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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 마지막 공짜 밥, 테슬라 모델 3

전 세계 1971곳의 슈퍼차저 충전소 중 하나인, 조용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은 고속 충전소의 모습이 평범해지는 미래가 되길 잠시 기원했다

2020.11.02

 

태풍과 태풍 사이 화창했던 어느 날, 경기도 가평 칼봉산에서 촬영이 있었다. 가평에 도착했을 때 주행가능거리는 80km 남짓 남아 집까지 다시 돌아가려면 충전이 필요했다. 예전 볼트 EV를 탔을 때 가평군청에서 급속충전을 했던 기억이 떠올라 일단 그곳을 염두에 두었다. 촬영을 마치고 가평군청으로 가는 길에 내비게이션이 자동으로 경로에 슈퍼차저 충전소를 알려주었다. 그런데 충전소가 칼봉산 근처에 있었다. ‘이 산골에 슈퍼차저 충전소라니?’ 의아했지만,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고백하건대 모델 3를 7000km 넘게 주행하면서 슈퍼차저 충전소를 처음 이용했다. 평소엔 집과 회사에서 완속 충전을 주로 하는 터라 굳이 슈퍼차저 충전소까지 갈 일이 없기 때문이다. 가평 슈퍼차저 충전소에는 6개의 충전기가 가지런하게 놓여 있다. 항상 북적이는 도심의 슈퍼차저 충전소와 달리 한적했다. 풀벌레 소리가 아늑하게 배경음악을 깔아주었고, 이따금 바로 옆에 있는 닭장에서 닭이 목청을 가다듬었다. 멀리 보이는 산 너머로는 해넘이가 곧 시작될 참이었다.

 

 

일반적으로 공용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때에는 몇 단계 이용 절차가 있다. 우선 충전 규격을 고르고, 회원 인증을 하고, 결제를 한다. 요즘엔 옵션으로 전화번호까지 넣으라고 한다(번호를 입력하면 충전에 문제가 생기거나 완료됐을 때 메시지를 보낸다). 그런데 슈퍼차저는 차의 충전구에 충전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끝이다. 충전 요금은 국내에서 아직 공짜다. 미국과 일본 등 국외 주요 국가에선 슈퍼차저 충전이 유료로 제공 중이다. 국내는 이르면 9월 중으로 유료화가 진행된다고 한다. 아마도 이번 슈퍼차저 충전이 처음이자 마지막 공짜 밥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내비게이션은 5분만 충전하면 집까지 가는 데 충분하다고 알려줬지만, 이왕 플러그 물린 거 배부르게 먹이기로 했다. 슈퍼차저는 최대 120㎾의 출력으로 전기를 충전한다. 완속 충전과는 다르게 주행가능거리가 눈에 띄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충전이 되자 충전 속도는 약 60㎾대로 떨어지더니 서서히 속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충전하는 동안 바닥에서 미세한 진동이 전해졌다. 그동안 룸미러에서는 해가 산 너머로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충전하는 사이, 아직은 무료로 제공하는 넷플릭스를 볼까 하다 밖으로 나가 벤치에 앉았다. 전 세계 1971곳의 슈퍼차저 충전소 중 하나인, 조용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은 고속 충전소의 모습이 평범해지는 미래가 되길 잠시 기원했다.

글_조두현(프리랜스 PD)

 

 

TESLA MODEL 3 STANDARD RANGE PLUS

가격 5369만원 레이아웃 뒤 모터, RWD, 5인승, 4도어 세단 모터 AC 모터, 238마력, 38.2kg·m 변속기 1단 자동 배터리 용량 50kWh 무게 1645kg 휠베이스 2875mm 길이×너비×높이 4694×1849×1443mm 연비(복합) 5.8km/kWh 주행가능거리 352km

 

구입 시기 2020년 7월 총 주행거리 7874km 평균연비 5.8km/kWh 월 주행거리 30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4만원(충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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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조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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