씩 감성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공대 출신 엔지니어만 가득할 것 같은 회사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채택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커다란 화면에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영상을 비추고 설정된 온도를 유지해주는 ‘캠핑 모드’나 반려견을 위한 ‘도그 모드’를 넣은 테슬라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렇듯 전기차의 발전으로 바퀴가 구르는 동안뿐만 아니라 구르지 않는 동안에도 쓰임이 다양해졌다. 차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즐거움이 많아졌단 얘기다.

 

 

하지만 이 즐거움에는 충전이라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유틸리티 모드 몇 시간 사용한다고 충전량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편안하게 쉬는 동안에도 충전량에 눈이 가기 마련이다. 심리적 부담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충전 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올 6월까지는 전기차가 꿀 빨았던 호시절이었다. 내 쏘울 부스터 EV의 경우 아무리 많이 타고, 에어컨을 켜도 월 만원 정도면 한 달살이가 충분했다. 브랜드 커피 두세 잔 값이다. 하지만 기본요금(100% 할인에서 50%), 전력량 요금(50% 할인에서 30%)이 인상된 지난 7월부터는 충전비가 약 두 배가 되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매년 충전 전력요금 할인 혜택이 줄어들고, 심지어 2022년 7월부터는 없어진다. 그래도 올 장마와 태풍으로 이산화탄소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경험했다. 충전 비용이 더 오르더라도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을 볼 수만 있다면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

글_김수현(디자이너)

 

 

KIA SOUL BOOSTER EV

가격 4630만원 레이아웃 앞 모터, FWD, 5인승, 5도어 해치백 모터 영구자석 AC, 204마력, 40.3kg·m 변속기 1단 자동 배터리 용량 64kWh 무게 1696kg 휠베이스 2600mm 길이×너비×높이 4195×1800×1605mm 연비(복합) 5.4km/kWh 주행가능거리 386km

 

구입 시기 2019년 6월 총 주행거리 3만1609km 평균연비 7.5km/kWh 월 주행거리 214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3만원(충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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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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