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오버랜딩의 의미

인적이 드문 육로를 몇 날 며칠 달리는 오버랜딩은 미국인에게 색다른 자동차 여행일지 모르지만 나 같은 호주 사람에겐 일상이다

2020.11.18

오버랜딩은 미국에서 요즘 뜨는 자동차 여행이지만 호주 사람들에게는 새롭지 않다. 사실 호주에서 오버랜딩은 종종 불가피한 일이기도 하다.

 

육로를 가로질러 달리며 장엄한 대자연을 마주하는 오버랜딩은 미국에서 중요한 자동차 여행이 됐다. 코로나19가 제동을 걸기 전까지 많은 미국인들이 네바퀴굴림 차에 뛰어올라 인적이 드문 길을 달렸다. 주간고속도로와 값싼 호텔,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화려한 불빛을 뒤로한 채 말이다. 지금도 미국인들은 국토를 가로지르는 길을 따라 여행을 떠난다. 오버랜딩은 목적지만큼이나 과정도 중요하다. 적어도 내가 자란 곳에서는 그랬다.

 

내가 태어난 호주는 면적이 알래스카를 뺀 미국 본토와 비슷하지만 인구는 7% 수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동쪽과 남쪽 해안의 160km 이내에 살고 있다. 미국에서 내륙을 뜻하는 ‘하트랜드(Heartland)’를 호주에서는 아웃백이라고 한다. 하지만 호주의 아웃백에는 미국처럼 푸릇푸릇한 대초원이나 옥수수밭, 붉은 페인트로 칠한 헛간이 없다. 호주 내륙 대부분은 매우 건조하고 인구밀도가 낮다. 지도에서 호주 한가운데 있는 앨리스스프링스의 인구는 겨우 2만7000명이다. 재미있는 건 이곳이 사방 1600km 지역 내에서 사람이 사는 가장 넓은 지역이라는 거다.

 

 

1953년, 디나 쇼어라는 가수가 광고에서 쉐보레로 고속도로를 타고 미국을 둘러보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955년, 부모님은 1937년형 닷지 쿠페를 몰고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앨리스스프링스까지 남부 해안을 따라 달렸다. 그 여행의 총 주행거리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네브래스카 오마하까지 여행하는 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그 여행은 디나 쇼어의 노래를 들으며 달리는 여유로운 운전은 아니었다. 정비공이던 아버지는 떠나기 전부터 험난한 여행이 될 것을 짐작했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차를 벗겨내 다시 조립했다. 그에게는 2년 전 악어를 사냥하러 호주 최북단 다윈으로 가기 위해 1927년형 오픈톱 쉐보레로 비슷한 작업을 한 경험이 있었다. 아버지는 낡은 닷지 쿠페에 0.5인치 더 넓은 타이어를 신기고(뒷바퀴에는 러그 트레드 패턴의 타이어를 달았다), 지붕에 스포트라이트를 올렸다. 덜그럭거리는 시트를 떼고 72ℓ 연료탱크를 얹어 전체 연료탱크 용량을 129ℓ까지 늘렸다. 685km를 달려야 다음 주유소를 만날 수 있는 여정에서 이런 개조는 필수였다.

 

호주 면적은 알래스카를 뺀 미국 본토와 비슷하지만 사람이 사는 지역은 극히 적다. 고속도로에서 포장되지 않은 도로를 찾는 것도 전혀 어렵지 않다.

 

애들레이드에서 322km 떨어진 곳에서 포장도로가 끝났고 간간이 비가 내려 흙길은 온통 진창길이 됐다. 어머니가 일기에 적은 것처럼 부모님은 7시간 30분 동안 182km를 힘들게 운전해야 했다. 그들은 붉은 진흙 덩어리에 박혀 멈추기 전까지 발판까지 물이 차오른 닷지 운전대를 부여잡고 페달을 조작했다. “꼬박 두 시간 동안 차를 들어 올려 디퍼렌셜과 앞차축 아래에서 돌을 파고 걷어냈어. 우린 늙은 닷지를 빼내려고 노력했지만 차는 꿈쩍도 하지 않았지.” 결국 트럭기사 두 명이 진흙에 박힌 차를 끌어냈고, 부모님은 땅이 조금 마르기를 기다리며 하루 동안 숨어 있었다. 도로로 돌아온 그들은 북쪽으로 향하는 동료 여행객들을 만나 함께 이동했다. 누군가 멈추면 서로 도와줬다. 그 후 앨리스스프링스에 가까워지자 진흙이 부드러운 붉은 모래로 바뀌었다. 순간 아버지는 닷지의 직렬 6기통 엔진을 2단 기어에서 힘차게 회전시켰다. 그리고 가속도를 유지하며 선회하기 위해 드리프트를 했다.

 

그들이 애들레이드에서 앨리스스프링스까지 1642km를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8일이다. 호주의 남북 해안을 직접 연결하는 큰길이자 사실상 유일한 길을 달린 것이다. 1955년에 쭉 뻗은 스튜어트 고속도로를 달리는 일은 튼튼하고 오래된 닷지에게도 힘든 도전이었다. 닷지는 그 후에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우리 집 차는 그런 운명이었다. 1973년 가족 휴가 때 시리즈 II 랜드로버는 이틀 동안 124km를 횡단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아웃백을 통과하는 길은 여전히 적고 서로 떨어져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자동차 여행을 오버랜딩과 같은 의미로 생각한다. 호주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가 토요타 하이럭스와 포드 레인저 크루캡 4×4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부모님은 결국 닷지로 호주 대륙의 동쪽 절반인 2만4140km 일주하는 대장정에 성공했다. 오버랜딩? 그건 내 본성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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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Angus MacKenziePHOTO : Motor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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